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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구금 200여 일, 난민 루렌도 가족 항소심 열린다

인천국제공항에 장기 구금돼 있는 난민 루렌도 가족의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 항소심 재판이 7월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올해 4월 26일 법원(인천지방법원 제1행정부, 부장판사 정성완)은 난민심사 받을 기회를 보장하라는 최소한의 요구조차 외면하며 루렌도 가족에 패소 판결했다.

현재 루렌도 가족은 200일이 넘도록 인천공항 터미널에 갇혀 지내고 있다.

공항에서의 오랜 노숙 생활로 식구들의 심신은 극도로 지쳐 있다. 이 가족을 진료한 의사들은 루렌도·바체테 부부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는 소견을 여러 차례 냈다. 10살도 되지 않은 자녀 4명은 제대로 된 교육은 물론이고 충분한 영양분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정서적 안정도 힘들다.

루렌도 가족은 앙골라 정부의 야만적인 박해를 피해 도망쳐 왔다. 루렌도 씨는 앙골라 국적자이지만 콩고 출신이라는 이유로 특수경찰에게 붙잡혀 고문당하다 간신히 감옥을 탈출했다.

그러나 지난 1심 재판부는 루렌도 가족의 난민 신청이 ‘명백히 이유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앙골라에서 벌어지는 콩고 출신자들에 대한 심각한 차별과 추방, 박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였다. 국제 인권 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2018년 10월 한 달 동안에만 앙골라에서 40만 명이 넘는 콩고 이주민이 추방됐다고 보고했다.

1심 재판에서 인천공항출입국 측은 루렌도 가족의 난민 심사 불회부 처분이 취소되면 “난민제도가 악용”돼 “국경의 쪽문을 열어주는” 결과를 낳는다고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정부가 난민의 절박한 상황에는 관심이 없고, 국경 통제 자체가 목적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당시 재판부의 판결은 여기에 보조를 맞춘 결과다. 또한 법무부가 난민법 개악을 추진하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루렌도 가족의 처지는 한국에서 난민들이 얼마나 참담한 조건에 내몰려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난민들의 절규를 외면한 채, 체류 연장 수수료 인상, 건설업 취업 제한 등 난민을 더욱 옥죄는 내부 지침을 최근 발표했다. 이런 상황을 견디다 못해, 생활고와 차별에 시달리던 일부 난민들은 한국을 떠나 제3국으로 가려 한다. 정부가 난민들을 극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냉혹한 한국 정부와 달리, 많은 내국인들은 루렌도 가족의 앞날을 염려하며 따뜻한 연대의 손길을 보내 왔다. 최근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종교계와 노동계를 포함한 사회 단체들의 지지와 연대가 커지고 있다.

국제적 관심도 생기고 있다. 일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루렌도 가족 응원 SNS 인증샷을 올리고, 호주의 난민 연대체가 연대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연대를 보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더는 루렌도 가족을 끔찍한 고통으로 내몰지 말아야 한다. 루렌도 가족에게 국경을 열고 입국을 보장해야 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판결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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