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된 상황을 반영하는 등 5월 1일 개정·증보했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이 최종 합의 가능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표류 중이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이 타결되지 않은 핵심 원인은 미국 정부가 막무가내로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20일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한국 정부의 13퍼센트 인상안을 자신이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자 나라”인 한국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자신들의 필요와 이익에 따라 군대를 주둔시켜 놓고는 주둔국이 돈을 많이 안 낸다고 비난하다니 뻔뻔한 작태다.
문재인 정부는 13퍼센트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는 역대 최대 인상률이다.
친여권 언론들은 미국 정부의 무리한 요구를 문재인 정부가 잘 방어한 것처럼 묘사한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 정부가 터무니없는 인상을 요구해서 생긴 착시 효과일 뿐이다.
13퍼센트는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2019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퍼센트이고,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0.4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
한편, 일부 언론들은 미국 민주당에 기대를 거는 듯하다.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가 한국의 13퍼센트 인상 제안을 거절한 것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민주당은 협상 교착 장기화는 미국의 ‘안보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으므로 적당한 합의를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는 것이다. 미국 민주당은 트럼프 정부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한국에 더 많은 재정적 기여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근본에서 다르지 않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주한미군 근무 한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생계 위협도 커지고 있다. 주한미군 근무 한국인 노동자 4000여 명은 미국의 강제적 조처로 한 달째 무급휴직 중이다. 노동자들은 주한미군사령부가 즉각 무급휴직 조처를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무급휴직 사태가 장기화되자 얼마 전 국방부는 정부 예산으로 노동자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4월 29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정부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며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정부는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돼 온 직접고용 요구는 계속해서 외면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고 주한미군 근무 한국인 노동자들을 볼모로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때마다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정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래서 노동자들 자신을 비롯해 진보진영 내에서도 이 노동자들을 한국 정부가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지를 얻어 왔다. 그런데 정부는 가장 중요한 이 요구에 대해서는 침묵과 회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시적인 임금 지원 정도로 생색내려 한다. 심지어 이마저도 매우 불충분한 수준이다. 통과된 특별법에 따르면 무급휴직 중인 노동자들에게 월 급여의 60퍼센트(180만~198만 원)가 지급될 예정이다. 실업급여 수준이다. 그러나 이 노동자들은 한국 정부에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을 압박하려는 미국 정부에 의해 인질로 잡힌 피해자들이다. 따라서 60퍼센트 지급은 한참 부족하고, 임금의 100퍼센트를 지급해야 한다.
정부는 미미한 조처로 생색내지 말고 이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 그리고 강제 무급휴직 중인 노동자들에게 온전한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