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부가 퇴진 거부하자 항쟁이 커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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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의 변화를 위한 투쟁이 더 강력해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대중이 비민주적 엘리트들에게서 주도권을 뺏으려 애쓰고 있다.
파업과 거리 시위의 압력 때문에 4월 11일 독재자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가 퇴진한 후, 군부가 주도하는 과도군사위원회가 수단을 통치하고 있다. 과도군사위원회는 자신들이 향후 2년 동안 수단을 통치할 것이며, 그때까지 민간 정부가 들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중 시위로 알바시르를 몰아낸 수단인들은 항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운동이 더 전진했다.
4월 18일 수많은 대중이 수도 하르툼에 있는 국방부 청사 앞에 모여 군부 통치 종식을 요구했다. 수십만 명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알바시르 퇴진 이후 가장 많은 인파였다.
시위대는 이런 구호를 외쳤다. “자유와 혁명은 민중의 선택이다.”, “민간 통치, 민간 통치”. 보안경찰의 노골적인 가혹 행위를 기록한 영상이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됐다.
시위대는 국방부 청사 포위 [광장] 점거에 동참했다. 알바시르 퇴진에 결정적 구실을 한 이 점거는 4월 6일에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점거는 수많은 자원 활동가들이 팀을 이뤄 “시위 조직, 요리, 경비, 청소, 격려, 노래 등 모든 지원” 활동에서 높은 수준의 자기 조직화를 구현하고 있다.
영국 식민지
광장에서는 영국 식민 점령에 맞서 분출한 1881년 항쟁 때부터 지금까지 정의를 위해 투쟁했던 모든 사람들을 기리는 대규모 예술 프로젝트도 벌어지고 있다.
여성들은 운동에서 여성들이 더 많이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라디오 방송 ‘라디오 다방가’와의 인터뷰에서 수단언론인네트워크(SJN) 소속 기자 말라즈 에삼은, 항쟁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성들이 가장 주도적으로 시위에 참가하고 있지만 운동 측 협상 대표단에서 여성의 비중이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시위 참가자 중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지금, 과도군사위원회와 협상하는 대표단에 남성은 9명인데 여성은 1명인 상황은 말이 안 돼요.”
운동은 수도 하르툼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항쟁을 이어 가는 모범 사례들이 수단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4월 16일 포트수단·엘오베이드·카두퀼리·알카다리프·무크야르 주둔 군부대 앞에서 시위대가 연좌[점거]를 시작했다.
시위
수단 동부의 신자·센나르·포트수단, 수단 남부 쿠르두판주(州)의 엘압바시아·알타타르·카두퀼리, 다르푸르 중부에서도 군부 반대 시위가 사흘 연속으로 벌어졌다.
다르푸르에서 여러 해 동안 “난민수용소”에서 극심한 빈곤을 겪으며 살아 온 사람들이 거의 매일 시위에 나서고 있다. 시위 참가자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마침내 희망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노동자들도 운동을 벌이고 있다.
4월 17일 하르툼에서 언론인·의사·보건노동자들이 대규모 “수단 혁명 지지” 시위를 벌였다.
그 전날인 4월 16일 하르툼대학교 교직원과 졸업생 수백 명이 항쟁의 요구를 지지하며 대학 캠퍼스에서 [국방부 청사 앞 광장] 점거 현장까지 행진했다.
하르툼대학교 강사 대표 맘두흐 엘자줄리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시위대에 우리 목소리를 전달하고, 하르툼대학교 교직원과 졸업생 모두 시위대 요구가 성취될 때까지 연대하겠다는 결의를 밝히려 이 자리에 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재산을 약탈한 전(前) 정권 인사들 중 단 한 명도 체포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자들이 감옥에 갇히지도 않았고, 30년 넘게 수단인들을 괴롭힌 공안기구가 해체되지도 않았습니다.”
군부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려고 투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향후 과제에 대한 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연대체 ‘자유와 변화를 위한 선언 세력’(FDFC)이 중요한데, 노동조합연맹인 수단직능인협회(SPA)가 FDFC를 주도하고 있다. SPA는 교사·약사·의사·언론인·제조업 노동자 등이 속한 단체로, 최근 파업·시위 조직에 큰 구실을 했다.
4월 17일 FDFC는 옳게 지적했다. “우리 민중은 파업과 시위를 이어 가고 있고, 혁명의 목적을 완수할 힘이 있다.”
FDFC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 내각, 가장 중요하게도 입법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운영할] 권한을 민간 임시정부로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FDFC는 위원회 성원 중 최소 40퍼센트는 여성이어야 하며 “수단 사회의 인종·종교·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시정부를 어떻게 선출할 것인가? FDFC 성명서는 이렇게 주장한다. “민간 임시정부 기구를 구성할 사람들을 며칠 안에 발표할 것이다. 그 사람들은 수단 혁명 세력 모두를 대표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균형 있고 광범한 협의 과정을 거쳐 선정할 것이다.”
이는 상층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지, 거리 시위와 파업에 참가한 대중의 통제를 받겠다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혁명을 일구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생겨난 조직, 선출 기구, 책임성, 통제력이 있어야 군부에 맞선 운동이 가장 강력해질 수 있다.
그리고 본질적인 경제적 변화도 필요할 것이다. 하르툼에서 활동하는 연구원 오사마 아부자이드는 이렇게 썼다. “알바시르 정권 하에서는 여당 국민의회당이 주요 경제 기구들과 상업 활동을 독점하고 통제해 왔다.”
노동자·빈민이 그런 권력을 가져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