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이란 압박:
영국군의 유조선 억류로 긴장이 고조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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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과 이란 사이에서 고조되는 긴장에 대한 영국 정부의 해법은 [스페인 남단 영국령] 지브롤터에서 해병대를 투입해 [이란에서 출발한] 유조선을 억류하는 것이었다.
7월 4일 영국 해병대원 약 30명이 인도계·파키스탄계·우크라이나계 선원들을 유조선에서 끌어냈다. 선원들은 지브롤터에서 심문을 받았다.
영국 집권당 보수당 수뇌부에서 나오는 말이 다 그렇듯, 영국 정부의 메시지는 혼란스럽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란이 2015년 핵협정에서 정한 한계보다 많은 농축 우라늄을 비축하겠다고 발표하자 영국 외무장관 제러미 헌트는 이란에게 “매우 심각한 대가”가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동안 영국은 이란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거나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끝내고 싶어 하는 핵협정을 지켜야 한다는 말을 더 많이 했다.
제재
영국은 프랑스와 독일과 함께 미국의 이란 제재를 피해 기업들이 거래선을 유지할 수 있는 지불 체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헌트는 미국의 요청을 받고는 지중해로 들어오는 유조선에 군대를 보냈다. 그 유조선이 [목적지가 시리아라고 보기 어렵고, 그래서 유럽연합의 시리아] 제재를 위반하러 가는 길이 아니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현재 보수당 당 대표 선거에서 헌트와 경합하는 보리스 존슨은 외무장관 재임 시절 자기 정부의 비밀 문서를 열람할 수 없었다. 내각 구성원들이 존슨을 불신했기 때문이다.
이란 정권 교체론자이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은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멋진 소식: 유럽연합의 제재를 위반하고 시리아에서 판매할 이란산 석유를 실은 초대형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영국이 억류했다.
“앞으로도 미국과 우방국들은 이란과 시리아의 정권이 이런 부정 거래에서 득을 보지 못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유조선이 석유를 싣고 시리아로 가는 길이었다는 볼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유조선은 이란에서 출발해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항해했다.
이 배가 시리아로 가는 길이었다면,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로 가는 훨씬 빠른 항로를 택했을 것이다.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서 시리아로 가려면 도착까지 두 달 반이나 걸린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은 2018년 5월 이후 고조돼 왔다. 당시 트럼프는 미국이 핵협정에서 탈퇴하고 이란 정권을 다시 제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도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있었던 일련의 유조선 피격 사건들이 이란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이란은 미군 무인기를 격추했다.
그러나 유조선을 공격했음이 확실히 밝혀진 유일한 나라는 [이번에 유조선을 억류한] 영국이다.
6월에 트럼프는 이란 폭격을 실행 직전에 취소했다.
주미 영국대사 킴 대럭은 트럼프가 갑자기 폭격을 취소한 후 우왕좌왕하고 혼란에 빠진 미국 정치권의 모습을 묘사한 바 있다.
대럭은 이렇게 썼다. “150명이 사망한다는 예측 때문에 마음을 바꿨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터무니없다.” 대럭은 이렇게 경고한다. “미국의 대이란 정책이 일관성을 갖출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대럭은 그럼에도 트럼프가 여전히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트럼프가 현재 “더 강경한 매파 보좌진들로 둘러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떤 혐오스런 작자가 보수당 신임 대표로 뽑혀 영국 총리가 된다 해도 그는 트럼프가 날뛰는 대로 트럼프를 따라다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