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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독재자 퇴진 이후:
광장 점거가 계속되다

하르툼 항쟁은 계속된다 함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출처 ikushkush(트위터)

수단 항쟁이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면서 이어지는 지금, 지배자들은 상황 통제력을 회복하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다.

수단 항쟁은 항의·저항·협력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 주고 있다. [독재자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를 퇴진시킨] 국방부 청사 포위 [광장]점거 운동의 목격자는 이렇게 썼다. “현재 청년 혁명가들이 완전히 장악한 수도 하르툼 도심으로 걸어 들어가면, 차이를 알 수 있다.

“[도심] 밖에는 쓰레기로 가득 찬 비닐 봉지가 도로 곳곳에 널려 있다. 안에는 쓰레기가 깨끗이 청소돼 있다. 쓰레기 봉투는 전략적으로 배치돼 있고, 그 주변에 장발에 스키니진을 입은 젊은 남성들이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청소를] 도와 달라고 호소한다.

“사람들은 기도할 장소를 마련해서 방해받지 않고 기도할 수 있도록 한다.

“자원 활동가들은 몇 미터마다 검문소를 설치하고 무기가 반입되지 않도록 확인한다. 여성이 여성을, 남성이 남성을 검색한다.

“자원 활동을 하는 청년 약사들이 약국을 운영하며 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약을 나눠 준다. 기업과 개인이 제공한 약품을 무료로 나눠 주는 것이다.

“헌혈차가 두 대 있어서 시위 도중 다친 사람들이 수혈받을 수 있도록 한다.

“현금 모금을 받아 그 돈을 가방에 담아 도로변에 두면, 집에 갈 차비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 그 가방에서 차비를 꺼내 간다.

“주야 교대제가 조직돼 있다. 주간조가 밤에 귀가하면 야간조가 그 자리를 지킨다.

“손님을 환대하는 수단의 전통이 유지된다. [광장을] 방문하는 사람은 반드시 차나 물을 마셔야 한다.

“기부 물품 차량이 아니면 진입할 수 없다. 예외는 없다. 외교관이라도 마찬가지다. 수단 주재 미국 대리대사의 차량도 입구에서 저지당했다.

“이 새로운 사회는 거리의 아이들도 먹이고 돌보고 거둬들인다.

봉쇄

“안전? 다 조처해 뒀다. 점거를 강제 해산시키려는 침탈 시도가 몇 차례 있은 후에는, 임시로 벽돌과 가시 철선을 이용해 도로를 봉쇄해 야간 침탈을 모두 막고 있다.

“축구를 못 보지 않냐고? 운동 지지자들이 대형 스크린을 보내 와서, 지난번에 있었던 바르셀로나 경기를 봤다.

“아이들에게 깃발과 비스킷을 나눠 줬고, 아이들을 [성인의] 어깨 위에 앉혀서 인파 너머로 [축구를] 볼 수 있게 했다. 생일잔치, 결혼식 … 무엇이든 거리에서 치르고 있다.

“무슬림들이 기도할 때면 땡볕을 가리기 위해 콥트교 수단인들이 무슬림들의 머리 위로 장막을 쳐 준다.

“‘지도자’도 뭣도 없지만, 이 수단의 젊은이들은 이 광장 점거를, 수도 안의 작은 ‘국가’를 사실상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정말이지 예의 바르고, 내분·자만심·도발 무엇도 하지 않는다.

“대신 유머·협력·단결·연대가 광장의 풍경이다.”

지난 몇 달 동안 대중 시위와 몇몇 파업이 벌어진 끝에, 4월 11일 수단 군부는 독재자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를 퇴진시켰다.

군부는 30년 동안 수단을 통치한 알바시르를 지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알바시르 퇴진의 기쁨이 거리를 휩쓸기 무섭게 “과도군사위원회”가 새로 들어섰다. 과도군사위원회 의장을 자임한 부통령 아흐메드 아와드 이븐아우프는 과도군사위원회가 앞으로 2년 동안 수단을 통치할 것이라 선언했다. 과도군사위원회는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연장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2019년 2월 알바시르는 대중 항쟁을 진압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거리 시위가 계속돼 훨씬 더 철저한 변화를 요구했고, 민주적 민간 정부에 권력을 즉각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시위대는 옳게도 “알바시르 없는 알바시르 체제”는 “혁명을 도둑맞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븐아우프는 대중의 증오를 한몸에 사고 있다. 이븐아우프야말로 알바시르가 후계자로 키운 자이기 때문이다.

성장하는 항의 운동의 유령이 전 정권에 연루된 인사들 모두를 겨냥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강제했다.

