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휴직이냐 해고냐 ... 나쁜 선택만 강요하다:
아시아나항공 하청 노동자 끝내 정리해고
〈노동자 연대〉 구독
5월 11일 아시아나항공의 재하청업체 아시아나케이오의 비정규직 8명이 정리해고 됐다. 아시아나케이오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청소와 수화물 분류 작업을 맡고 있는 하청업체다. 아시아나항공-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아시아나케이오로 이어진 다단계 하청 구조이다.
지난 3월 말 아시아나케이오는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 위축을 이유로 비정규직에게 ‘희망퇴직’과 무기한 무급휴직을 강요했다.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는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하겠다며 압박했다.
사측의 강요 속에서 120여 명이 ‘희망퇴직’했고, 200여 명은 울며 겨자 먹기로 무급휴직 중이다. 끝까지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은 비정규직 8명은 결국 정리해고 된 것이다.
최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해 온 비정규직들에게 무기한 무급휴직은 해고와 다를 바 없다. 이를 거부한 것은 정당하다.
애초 사측은 3월에 노사협의회를 통해 4월부터 9월까지 전 직원 휴직수당 지급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3월 말 약속을 뒤집고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강요했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면 사측이 내야야 할 휴직수당의 10퍼센트조차 부담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 김정남 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용자가 해고를 밀어붙이고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거부하는 것은 가능하고, 노동자들은 생계비가 0원이 되는 무기한 무급휴직을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답니다. 사측은 두 달이 넘게 고용유지지원금은 신청하지 않고 무기한 무급휴직만을 강요했습니다.”
심지어 아시아나케이오 사측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제기한 임금 체불 소송 때문에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이 불가능해졌다는 거짓말까지 유포했다.
문재인 정부가 항공산업에 3조 3000억 원의 기업지원대책을 내놓으며 ‘고용유지를 최우선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말뿐이다. 노동자들은 해고로 내몰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자신이 해고를 금지하고 있지 않다.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 노동자들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 농성장을 차리고 사측의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고용노동부가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수수방관만 했다.
5월 11일 정리해고 하루 전 문재인은 ‘대통령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기업 경제 활성화”만을 강조했다. 생계난과 해고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바람과 요구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사용자들에게는 수조 원을 지원하면서 아시아나케이오 비정규직 등 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로 내몰리는 마당에 말이다.
아시아나케이오는 비정규직 해고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