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정시 확대와 고졸 취업 활성화 대책 :
교육 불평등을 되레 심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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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 정부는 조국 사태로 불거진 교육 불공정 문제를 해결한다며 ‘긴급대책’을 내놨다. ‘정시 비중 확대’, ‘자사고·외고 2025년 일반고 전환’, ‘고졸 취업 활성화’가 핵심이다.
10월 22일 문재인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공정을 위한 개혁을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면서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 교육에서의 불공정”을 언급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상실감”에 말로만 공감을 표할 뿐, 그가 내놓은 정책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문재인은 ‘대학입시 제도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교육부가 11월 중으로 ‘대입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문재인은 국회 시정연설 후 3일 만에 직접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서둘러 대책을 내놨다. 갑작스런 발표에 파장이 상당하다. 조국 사태로 정치적 위기에 빠져 11월까지도 기다릴 처지가 못 됐던 모양이다.
조국 사태는 특권층이 누리는 ‘그들만의 리그’를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문재인이 스스로 인정했듯이 “교육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특권을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조국이 장관에 임명되자, 모 대학교 학생들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별세”했다며 분향소를 설치했다.
서민과 청년들의 진정한 바람은 특권교육을 폐지하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특권과 불평등한 교육제도를 과감히 개선하겠다”며 말만 번지르르하지, 정부가 내놓은 방안들은 기껏해야 불만 달래기 용일 뿐 전혀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다.
지난 3년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은 ‘적폐 지속, 개혁 공약 파기, 거꾸로 퇴행’이었다. 이번에 발표한 방안도 마찬가지다. 불평등한 교육구조를 해소하기보다는 되레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는 것들이다. 부유층에게 유리한 전형인 정시를 확대하고, 저임금 노동자 양산을 위한 ‘고졸 취업 활성화’를 교육 공정성 해소 방안이라며 포장했다.
진정으로 교육 불평등을 걱정하는 것이라면, 고교 서열화와 대학 서열화, 그리고 학력 간 임금격차 완화와 같은 대책을 내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특권 대물림 교육’을 은폐하고 정당화하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수능도 학생부도 모두 ‘금수저 전형’
조국 사태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공정성 문제를 사회적 쟁점으로 올렸다. 이전부터도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 등으로 불리며 비판을 받아 왔지만, 이번에 부모의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스펙이 되는 문제가 부각되면서 학종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학종의 투명성·공정성 제고와는 별도로, 수시를 줄이고 정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부모의 배경에 따라 비교과 스펙이 달라지는 학종과 달리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시험을 보기 때문에 “차라리 정시가 수시보다 공정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금수저와 흙수저가 똑같은 시험을 치른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공정한 경쟁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수능 성적은 사교육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사교육의 양과 질은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한다.
부모의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자녀의 수능성적 1~2등급 비율이 뚜렷이 높아진다. 가장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는 자녀의 수능성적 1~2등급 비율이 11퍼센트이지만, 소득 1분위는 2.3퍼센트로 5분의 1밖에 안 된다.(최필선·민인식, ‘부모의 교육과 소득수준이 세대 간 이동성과 기회불균등에 미치는 영향’, 2015)
2017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요 54개 대학의 입학생을 대상으로 소득에 따른 국가장학금 수혜 비율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수능 전형 합격자 중 소득 5분위의 비중은 77퍼센트로 소득 1분위의 7.1퍼센트의 10배였다. 학생부 중심 전형(약 7배의 격차)보다도 수능에서 소득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0만 5000원으로, 200만 원 미만인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 9만 9000원의 5곱절이나 된다. 사교육 참여율을 보더라도 전자의 경우 84퍼센트인데, 후자는 47.3퍼센트로 차이가 난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정시 확대 50퍼센트’가 실현되면 강남 3구 학생의 서울대 입학생 수가 2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놨다. 수능은 재수생에게 훨씬 유리한데, 재수는 부모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 2019년 서울대 정시 입학생의 절반은 재수생이었다.
대선 당시 문재인은 수능 절대평가와 자격고사화를 공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공론화 과정에서 엉뚱하게 정시 비중 확대(30퍼센트 이상)로 후퇴해 버렸다. 이제 정시 비중이 40~50퍼센트까지 늘어날 판이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입시경쟁 완화를 기대했던 교육운동진영의 실망과 배신감이 크다. 전교조를 비롯한 여러 교육단체에서 정부 방침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시 확대는 경쟁 교육을 강화해, 문제풀이식 수업, 학업 부담, 사교육비 등이 더 늘어날 수 있다.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면 정시는 다이아몬드 전형이라 부를 만하다. 이런 이유로 전교조 등은 학생부 중심 전형(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을 수능중심전형의 대안으로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상대적으로 일반고와 지방소재 학교에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부교과전형(교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학종)도 사교육이나 학생의 가정 배경에 좌우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보도자료(2017)를 보면, 주요 54개 대학 학생부 중심전형(교과전형과 학종) 입학생 중 소득 상위 20퍼센트의 비중은 각각 68.7퍼센트와 66퍼센트인데 반해, 소득 하위 20퍼센트는 10.1퍼센트와 10.3퍼센트로 소득 격차가 뚜렷하다.
