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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파는 보수적 성관념을 부추길까?

우파는 여성과 성소수자를 단골소재 삼아 공격한다. 이는 우리의 성을 통제하길 원하는 자본주의 체제 때문이라고 토마시 텡글리-에번스는 주장한다.

우파는 우리의 성을 제약하고, 억누르고, 자제시키려 애쓴다.

대담해진 미국의 기독교 우파는 낙태권을 먹잇감 삼고 있다. 공화당 정치인 저스틴 험프리는 여성의 선택권에 대한 성차별적 경멸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최근, 여성은 [태아의] “집”일 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프랑스부터 폴란드까지 유럽 곳곳에서 동성결혼 같은 성소수자 권리를 공격하는 것은 우파를 표상하는 주요한 시금석이다.

5만여 명이 모인 2016년 퀴어퍼레이드 ⓒ이미진

어떤 사람들은 마거릿 앳우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최근 제작된 드라마 《시녀 이야기》가 다루는 디스토피아가 여성에 대한 오늘날의 편견과 참 닮았다고 지적한다. 이 작품은 여성이 모두 직장을 다니지 말고 집에 있으라고 강요당하는 기독교 우파 정권 하의 삶을 그린다.

이 작품 속에서 어떤 여성들에게 성행위는 순전히 생식을 위한 것이다. ‘시녀’라고 불리는 그들은 오로지 출산만을 위해 살도록 강요받는다.

[이런 소설의 소재가 되는] 우파들은 자신들의 세계관을 중시한다. 우파는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 사이에서만 이뤄져야 한다고 여긴다. 금욕을 가르치는 것이 최상의 성교육이다. 여성이 임신하더라도 신은 낙태는 결코 안 된다.

주류의 자유주의자들은 이런 생각에 반대하지만, 그들도 이런 편견이 어디서 비롯했는지를 이해하지는 못한다.

기독교 우파들과 꼭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차별적 관념들이 고대에 쓰여진 성서에서 직접 비롯했다고 여긴다.

그러나 여성의 권리를 제약하고 성 도덕을 강요하는 것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이다.

내재된

여성차별은 모든 사람들의 성을 억누르고 왜곡하는 자본주의의 불평등 안에 내재돼 있는 것이다.

성에 대한 종교적 관념들은 다른 모든 관념들과 마찬가지로, 물질적 조건들이 만든 산물이다. 종교적 관념들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류 역사 동안 사회 변화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았다.

가톨릭 교회의 독신주의는 성직자들이 결혼을 하거나 성적 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금지한다.

종교 지도자들은 전임 교황이 이 원리가 마태복음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말한 것을 따라 이 원칙을 유서 깊은 성스러운 규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초기 그리스도교 신념은 성직자들의 성행위를 허락했다. 영지주의라고 알려진 교파는 신자들이 자유롭게 애정 관계를 맺는 것을 허용했다.

로마 제국 내 피억압자들의 신앙이었던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의 공식 종교로 발전하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지난해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건너편에서 열린 우익들의 집회. 이들의 소란은 시끄러웠지만,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을 위축시킬 순 없었다.

이런 규범들은 계급 사회와 지배계급의 필요에 큰 영향을 받았다.

이런 규범들의 근저에는, 성행위는 즐거움이나 친교가 아니라 생식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놓여 있었다.

물론 인류 역사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성행위를 했지만, 무엇이 공식으로 허용되느냐는 거듭 바뀌었다.

인간은 “발정기”의 제약을 받지 않으므로, 생식이 아닌 즐거움을 위한 성행위를 할 능력을 발전시켰다.

계급 사회 — 다수가 상층의 소수를 위해 생산하는 사회 — 가 등장하기 전에는 사람들의 삶이 정해진 노동 시간에 기반해 있지 않았다. 자유 시간이 더 많았으므로 사람들이 훨씬 폭넓은 관계들을 맺을 수 있었다.

계급

그러나 계급 사회가 등장하자 여성 차별과 성을 왜곡·억제하는 일이 생겨났다.

이는 생산이 조직되는 방식에 결정적 영향을 받았고, 가족은 성을 규제하는 사회적 핵심 기관이 됐다.

고대 로마 사회에서 생산의 기반은 노예 경제였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단위는 덜 중요했다.

그러나 중세 시대 “봉건제” 생산은 가족을 기반으로 했고, 그래서 성행위는 생식을 위한 것이라는 관념이 중요해졌다.

지배계급에게 성행위 규제는 누가 적자(嫡子)이고 누가 재산과 토지를 상속받을 수 있는지를 정해야 한다는 면에서도 중요했다.

그리스도교는 지배계급의 성 도덕 관념을 사람들에게 강제하는 데 사용됐다. 교회는 결혼에서, 더 일반적으로 사회 전체에서 더 큰 구실을 담당하게 됐다.

