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
여성 수만 명이 문재인 정부에 계속 항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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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6일(토) 혜화역 부근에서 5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가 열렸다. 태풍으로 주최 측이 준비한 지방 버스 대절까지 취소하고 당일 아침까지 비바람이 불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여성 수만 명이 혜화역에 모였다!
네 차례에 걸쳐 연인원 18만여 명이 모였던 불법촬영(‘몰카’) 규탄 시위 이후 문재인 정부는 여러 대책들을 내놓았다. 9월 27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 대상 폭력 문제를 최우선으로 놓겠다고 밝혔고, 경찰청장 민갑룡은 ‘웹하드 카르텔’ 수사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성차별 해소를 위해 적극 나서지 않았던 문재인 정부의 행보로 봤을 때 이런 대책들이 얼마나 실행될지 알 수 없다.
이 날 거리에 나온 여성 수만 명은 문재인 정부와 국가 기관들을 믿을 수 없다며 즉각적인 대책 시행을 요구했다.
10월 4일, 연예인 구 씨가 전 남자친구 최 씨에게 성관계 동영상 공개 협박을 당했다며 고소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그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최 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리벤지포르노 범들 강력징역 해주세요’ 하고 청원한 글이 올라와 하루도 채 안 돼 13만 명이 동참했다.
집회 사회자는 이 사건을 규탄했고 집회 대열에도 그를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온 여성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10대, 20대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은 집회 내내 불법촬영 등 여성 차별과 천대에 분노를 드러내며 3시간 넘도록 지치지 않고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불렀다.
주최 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과 대화, 소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시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소통을 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명서는 “행정부의 수장이 그릇된 시각으로 여성들의 목소리를 폄훼하니 정부 각료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여성 의제에 대해 그릇된 판단을 반복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주최 측이 마련한 구호문을 연단에 오른 선창자들과 참가자들이 번갈아가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 중에는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3차 시위에 참석한 뒤 경질된 것에 항의하는 구호도 들어 있었다. 주최 측의 보도 자료는 “유일하게 불편한 용기 시위에 대해 입장을 밝힌 정치인을 경질하는 게 말이 되냐”며 안타까워했다.
집회 내내 문재인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졌다. “아가리페미 남대통령 때려쳐라”, “남통령은 수보회의[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과하라”
주최 측은 또한 9월 27일 경찰청장 민갑룡의 답변을 “실효성 없는 단순 보여주기식 대응”으로 일축했다. 민갑룡의 답변 뒤에도 일베 등에 불법촬영물이 올랐음을 보여 주는 화면 캡처 자료들이 보도 자료에 실렸다. 집회 사회자는 경찰청장이 (8월의) “20만 명 청원에 그제서야 답변했다”며 비웃었고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의 안일함을 질타했다.
이번 집회에서는 사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최근 4년간 발생한 불법촬영 범죄의 피의자 중 97%가 남성이고 그중 15%는 면식범”인데도 사법부가 “훈방, 집유, 무죄 등의 법리 오남용을 일삼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리고 성차별 판결을 일삼은 판사들 이름을 거명하며 “남성우대 편파판결 지옥으로”를 외치기도 했다.
주최 측은 또한 “월급 받고 일 안 하는” 국회를 성토했다. 성범죄 처벌 법 개정안을 비롯한 여성 인권 관련 법안 130여 개가 국회에 계류 중이고 하나도 통과되지 않았다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집회 도중 “불법촬영을 비롯한 여성혐오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법조항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의원들에게 대거 문자를 보내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노래 가사를 바꿔 부르며 “억압과 차별 속에 분노한 여성들 피해자로서 남지 않고 다시 돌아와 한 뜻으로 모두 모여 혁명을 이룬다”고 외쳤다.
주최 측은 일부 언론들이 이 항의 시위가 “성대결을 부추긴다”고 비난한 것에 대해 “여성들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절규를 왜곡하지 말라”고 규탄했다. 그리고는 여성 연예인과 일반인 여성들의 몸매 품평과 ‘몰카’가 아직도 버젓이 올라와 있는 온라인 카페 캡쳐 화면을 공개했다. 무대 화면에 이것이 나오는 동안 대열 곳곳에서 분노와 야유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집회는 성명서를 낭독하며 마무리됐다. ‘불편한 용기’ 측은 성명에서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모두 제대로 되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과, 국회에 계류된 130여 개의 법안 통과 등을 요구했다.
주최 측은 “이번이 마지막 시위길 바라”지만 편파판결, 불법촬영이 사라질 때까지 이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주최 측이 참가 인원을 발표할 때 참가자들은 “붉은 파도”를 이룬 서로를 보며 환호성을 지르며 집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