통금

이븐아우프는 고작 이틀 만에 사임했다. 이븐아우프의 후임으로 과도군사위원회 의장이 된 중장 압델 파타 압델 라흐만 부르한은 통금을 폐지했다.(이미 많은 사람들이 통금을 무시하고 있었다.) 압델 라흐만은 “[알바시르] 정권의 뿌리를 뽑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그러려면 그 자신을 제거해야 할 것이다. 압델 라흐만은 알바시르 정권의 핵심부와 깊이 연루된 자다.

4월 13일 수단 군부는 중장 무함마드 함단 다갈로를 과도군사위원회 부의장으로 지명했다.

“헤메티”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다갈로는 준군사조직인 수단 신속지원군을 이끄는 자다. 신속지원군은 알바시르 정부가 후원한 무장세력 잔자위드에 뿌리를 둔 조직이다.

잔자위드는 2000년대 초에 수단 서부 다르푸르에서 잔혹한 [인종] 학살을 여러 건 자행했다.

지배층이 어떤 술수를 부리든, 시위와 파업이 계속되고 성장할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민간 정부에 권력 이양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끌어 온 [노동조합 8곳의 연합체] 수단직능인협회(SPA)는 4월 20일에도 시위를 벌이자고 호소했다.

SPA는 성명을 발표해 이렇게 말했다. “오늘 우리는 혁명을 승리로 마무리하기 위해 행진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는 혁명이 계속돼야 한다고, 수단 민중의 요구인 민간 정부로의 권력 이양을 쟁취할 때까지 후퇴하지도 일탈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SPA는 구체적이고 중요한 요구들을 제시해 왔다. SPA는 민간 [정부] 통치를 핵심 요구로 하면서도 “수단 민중에 대해 범죄를 저지른 모두를 공정한 재판에 넘기고, [알바시르] 정부의 무장 세력을 해체하고, [알바시르] 정권의 기구와 조직을 모두 해체하고, 학살과 금융 부패에 연루된 지도층 인사 모두를 즉시 체포·구금하고, 군부와 정권에 의해 수감된 정치수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요구를 쟁취하려면 권력을 자임한 사기꾼들에 맞서 혁명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대화와 타협이 아니라 대중 파업을 포함한 전면적 투쟁이 필요할 것이다.

SPA는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혁명의 요구를 후퇴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금 천명한다. 수도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행진은 흩어지지 않을 것이며, 우리 요구가 온전히 충족될 때까지 시민 불복종을 이어갈 것이다.”

이미 수단 항쟁은 억압적 정권에 맞서 싸우는 다른 나라 민중에게도 희망을 퍼뜨리고 있다. 알제리 대중 시위와 수단 항쟁은 저항과 변화 물결이 북아프리카에 몰아치게 하는 데서 일조할 수 있다.

2011년 아랍 혁명 때와는 달리 이번 수단과 알제리의 운동은 지배계급과 그 아첨꾼들 일체에 맞서 [투쟁을]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파업과 시위를 이어가는 알제리 항쟁

정권이 운동을 약화시키려는 데 맞서 알제리인들이 파업과 시위를 이어갔다.

임시 대통령 압델 카데르 벤살라는 7월 4일 대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4월 12일에도 수십만 명이 더 많은 변화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시위 참가자 야신은 〈알자지라〉에 이렇게 말했다. “대규모로 나올 것입니다. 저들은 무엇이 다가올지 모를 겁니다.

“무엇도 우리를 막을 수 없을 겁니다.”

경찰이 4월 12일 시위를 공격했다. 항쟁이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경찰은 108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행진

4월 14일 영국 런던 트라팔가광장에 2000여 명이 모여 알제리 대사관까지 행진했다.

시위 조직자 중 한 명인 라비에는 이렇게 말했다. “알제리에서 8주 연속으로 100퍼센트 평화적인 시위가 있었는데, 이제는 경찰이 두 시간 동안 시위대에 최루가스를 뿌렸습니다.

“군부가 민주적으로 정권을 이양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많은 [알제리] 사람들이 반대합니다.

“프랑스 식민 점령에서 독립한 이후 대통령은 모두 군부 출신이었습니다. 한 명의 예외도 없었습니다.

“벤살라도 그 패거리의 일부입니다.”

런던 시위 참가자 칼피는 이렇게 말했다. “1962년에 알제리는 프랑스 식민 점령에서 해방됐지만, 알제리인들은 해방되지 못했다.

“혁명으로 이런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이제 알제리 전체가 단결해 있다. 아랍인과 베르베르인이 함께 싸운다.”

출처: 영국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2650호

4월 12일 경찰 탄압에도 시위를 이어간 알제리인들 ⓒ출처 OrlaGuerin(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