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으로 개막한 맑시즘2017 :
젊은 청년들이 여성 해방과 새로운 대안을 토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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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7년째 열리는 국내 최대 마르크스주의 포럼 ‘맑시즘2017’이 성공적으로 개막했다. 개막 첫날인 7월 20일 2백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특징적인 점은 참가자들이 젊다는 것이다. 대학생·청년들이 많았고, 특히 여성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여성 차별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관련 토론에서도 활력을 보여 줬다. 해외 연사인 “실라 맥그리거의 강연을 꼭 들어보고 싶다”고 밝힌 이들도 여럿이었다.
올해 맑시즘은 1백90여 개 노동·사회·학생 단체들이 후원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와 문과대, 정경대, 자유전공학부 학생회가 장소 마련에 도움을 줬고, 예년보다 많은 17곳의 학내 단체들이 후원의 뜻을 밝혔다. 특히, 현재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고려대분회와 고려대병원분회가 뜨거운 지지를 보내 줬다.
이날 여성 차별, 마르크스주의 기본 사상, 운동의 역사와 전략·전술, 과학과 경제 분야 등 15개 워크숍이 열렸다. 단연 주목을 끈 것은 개막 워크숍 ‘마르크스주의와 오늘날의 여성 차별’이었다.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의 오랜 활동가이자, 《인터내셔널 소셜리즘》 편집위원인 실라 맥그리거는 명쾌하고 쉬운 발제로 오늘날 여성 차별의 현실과 원인을 설명했다. 또, 사회주의 혁명이 현실 가능하고, 그것이 어떻게 여성 차별 등 온갖 차별들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인지를 주장했다.
“오늘날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정치적 양극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분노가 급격히 분출할 가능성이 있고, 거리와 일터에서 분노가 표출할 수 있다.
“그것이 언제 발발할지 예측할 수 없지만, 혁명가들은 지금 현재 진행중인 투쟁에 개입해야 하고, 지금 이 순간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혁명가들은 자본주의가 낳는 수많은 문제에 맞서 사람들과 함께 투쟁해야 한다.
“최근 영국의 [서민 아파트] 그렌펠타워에 화재가 났을 때, 가난한 사람들은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이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 살면서 끔찍한 죽음을 당해야 하는지 분노했다.
“어느날 갑자기 몇 천 명, 몇 백만 명이 거리로 나오게 하는 거대한 분노를 일으키는 쟁점이 터질 수 있다. 이런 투쟁들이 벌어지면 그것이 다른 투쟁을 고무하는 것을 통해서 예전에는 상상치 못했던 노동계급 투쟁의 가능성을 열어젖힌다.
“그래서 레닌과 트로츠키 같은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확고한 원칙에 입각해서 사람들과 함께 부단히 모든 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자본주의가 사람들을 온갖 방식으로 갈라 놓는데, 함께 싸우는 과정을 통해서 그런 분열이 극복되는 것이다. 남녀,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종교인과 비종교인 너나 할 것 없이 공통의 적인 자본가 계급에 맞서 싸우면 우리가 사실은 다르지 않고 하나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고 그렇게 하나로 행동할 때 그들이 사회를 변혁할 수 있는 잠재력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맑시즘2017 참가자들은 토론이 유익했다고 평했다.
“실라 맥그리거의 강연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여성 차별이 변화해 왔다는 주장에 공감이 갔다. 혁명에 현실성이 있는지에 대해 궁금증도 생겼다.”(대학생 김민주)
“평상시에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기사나 책으로 볼 때는 어떤 게 진실인지 헷갈리곤 했다. 맑시즘에서 진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낙태 관련 워크숍에서는 평소 생각해 보지 못한 내용들을 알게 돼 좋았다.”(한 청년 참가자)
“마르크스주의 이론이 어떤 식으로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지,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 참가했다.” (대학생 박지우)
“젊은 청년들이 개방적으로 토론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시각을 접해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주말에는 KT민주동지회 회원들이 함께 참가하는데, 우리 사업장에만 갇히지 않고 노동운동 전반에 관해 집중적으로 토론도 해 보고 싶다.”(KT 노동자 이원준)
맑시즘2017은 7월 23일(일)까지 고려대학교에서 열린다. 앞으로 사흘간 47개 워크숍이 남아 있다. 북까페에서는 신간 6권을 포함해 마르크스주의·사회과학 서적들도 만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