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청소노동자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민들레분회)이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10월 23~26일 파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이 기간에 국회 국정감사와 병원 인증평가를 받는다.
서울대병원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노동자들의 경우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버티고 있다. 정규직 전환 예외 대상을 광범하게 인정한 문재인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병원 측은 승강기, 전화설비 등 시설 유지 업무와 의료정보시스템·영상정보시스템 운영 및 유지보수 업무의 노동자들을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려 한다. 그런데 이 노동자들이 하는 일은 다른 병원 노동자들이 하는 일과 마찬가지로 병원에 꼭 필요한 일들이다. 안전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병원에서 이처럼 중요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을 파견·용역직으로 고용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병원 노동자들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법적으로 파견·용역 노동자에게는 병원 측이 업무 지시를 할 수 없다.)
서울대병원은 직원식당, 장례식장 식당, 린넨 업무(세탁물 관리)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려 한다.
심지어 병원 측은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하기 어려운 청소노동자들도 자회사나 별도직군을 만들어 무늬만 정규직화 하는 꼼수를 쓰려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병원 측은 최근 보건의료노조가 정부와 합의한 ‘공공병원 표준임금체계 가이드라인’을 거론하며 압력을 넣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에게 별도 임금체계를 적용해 저임금을 고착화하는 방안이다. 그 악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는만큼 민주노총과 산별연맹 지도자들이 계속 이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서울대병원 분회(정규직 노조)는 10월 18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일정을 11월 9일로 앞당기기로 결의했다. 병원장 서창석은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노동시간 단축에 따라 인력을 늘리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실제로는 뽑아놓은 인력조차 투입하지 않고 대기상태로 묶어두고 있어 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만과 분노도 매우 크다.
서울대병원 원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