지배계급의 필요와 잘 어울리는 관념들은 상층부에서부터 사회 전반으로 흘러 내려갔다.

혼외 성관계는 당연히 죄악이었고 결혼한 부부가 따라야 할 규범도 발전했다.

그 규범은 어느 날에 성행위를 할 수 있는지, 어떤 체위가 허용되는지까지 규정했다.

그래서 구강 성교, 입식 성교, 여성 상위 체위가 모두 금지됐다. 종교적 기념일에 하는 성행위는 두말할 것도 없이 금지됐다.

이런 행위들은 임신할 가능성이 적거나 아예 없다고 교회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행태는 오늘날에는 일부 미국 기독교 우파가 자위에 대해 더 괴상한 헛소리를 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자본주의는 봉건제의 제도들을 쓸어 버렸다. 이윤을 창출하는 데 방해됐기 때문이다.

봉건제와 달리, 자본주의는 가족 단위가 아닌 대규모 공장 생산을 기반으로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옛 질서를 정당화하는 데 쓰인 많은 종교적 관념들이 도전받았다.

각색한

그러나 자본주의는 그 종교적 관념의 일부를 자신의 필요에 맞게 각색하고 재창조했다.

자본주의의 등장과 함께 생긴 규범들은 [재산이 있고 사회의 주요 세력으로 부상하던] 중간계급의 성 도덕을 규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많은 남성, 여성, 아동이 공장에서 일해야 했기 때문에, 노동계급 가족은 해체되기 시작했다.

자본가들은 계속해서 새 세대 노동자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는 위로부터의 강제로만 시행된 간단한 과정이 결코 아니었다.

많은 노동계급 사람들도 고되고 지겨운 공장 노동으로부터 벗어날 안식처를 원했기 때문이다.

가족과 일부일처제가 안도감과 안정감을 준다는 인식이 지금도 존재한다.

새로운 “핵가족”은 직장과 가정이 분리된 자본가 가족을 본떠 만들어졌다.

부르주아 언론은 [남녀가 뒤섞여 일하는] 공장과 광산을 악의 소굴이라며 맹비난했고 여성들이 그곳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이 도입됐다.

아동을 돌보는 것은 여성의 책임으로 가정에 떠맡겨졌다.

이는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부정하면서 성행위는 즐거움이 아니라 생식을 위한 것이라는 관념을 다시 강화했다.

낙태가 금지됐다. “동성애”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됐고 동성애를 금지하는 법이 도입됐다. 동성 간 관계가 핵가족 관념과 생식을 위한 성행위라는 관념을 위협하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옛 가톨릭 교리를 이어받은 개신교의 교리가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흔하게 사용됐다.

결혼

결혼과 가족은 커다란 변화를 겪어 왔지만, 회복력도 여전하다.

정착해서 “가정을 꾸리”는 방식으로서 결혼은 여전히 궁극적 목표이자 행복으로 가는 길로 여겨진다.

이는 또한 사회적으로 더 광범하게 퍼져 있는 성에 대한 관념을 제시한다.

1983년 영국 런던의 자긍심 행진

1960년대의 여성 운동과 성소수자 권리 운동은 지배계급에게 양보를 강제했다. 자본은 여전히 핵가족이 필요했지만, 그런 변화들에 반응하고 적응해야 했다.

1960년대의 대중 운동이 퇴조하자, 우파들이 때때로 그때의 성과들을 공격했다.

1988년 영국 보수당 정부는 지방정부법 28조를 도입했다. 이는 학교에서 동성애를 “부추기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었다. 광범한 반대로 이 조항은 폐지됐다.

그런데 2013년에는 같은 보수당의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가족 가치”를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이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우리가 성취한 성 해방적 성과들을 재포장하는지도 보여 준다. 포르노와 스트립 클럽이 여성의 성적 표현의 표상인 양 광고된다.

그러나 포르노든 스트립 클럽이든 모두 성행위는 여성에게 행해지는 것이지, 여성이 주체가 되거나 즐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축한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사고파는 상품으로 만들려 애쓴다. 우리의 성도 예외가 아니다.

인간 관계에서 타인은 동등한 인간이기보다는 누군가의 욕구 대상으로 여겨진다.

우파는 동등한 주체 사이의 즐거움, 친교, 재미를 위한 성행위라는 개념을 싫어한다.

그리고 비록 자본주의가 항상 그런 혐오감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런 생각을 둘러싸고 대중적 기반이 형성된다.

트럼프가 언제나 낙태권 제약을 외친 것은 아닐지라도, 그는 우파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이 쟁점을 이용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더 만족스러운 성적 관계들을 맺길 바란다. 계급 사회를 뿌리 뽑아야만 더 진실되고 지속적인 성적 해방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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