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위협과 반정부 시위가 교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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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1일 이란에서 시위들이 분출했다. 이란 정부가 여객기를 실수로 격추했음을 시인한 직후다.
주로 학생들로 이뤄진 수천 명이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에 참가했다. 시위대는 오토바이를 탄 시위 진압 경찰과 대치하고 경찰과 정치인들이 “수치스럽다”고 규탄했다.
이번 시위들은 정부가 실수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음을 인정한 후 터져 나왔다. 그 사건으로 176명이 숨졌는데 대부분 이란인들이었다.
정부는 애초 책임을 부인했지만 나중에는 여객기가 이란군이 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된 것이라고 시인했다.
여객기가 격추되기 직전에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국 공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혁명수비대 수장 거셈 솔레이마니 살해에 대한 보복이었다.
이란 군부는 여객기를 미군 미사일 또는 전투기로 오인하고 격추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 시위대만 분노한 것이 아니었다. 정부의 거짓 발표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국영 TV 뉴스 진행자 두 명이 사임했다.
몇몇 이란 신문들은 1면에 “치욕스럽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이란 시위를 지지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란인들 사이에는 미국에 대한 정당한 증오와 불신이 광범하다. 트럼프의 시위 지지 주장은 시위대에 불명예만 안겨 주거나 이란인들을 정권 편으로 떠밀 위험이 있다.
트럼프가 시행한 이란 경제 제재 때문에 필수 의약품이 동나는 등 평범한 이란인들은 빈곤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무슬림 입국 금지
2016년 트럼프는 평범한 이란인들의 미국 입국을 막으려 “무슬림 입국 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래서 1월 둘째 주 이란인 수십만 명이 솔레이마니 추모 시위에 참가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미국에 대한 쓰디쓴 분노를 표한 것이다.
그러나 이란인들은 서방과 관계없이 자국 지배자들에 저항할 수 있음도 거듭 보여 줬다.
지난해 11월 이란인 수십만 명이 휘발유 가격 대폭 인상 조처에 항의해 시위에 나섰다. 이란 정부는 금융 위기의 대가를 가난한 사람들이 치르게 하려고 휘발유 가격을 올린 것이었다.
2018년 초에도 빈곤, 부패, 실업에 맞서 대규모 항쟁이 이란을 휩쓸었다.
파업들이 연거푸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석유수송차 운전기사들과 교사들이 파업에 나섰다.
최근 시위는 2018년, 2019년 시위들이나 솔레이마니 추모 집회보다 규모가 작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이란인들이 미국의 편에 서지 않고도 자국 지배자들에 맞서 싸울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시위의 중심지였던 테헤란 소재 아미르카비르과기대 학생들은 성명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제껏 중동에서 미국은 혼란을 퍼뜨리는 존재일 뿐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이 중동에서 벌이는 도박이 [이란 정부가] 국내에서 자행하는 억압을 정당화하는 핑곗거리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의 혼돈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민중의 정치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런 정치는 독재가 무섭다고 제국주의의 팔에 안기지도 않고, 제국주의에 맞서 싸운다는 이유로 독재를 정당화하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