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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난민 초청 강연회:
난민 연대 필요성을 깊이 공감한 시간

난민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강의실을 가득 채운 학생들 ⓒ김무석

건국대학교에서 세계 난민의 날을 기념해 난민 초청 강연회 “난민에게 듣는 난민의 현실 – 우리는 왜 난민을 환영해야 할까?”가 열렸다. 이집트 청년 난민 두 명과 난민 연대 단체인 ‘난민과 손잡고’ 김어진 대표가 연설했다. 강연회에는 40명이 참가해 매우 집중해서 강연을 들었다.

이번 강연은 건국대 문과대 인권국 ‘시야’, 동아리 ‘자본주의에 도전하는 레디액션’, 장애인권동아리 가날지기, 성소수자동아리 Cue The Felix, 노동자연대 건국대 모임이 공동주최했다. 차별에 맞서 연대한다는 관점에서 다양한 동아리들이 공동주최해 더욱 의미가 깊었다. 성소수자동아리 Cue The Felix 회장은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행진에 난민들과 함께 참가한 적이 있다. 난민들과 연대하는 행사를 공동주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정지인 문과대 인권국장은 참가자들에게 인사한 뒤 강연을 홍보해 준 단체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건국대 총학생회 인권위원회, 문과대운영위원회, 철학과 학생회, 꿈꾸는 고래 건국대지부, 건국대학교 인권센터가 이 강연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을 줬다.

대학생 또래인 이집트 난민들은 군부 독재를 피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다. 대학에서 IT를 전공한 이집트 청년은 독재 정권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아 감옥에 세 번이나 가야 했다. 다른 난민은 대학에서 고전 아랍어를 전공하고 혁명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의 죽음을 목격하다가 이집트를 떠나 한국에 오게 됐다. 이들의 삶의 경로 자체가 이집트의 엄혹한 현실을 증언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들의 역경은 이집트를 떠나고도 계속됐다. 정착할 곳을 찾기 어려웠고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갈 때마다 출입국이 심사하고 박해했다. 난민 신청 자체를 경계하기도 했다. 한국도 그런 나라 중 하나였다.

“Refugees welcome here!” 강연이 끝나고 손하트로 난민들에게 연대를 표하며 찍은 단체 사진 ⓒ김무석

가짜 난민은 없다

한국에서 난민 신청자들은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정기적으로 들려 체류기간을 갱신해야 한다. 이 날 학교를 찾은 난민 중 한 명은 3개월마다 다시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고 했다. 불안정한 지위 때문에 안정적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에 도착한 뒤에 잘 곳을 구하기 어려웠고, 몇 개월간 도움을 받아 잠시 쉴 곳을 구하더라도 이내 다른 곳을 알아봐야만 했다고 한다. 이슬람 사원 앞에서 노숙한 적도 있다. 고향을 떠나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먼 이국 땅에 와서 어떻게든 삶을 도모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난민이 아니면 무엇인가? 한국 정부는 당장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

한국에서 특정지역 부동산에 5억 원 이상 투자한 외국인은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돈이 많은 자본가들은 환영받는 반면, 노동계급과 가난한 사람들은 배척과 혐오의 대상이 된다. 난민이 된 이집트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종차별이 계급적 지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에서 착취받는 노동자들, 그리고 미래에 노동자가 될 많은 학생들에게 난민은 함께 단결하고 연대해야 할 노동계급의 일부이다. 노동계급은 단결하기 위해 차별과 혐오에 반대해야 한다.

참가자들은 “이집트에서 한국으로 오는 과정은 어땠는지?”, “출입국 심사를 받을 때 통역이 제대로 제공됐는지?” 등 난민의 삶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질문을 던졌다.

한 학생은 “장애인 차별에 맞서 싸워 온 과정에서 비장애인들의 연대가 중요한 구실을 했다. 난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도 연대가 중요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발언했다. 이 학생은 마르틴 니묄러의 시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를 인용하며 난민에게 연대하자고 감동적으로 호소했다.

김어진 대표는 “난민들은 이 사회에서 가장 천대받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연대하는 사람들이 여성차별과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할 가능성도 크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 연대해 나가자”고 발언했다. 정말 이런 연대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집트 난민은 정리발언 때 “나에게도 꿈이 있고,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 하고 말했다. 바라는 것이 “평범한 삶”이라는 말은 곱씹을수록 먹먹하다.

다른 이집트 난민은 “반복적으로 체류기간을 연장하는 과정이 괴롭고, 한국에서 계속 머물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러나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고 말했다. ‘발 붙일 곳이 없다’는 말이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삶 전체에 적용될 수 있을까?

참가자들은 직접 난민의 이야기를 들으니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오갈 곳 없는 난민들이 그저 ‘평범한 삶’과 ‘발 붙일 곳’을 찾게 만들어주는 일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난민들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우리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강연회는 차별과 혐오에 맞서 연대가 더욱 강해질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장애인권동아리 가날지기 김한솔 회장은 “학교에 처음 난민을 초청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가해서 좋았다. 이런 행사가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 말했다. 이번 강연이 꾸준한 난민 연대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난민 혐오에 반대하고, 난민들이 우리 이웃으로 환영받으며 살아 갈 수 있도록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자.

강연회 홍보물 ⓒ김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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