내신 성적도 부모의 경제력에 비례한다. 2018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 성적이 상위일수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이 높았다. 성적 상위 10퍼센트에 속하는 고등학생의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38만 4000원이고, 하위 20퍼센트 학생은 21만 1000원이다. 사교육 참여율도 각각 65.8퍼센트와 47.4퍼센트로 큰 격차를 보였다.
학종과 수시 비중이 확대되는 기간에도 사교육비는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고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015년 23만 6000원에서 2018년 32만 1000원으로 급증했다. 서울대에서 입학사정관제와 학종 전형을 도입·확대한 기간 동안 자사고·특목고 합격자 비율이 대폭 늘었다(2010학년도 28.2퍼센트에서 2016학년도 44.6퍼센트로). 2018년 서울대 학종 일반전형에 합격한 학생의 고교 유형별 비율을 보면, 일반고는 33.6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영재고·과학고·국제고·외고·자사고 등 특권학교의 비중은 53.3퍼센트에 이른다.
학생부의 양과 질이 부모의 사회적·경제적 지위에 달려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학교의 교육 여건에서도 적잖은 영향을 받는다. 신경민 의원의 자료(2019)를 보면, 비교과 활동에 쓰이는 예산인 1인당 창의적 체험활동비가 일반고 대비 국제고는 8.8배, 영재·과학고는 6배나 된다. 자율동아리활동에서 학생 1명에게 지원되는 예산도 일반고에 비해 영재고는 17.4배, 국제고는 5.4배, 과학고는 4.8배 많이 지원된다.
학교 교육이 입시 경쟁에 종속되는 한, 수시든 정시든 부유층 자녀들에게 유리하고 노동계급 자녀들에게 불리하기는 매한가지다. 애초부터 부모의 사회적·경제적 지위에 따라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교육 불평등 해소를 바라는 진보·좌파는 ‘수시냐 정시냐’ 하는 패러다임에 갇히지 말고 대학 평준화와 경쟁적(계급 차별적) 입시제도 폐지를 일관되게 요구해야 한다.
부도가 예정된 어음 ― 2025년 고교 서열 체제 완화
영재고-과학고-국제고-외고-자사고-일반고로 서열화된 고교 체제는 대학 서열화의 축소판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의 산물이다. 1980년대 고교평준화 실시 이후 역대 정부들은 꾸준히 특권 학교를 늘려 왔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외고를 대폭 늘리고 자사고를 처음 만들기 시작했다. 교육과정의 “특성화·다양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 등으로 포장했지만, 그 실체는 계급을 대물림하고 경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2018년 기준 영재·과학고, 외고·국제고, 자사고 등은 모두 112개로 전체 고등학교의 4.7퍼센트다. 그러나 2018년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 입학생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6.2퍼센트나 된다. 2019학년도 서울대 입학생 기준으로 학교유형별 학생 수 대비 합격자 비율을 따져보면, 일반고(0.4퍼센트)에 비해 영재학교(35.6퍼센트)는 약 89배, 과학고(8.94퍼센트)는 약 22배, 외고·국제고(4.33퍼센트) 약 11배, 자사고·자공고(1.5퍼센트)는 4배로 엄청난 격차가 존재한다.
특권학교는 공부만 잘 한다고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일반고보다 5~8배 많은 학비를 내야 한다. 전국 단위 자사고는 1인당 학비가 1000만 원이 넘는다. 노동계급의 자녀는 꿈도 꾸기 어려운 ‘귀족학교’들이다.
고교 서열화는 교육 불평등 심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문재인은 대선 전 ‘자사고·외고·국제고의 단계적 일반고 전환’과 ‘고교 서열화 완전 해소’를 공약했다. 그런데 당선 뒤에는 ‘입시 동시 실시’와 ‘이중 지원 금지’를 하겠다며 후퇴했다. 이들 학교에 학생 우선 선발권을 박탈해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 ‘성적 우수 학생 싹쓸이 현상’을 완화하려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헌재의 ‘이중 지원 금지’ 위헌 판결로 이마저도 제동이 걸렸다. 결정적으로 올해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심사에서 탈락한 전주 상산고를 구제해 준 게 바로 정부다. 고교 서열화 해소는커녕 오히려 특권학교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번에 자사고·외고를 2025년에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배신을 전문으로 하는 민주당 정부를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더욱이 다음 정부에서 하겠다는 말을 어떻게 믿겠는가. 그나마도 일반고 전환 대상에서 영재고와 과학고를 제외했다. 이들은 입시명문고로 고교 서열체제의 정점에 있다.
또한 입시경쟁의 핵심 원인인 대학 서열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국공립대학네트워크 구축과 공영형 사립대 등 대학서열체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문재인 정부는 대중의 고조된 불만을 의식해 자사고·외고·국제고를 “2025년에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는 하지만, 이는 부도날 것이 뻔한 어음이다.
