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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장성들이 트럼프와 갈라선 진정한 이유

퇴역 해군 장성 제임스 매티스가 미국 대통령이 헌법을 위협한다는 공공연하고 전례 없는 비난을 했다.

매티스는 경찰의 조지 플로이드 살해가 촉발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에 트럼프가 대응하는 것을 보면 “열받고 소름끼친다”고 불평했다. 그는 트럼프를 나치에 비유하며 트럼프가 미국 국민을 분열시키기에 급급하다고 했다. 또한 모두가 “트럼프 없이도 단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매티스는 그간 “성숙한 리더십 없는 3년이었다”고 말했다. 그 후 다른 퇴역 장성들도 매티스를 따라 서둘러 트럼프를 비난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왜 매티스를 국방장관에 임명했고, 매티스는 왜 2년간 그 자리에 있었나?

트럼프는 장성들을 곁에 두면 자신도 강해 보일 거로 생각했고, 매티스만큼 적절한 사람은 없었다.

매티스는 해병대에서 43년간 복무했다. 그리고 이라크 전쟁 당시 가장 끔찍한 전쟁 범죄 중 하나였던 2004년 팔루자 학살을 지휘했다. 미군은 인구 밀도가 높은 이 도시에 백린탄[닿으면 뼈와 살을 태우는 악명 높은 무기]을 퍼부었는데 이 화학 무기 때문에 기형아 출산이 계속되고 암 발병률이 여전히 높다.

팔루자 학살 지휘한 제임스 매티스 ⓒ출처 James Mattis(플리커)

매티스는 또한 한결같이 무자비하기로 악명 높다. 오바마 정부 때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야전 사령관이 제멋대로 행동하지 못하게 하는 것에 반대하다가 중부군 사령관에서 해임됐다.

잔인한 발언으로 병사들을 고무한 일도 유명하다. “사람들에게 총 쏘는 건 재미있다,” “예의 바르고 프로페셔널하게 행동하라. 하지만 대결하는 자들을 모두 죽일 계획을 항상 가지고 있어라” 등의 말들 때문에 “미친 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확실히 트럼프가 매력적으로 느낄 만하다.

실제로 매티스는 전문적이고, 박식하고, 고학력자에, 미국 제국주의에 헌신적이다.

거부

그런데 매티스는 트럼프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예컨대 트럼프가 고문을 활용하려고 하자 [테러 용의자의] 정보를 얻는 데 효과적이지도 않을뿐더러 불법이어서 쓰면 안 되는 형벌이라며 거부했다.

매티스는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 특히 나토를 지키고 해외 미군기지들을 유지하는 데에 헌신했다. 그는 러시아를 미국의 세계적 지위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여겼다.

매티스의 한 참모는 이런 평가를 했다. 매티스가 국제관계를 체스 게임으로 여기는 반면 트럼프는 가위바위보로 여긴다. 물론 이런 평가는 트럼프에게 너무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매티스를 비롯한 장성들은 애초에 트럼프에게 미국 제국주의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이해시키려 했다. 그 시도가 실패했을 때는 트럼프가 초래할 손실이라도 최소화하려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무지, 멍청함, 충동성, 모순, 부정직은 엄청났다.

매티스는 큰 성공을 하나 거뒀는데, 미국 군사비 지출을 오바마 시절 6000억 달러에서 7500억 달러로 대폭 늘린 것이다. 이로써 세계 군사비 순위 2위부터 11위까지를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가 됐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이는 미국에게 동맹국이 더는 필요치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트럼프와 매티스는 이란 핵 협정을 두고 의견이 충돌했다. 매티스는 그 협정이 성공적이었다고 여겼지만, 트럼프는 나토 등 동맹들을 경시했다.

트럼프가 시리아 철군을 결정한 것이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온 유대를 끊어버린 최후의 작은 일이 됐다. 이제 트럼프 쪽 사람들은 매티스를 “온건한 개”라고 불렀고, 심지어 등 뒤에서 “작은 새끼 고양이”라고도 불렀다.

매티스는 참다 못해 사임했다.

그런 그가 지금 간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트럼프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에 어떻게 대응했는가 하는 점은 대체로 핑곗거리일 뿐이다. 장성들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제국주의의 이익, 특히 국제 동맹 네트워크와 그중에서도 나토가 심각한 위험에 처하리라고 본다.

너무 큰 위험이 예상되기 때문에 그들은 어떻게든 트럼프를 막으려고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래서 떨떠름하지만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을 지지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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