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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10기 임원선거 결선 투표, 이렇게 생각한다:
사회적 대화가 핵심 중 핵심 쟁점이다

민주노총의 차기(10기)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을 뽑는 임원선거 결선투표가 12월 17일부터 12월 23일까지 진행된다. 이 글은 11월 25일 박설 기자가 작성한 기사, ‘주요 공약으로 살펴본 10기 민주노총 임원선거’를 결선 투표를 앞두고 개정한 것이다.

이번 선거는 경제 위기 장기화와 코로나19 확산으로 노동자들의 고통이 커지는 상황에서 치러진다. 특히, 지난 7월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 잠정합의안이 부결돼 전임 김명환 집행부가 사퇴함으로써, 사회적 대화를 둘러싼 논란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호1번 김상구-박민숙-황병래 후보조는 국민파 경향으로, 김명환 전 집행부의 사회적 대화 노선을 계승한다. 후보들 중 가장 온건한 성향이다. 국민파는 7월 임시대대의 노사정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에서 40퍼센트라는 만만찮은 지지를 받은 데서 보듯 영향력이 작지 않다. 비록 그동안 문재인 정부 지지가 더욱 급락해 이번 선거에서 더 불리하겠지만 말이다.

김상구 후보조는 ‘공세적 사회적 교섭’을 주장하며 이렇게 말한다. “1998년 노사정 합의 이후 노사정(대화)은 나쁜 것으로 악마화하고 건전한 토론을 해 오지 못했다.” 당선하면 가장 먼저 ‘교섭전략위원회’를 만들고, 100일 안에 대통령, 각 정당 대표와 대선 후보들, 사용자단체, 재벌 회장 등을 만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그러나 지금 노동개악, 구조조정 등에 맞서 총력으로 싸워야 할 판에 민주노총 집행부가 경제 시스템 활성화에 골몰하는 대통령, 재벌 총수 등을 만나 대화를 추진하는 것은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그들의 양보 압박에 힘을 실어 주는 나쁜 효과만 낼 것이다. 무엇보다 계급 협력을 정서적으로 부추겨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기 곤혹스럽게 만들 위험이 크다.

물론 김상구 후보조는 으레들 그러듯이 “대화와 투쟁을 병행”하겠다고 말한다. 김명환 집행부도 투쟁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문재인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추구하면서 대정부 저항이 매우 무뎌졌고, 번번이 투쟁을 자제하거나 조합원들을 수동화시켰다.

김상구 후보조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내 것을 지키”는 투쟁을 자제하고 “내 것을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부적절하다. 취약계층을 위하자는 선한 취지를 인정하더라도, 정치 과정상 대기업 정규직이 양보하면 취약계층에게 그 혜택이 갈 리가 없다. 뿐만 아니라 되레 노동자들의 투지를 꺾어 개혁의 진정한 동력을 약화시킨다.(자세한 논의는 본지 327호 ‘민주노총 지도부의 선제적 양보 제안: 불가피하지 않은 양보 제안은 취약계층 보호도 어렵게 만든다’를 보시오.)

진정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정규직 양보나 ‘사회적 대화’에 의존할 게 아니라, 조직 노동자의 조건 방어 투쟁을 적극 지도하며, 싸워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 그 힘이 미조직·비정규직을 위해서도 발휘돼 함께 싸울 수 있게 될 것이다.

대화보다 투쟁!

기호3번 양경수-윤택근-전종덕 후보조는 자민통 계열에 속한 전국회의 소속이다. 택배, 배달라이더, 공공연대노조 소속 공공 비정규직 노조들 등 최근 새롭게 부상하며 활력을 보여 준 노동자 투쟁·조직 경험을 내세우며 후보 공약과 연결시키고 있다. 양경수 후보가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으로서 지역에서 세월호 총궐기 등을 조직한 이력, 민주노총의 첫 비정규직 위원장 후보라는 점을 부각한다.

양경수 후보조는 2022년 대선 대응을 목표로 내년 하반기 투쟁을 공약했다. 내년 11월 3일 총파업을 벌여 “대선판을 흔들”고 노동자 의제를 이슈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대화 문제에서 “투쟁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임단투 시기 조정으로 “애매하게 묻어가지 않겠다”거나 “문재인 정부는 대화할 상대가 아니라 투쟁할 상대”, “사회적 대화 틀에 갇혀 시간 허비하지 말고, 투쟁을 우선해 지형을 바꿔야 한다”며 투쟁적인 입장이다.

물론 전국회의가 속해 있는 정치적 경향인 자민통 계열은 그동안 조국 사태, 한일 갈등 등 국면에서 문재인 정부를 가장 분명하게 지지했다. 또, 애초 김명환 집행부가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참가하는 것이나 선제적 양보를 제안하는 것을 지지했다(제반 좌파 조직 노조 간부들도 그랬지만). 그러므로 소속 정치 계파의 영향을 고려하건대 양경수 후보조가 문재인 정부에 한결같이 맞서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럼에도 양경수 후보조를 지원하는 조합원들이 김상구 후보조를 지원하는 조합원들보다 좀 더 투쟁적이기가 쉬울 것이다.

경제 침체가 오래 끄는 상황은 사용자들과 그 정부로 하여금 노동자를 공격하도록 내몰 수밖에 없으므로, 노동자들이 저항해야 한다는 것도 명백하다. 싸울 의지가 있는 노동자들이 누구에게 찍어야 할지도 명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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