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비정규직 하루 파업:
“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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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0월 29일 하루 24시간 파업을 하고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한다. 노동자들은 당진, 순천, 순천단조 공장에서 공동 파업을 하기로 했다. 집회에는 포항·광양의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함께한다.
노조는 이번 파업의 요구를 차별 철폐, 산업안전,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인간다운 삶 쟁취 등 네 가지로 요약했다.
“국내 최고의 철강기업을 자임”하는 현대제철과 포스코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차별,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려 왔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은 50~60퍼센트 수준에 불과하고, 성과급도 60퍼센트밖에 받지 못한다. 산재요양급여와 학자금 지원, 각종 복지에서도 차별이 심각하다. 그래서 올해 초 국가인권위원회가 현대제철 측에 차별을 시정하라는 결정문을 보냈지만, 사측은 묵묵부답이다. 노동자들은 국가인권위 권고 이행과 함께 임금 인상과 성과급을 정규직의 80퍼센트 수준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죽음의 공장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계속돼 ‘살인 기업’으로 불린다. 노조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해까지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서만 35명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죽어갔다. 기계에 끼이고, 가스에 질식하고, 철재에 깔리고, 추락하고, 감전되고, 열기 속에 과로하고, 암에 걸려 죽었다.
올해 2월 20일에도 컨베이어 벨트 협착 사고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지만 변한 건 거의 없다. 계속된 죽음에 노동부가 특별안전점검 나서 무려 2401건에 이르는 안전 규정 위반이 적발됐다. 심지어, 사측은 나치가 유대인 학살에 사용했다고 하는 ‘청산가스’ 시안화수소를 기준치의 3배 이상 배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포스코에서는 지난 2년여 시기 동안 6개월에 한 명 꼴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죽어 나갔다.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데도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실질적 안전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있다. ‘안전한 일터’ 요구는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요구이다.
이를 위해서는 위험의 외주화·하청화를 멈추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현대제철과 포스코에는 정규직의 1.5배나 많은 5만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 노동자들은 제철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상시 업무를 하고 있고, 마땅히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
한편, 현대제철의 순천 단조공장은 생산직 노동자 전원이 비정규직인 ‘비정규직 공장’인데,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교대제 개편 문제가 쟁점이다. 다른 공장들은 모두 4조3교대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연대
현대제철과 포스코 각 공장의 비정규직지회들은 지난 상반기부터 투쟁을 준비해 왔다고 한다. 당진공장에서는 6월부터 아침 출근 홍보전을 진행해 왔고, 사측과 본격적인 교섭이 시작된 8월부터는 출근 투쟁에 조합원 수백 명이 참가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 사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의 요구를 묵살하며 “불법파업”, “손해배상 청구” 협박을 하고 있다. 파업 효과를 떨어뜨리려고 ‘필수유지 업무’ 지정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제철 사측은 노동자들의 안전을 뒷전으로 하고 차별해 막대한 부를 챙겼다. 2014년에는 1조 4900억 원을, 지난해에도 1조 9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파렴치한 짓이다.
같은 금속노조 소속인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을 지지하며 적극 연대해야 한다. 사측은 지금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임금·조건을 압박해 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제철 5개 공장의 정규직지회들은 10월 28일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도 시작했다.
제철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손잡고 사측에 맞선다면 투쟁의 힘이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