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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일회용 생리대 유해성 확인하고도 무대책

일회용 생리대가 여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월 19일 환경부가 공개한 연구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생리주기 변화, 생리통 증가, 생리혈색 변화, 가려움증” 등의 일회용 생리대 피해가 확인됐다. 이 연구를 실시한 ‘생리대 민·관 공동 협의회’는 대규모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독성 생리대 파동이 발생한 지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정부가 생리대 유해성을 확인하고, 역학조사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게다가 환경부는 연구가 끝난 올해 8월에 즉각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무려 네 달이나 지난 12월 19일에야, 그것도 보도자료조차 없이 홈페이지 한 구석에 보고서만 올린 사실이 들통났다.

환경부가 발표를 미루는 사이, 식약처는 지난주에 또다시 일회용 생리대가 “위해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결국 식약처가 생리대 기업들에게 면죄부 주는 발표를 선수친 셈이다.

꼼수 사기극

뻔뻔하게도 식약처는 생리대 안전 검증 자료에 일회용 생리대 제조업체 5개사로 구성된 정례협의체의 자체 조사결과를 포함했다. 식약처가 생리대 제조사들의 ‘셀프 조사’를 공인해 준 셈이다.

현재 식약처가 안전 대책이랍시고 실시 중인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화 정책’은 일회용 생리대 제조사들의 자율 개선 방안이다. 이 ‘대책’을 살펴보면 코웃음이 절로 나온다. 휘발성 유기화합물 증발을 위한 “환기시설 보완”등 허술한 조처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생리대 제조사들의 ‘셀프 모니터링’에 계속 맡기겠다고 한다. 사실상 기업의 이윤 보호를 위해 여성들의 건강과 구체적 피해 호소를 무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기업 규제책 필요

환경부는 생리대 유해성이 확인됐다면서도 역학조사의 필요성을 얘기하는 데 그칠 뿐, 생리대 기업 규제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환경부 연구 결과가 이미 지난 8월에 나왔음에도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 환경부 조사 결과와 상이한 식약처의 엉터리 발표 결과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환경 엔지오인 ‘환경정의’ 대표를 역임(2011년 10월 ~ 2017년 12월)했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기구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그래서 일각에선 조명래 장관에 대한 기대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환경부의 연구 결과 늑장 공개와 실질적 대책 부재 등 무책임한 태도는 문재인 정부(와 그 산하 부처들)과는 독립적인 생리대 운동이 필요함을 보여 준다.

제대로 된 심층 역학조사는 필요하지만, 현재 시판 중인 일회용 생리대 피해를 막기 위한 안전 조처가 시급히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시판 중인 일회용 독성 생리대를 수거하고, 안전성이 검증된 생리대만 판매할 수 있도록 기업들을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

독성 생리대 생산을 막기 위해 제조상의 안전 기준을 높게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는 사업주는 처벌해야 한다.

재료의 질을 높인다면서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리지 않도록 하는 규제도 필요하다. 생리대는 생활필수품이므로 적어도 저소득층에게는 안전한 생리대를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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