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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르크스주의 단체 성명:
경찰 폭력과 우익 자경단의 테러 규탄한다

또다시 경찰의 총격으로 비무장 흑인과 한 가족의 삶이 파괴됐다. 총격은 위스콘신주(州) 케노샤에서 벌어졌다. 29세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는 싸움을 말리고 있었다. 경찰이 오자 블레이크는 자기 차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나 블레이크는 차에 타다가 등에 총 7발을 맞았다. 블레이크의 차에는 무기가 없었다. 블레이크가 총에 맞아 쓰러질 때 차에는 세 살, 다섯 살, 여덟 살 난 세 아들이 타고 있었다.

블레이크는 팔에도 총을 맞았고 신장, 간, 척수가 손상됐다. 블레이크는 다시는 걷지 못할 듯하다.

브리오나 테일러와 조지 플로이드와 마찬가지로, 블레이크 역시 민주당이 주정부와 시정부를 장악한 곳에서 총에 맞았다. 진보연하는 민주당은 흑인과 갈색 인종을 경찰에게서 안전히 지키는 데에 거듭 실패했다. 그래서 케노샤 사람들은 ‘남은 방법은 이것뿐’이라고 여기며 행동에 나섰다. 소요를 벌이고, 경찰과 맞붙고, 교정국 건물에 불을 질렀다. 소요 셋째 날 밤 17세 우익 자경단원이 시위 참가자 세 명에게 총을 쏴서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과 극우의 소름 끼치는 동맹

이번 총격과 우익 자경단의 살인 행위는 두 가지를 뚜렷하게 보여 준다. 첫째는 급진적 변화의 필요성이고, 둘째는 인종차별적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싸울 연대 조직을 건설해야 할 필요성이다.

많은 경우 전투적이었고 공격적이었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가 세 달째 이어졌지만, 경찰은 여전히 사람들을 겁박하고 살해해도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고, 실제로도 그러하다. 오히려 조지 플로이드 시위를 계기로 시작된 이번 운동에 직면해, 경찰은 변화를 거부하는 태도를 더한층 굳혔다. 뉴욕시 경찰노조가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한 것이 그 증거다.

극우 역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에 반격했다. 펜실베니아에서는 백인 남성 한 명이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수도 워싱턴 DC까지 행진하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대에 총을 쐈다. 포틀랜드에서는 우익이 “경찰 지지” 시위를 벌였고, 백인 우월주의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 같은 극우가 자동화기로 무장하고 이 시위에 참가해 반(反)파시스트 [맞불] 시위대와 몇 시간 동안 전투를 벌였다. 이런 사건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폭력적인 자경단의 공격이 머지않아 끝나리라고 볼 까닭은 없다.

경찰은 많은 경우 우익의 폭력을 공공연하게 지지하거나 묵인해 왔다. 케노샤에서 우익이 시위대에 총을 쏜 날 밤, 경찰이 무장한 우익 자경단에게 와 줘서 고맙다면서 경찰 장갑 차량에서 물통을 건네주는 장면이 영상에 찍혔다. 거기에는 카일 리튼하우스의 모습도 찍혔는데, 그는 몇 시간 후 시위대 두 명을 살해한 자다. 포틀랜드에서도 앞서 말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경찰은 수수방관하며, 우익 시위대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지지자들의 맞불 시위를 공격하도록 내버려 뒀다. 포틀랜드 경찰청은 소요 현장에 투입할 병력이 부족해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에는 부단히 병력을 투입해 왔으면서 말이다. 뉴욕에서는 경찰이 브루클린 남부에서 맞불 시위대에 폭력을 휘두른 경찰 지지 시위대에 감사를 표했다.

우리의 무기는 연대

체제의 규칙에 따르려 해도, 판은 우리에게 불리하게 짜여 있다. 국가는 민주당·공화당 중 누가 집권하든 경찰 재정을 삭감하거나 흑인과 갈색 인종을 이등 시민 취급하지 않는 사회를 건설하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천대받는 사람들의 열망을 억누르려고 극우와 기꺼이 손잡으려 한다. 국가는 인종차별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시위에 나선 사람들을 가로막기 위해, 기꺼이 도시를 전쟁터로 만들고, 주방위군과 국토안보부 병력, 군용 장비로 무장한 경찰을 투입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무기가 있다. 이 무기를 올바르게 쓰면 승리할 만큼 강해질 수 있다. 그 무기는 바로 연대다. 연대야말로 국가와 극우의 반동적 동맹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우리는 인종차별적 체제에 맞서 싸우고 이 체제의 폭력에 맞서 서로를 지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하고 광범한 공동전선을 건설해야 한다. 그러려면 뉴욕시의 ‘인종차별과 파시즘에 맞서 단결하다’, 샌디에고의 ‘모두를 자유롭게 하라’, 로스앤젤레스의 ‘이주민 방어 동맹’ 같은 단체를 건설해야 한다. 이런 공동전선은 온갖 배경에서 온 온갖 사람들을 대거 끌어모아 우익의 반격에 맞서 하나로 뭉쳐 싸우게 할 수 있다.

이 폭력을 멈추려면 혁명적 접근이 필요하다

경찰은 개혁될 수 없다. 제이컵 블레이크의 피격은 경찰의 구실이 치안이 아니라 우리를 통제하는 것임을 보여 주는 수많은 증거 중 하나일 뿐이다. 경찰의 기원은 노예제를 지키고 산업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데에 있다. 경찰은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서 부자들을 수호하는 최전방 부대이자 최종 방어선이다. 경찰은 해체돼야 한다.

경찰의 살인 행위는 우리가 이런 현실을 타개하고 아래로부터 자본주의 체제 자체와 정면 대결할 만큼 강력한 운동을 건설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전국의 농구 선수들이 경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용기 있는 태도는 경찰이 해체되고 흑인과 갈색 인종 사람들이 안전히 살 수 있을 때까지 미국 전역의 모든 작업장에서 재연돼야 한다. 우파의 반격에 맞서기 위해 우리가 건설하는 조직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공격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이 체제는 현재 질서를 회복하려고 경찰력에 기댈 뿐 아니라 극우를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 몇 달의 경험은 인종차별에 맞서고 경찰 없는 세상을 건설하는 과업은 우리 스스로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 줬다. 시간이 갈수록 극우의 반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자본주의의 모순도 깊어질 공산이 크다. 이번 주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가 보여 줬듯이 11월 대선이 다가올수록 트럼프는 자신의 강경 우파 기반을 충동질하고 있다. 이 괴물에 반격하고, 다른 괴물들도 잇달아 안전하게 제압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연대의 네트워크를 건설하자.

2020년 8월 28일

마르크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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