빈곤의 대물림 ― 고졸 취업 활성화
정부는 ‘고졸 취업 활성화’도 교육 공정성 제고를 위한 핵심 방안으로 제시했다. 지배계급은 노동계급 다수가 고등교육을 받는 것은 낭비라고 본다. 서민층 자녀는 대학 가지 말고 저임금 일자리, 생산직 노동자로, 부유층 자녀는 명문대를 나와 고소득 일자리, 전문직·관리직으로. 이것이 지배계급이 바라는 공정성이다.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여파로 이윤율 위기에 직면한 지배계급은 80퍼센트에 달했던 대학진학률을 큰 골칫거리로 여겼다. 2012년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대졸 과잉 학력이 “노동력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지연” 등을 유발하고 “과도한 교육비와 임금액 부담”을 증가시켜 GDP 성장률을 1퍼센트가량 잠식한다고 경고했다.(대학에 가지 않아도 성공하는 세상, 2012)
산업 수요에 맞는 인력공급을 위해 이명박근혜 정부는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직업계고의 취업률을 올리는 데 열중했다. 고졸 취업 정책의 목표는 ‘중소기업 인력난 완화’,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감소’, ‘조기 입직을 통한 핵심생산인구 증가와 국가 경쟁력 향상’ 같은 것들이었다. ‘선취업 후진학’, ‘일학습병행제’는 직업계고 학생들을 생산직, 저숙련 노동에 배치하고 자본에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직업계고(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일반고 직업반)의 취업률을 2010년 19.2퍼센트에서 2017년 50.6퍼센트로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직업계고의 대학 진학률은 71.1퍼센트에서 32.5퍼센트로 급감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실습 제도’는 ‘현대판 노예제도’로 전락했다. 학생들은 저임금의 위험한 일자리로 내몰렸다. 안전과 인권은 뒷전이었다. 고故 김동준, 김동균, 홍수연, 이민호 등 수많은 직업계고 현장실습생들이 희생됐다. 2017년 제주 이민호 군 사망사건 이후 ‘현장실습제’ 폐지 요구가 거세졌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땜질식 처방이었던 ‘현장실습제 개선방안’으로 불만을 무마하려했을 뿐, 고졸 취업 정책 기조는 바꾸지 않았다.
정부가 조기취업형 현장실습을 축소하고 기업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하자 현장실습 참여 기업 수가 급감했다. 그 결과 실습 참가 학생들이 줄었고, 최근 제조업 위기와 맞물려 취업률이 하락했다. 그러자 올해 1월 교육부는 “22년까지 직업계고 취업률 60퍼센트 달성”을 목표로 하는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현장실습 관련 규제를 완화해 “죽음의 현장실습 제도”를 부활시켰다. 문재인 정부에게는 청년들의 안전보다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다.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은 교육 공정성 제고는커녕 가난한 집 아이들을 저임금 일자리로 내모는 계급 차별적 정책이다. 주로 저소득층 자녀들이 특성화고에 진학하고, 고교 졸업 후 취업을 많이 선택한다. 특성화고에는 저소득층 자녀가 특목고·자사고에 비해 10배가 많다. 전체 고교생 수 대비 특성화고 학생의 비율은 16.6퍼센트이지만, 교육급여 수급자 비율은 34.8퍼센트에 이른다(〈한겨레〉 2017년 5월 7일자). 가난한 집 자녀들이 특성화고로 진학하고, 졸업 후에는 저임금 노동자가 될 확률이 높다. 고졸자의 임금은 대졸자의 67퍼센트에 불과하다. ‘고졸 취업 활성화’는 빈곤 대물림 정책이다.
10월 25일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의 참석자 구성은 그들의 진정한 관심사가 ‘교육 불평등 해소’가 아니라 ‘고졸 취업률 제고’였음을 짐작케 한다. 이 회의에는 교육부 장관 외에 기획재정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고용노동부 장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경제·노동 관련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교육부 장관 유은혜는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졸 취업이 활성화되도록 범부처적으로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특성화고 학생들을 차별과 고통, 심지어 죽음으로 내몰아 온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진보 교육운동진영은 정부의 경쟁 강화 입시정책뿐 아니라 계급 차별적인 직업교육 강화와 고졸 취업 활성화 정책에도 반대해야 한다. 교육은 자본주의의 위계화된 분업 구조(노동시장)에 노동력을 분배하는 구실을 한다. 교육에서 경쟁과 차별, 불평등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부와 특권 대물림 과정에서 입시제도가 일정한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교육 불평등은 근본적으로 계급 불평등에서 비롯한다. 부모의 계급 격차가 자녀의 교육 격차로 나타나는 것이다. 교육 불평등 해소를 바란다면, 입시제도 개선이나 고교 체제 개편에 머무르지 않고 자본주의의 불평등한 계급 구조에 도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