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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나흘 내내 야간 노동:
현대중공업 비정규직 노동자 또 숨져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누더기로 만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1월 8일, 현대중공업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측은 숨진 노동자에게 고혈압 진단 병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무리하게 작업을 시켰다고 한다. 이 노동자는 숨지기 전에 나흘 동안이나 야간 작업을 했다. 숨진 당일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는데도 근무해야 했다. 사측은 겨울철에 아무리 추워도 작업을 중단하지 않는다. 지난해 이맘때에도 매우 추운 날씨 속에서 크레인을 운전하는 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런데 사측은 괘씸하게도 이 노동자의 죽음을 ‘개인 질환 문제’로 치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 노동자가 죽기 하루 전날,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어묵탕과 커피, 핫팩을 나눠 줬다. 그걸 갖고 언론 플레이를 했다. 노동자에 대한 안전과 보건은 전혀 챙기지 않으면서 한심한 짓만 골라 하고 있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 당연하지만 외면당하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목소리 ⓒ출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에서 산재 사망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사측은 노동자 4명이 중대재해를 당하자 안전에 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런 말은 반짝 쇼로 끝나기 일쑤였다. 2016년에도 사망 사고가 잇따르자, 사측은 5년간 3000억 원을 안전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 안전 투자는 늘지 않았다. 늘 똑같은 말만 하는 것이다. 이목이 쏠리니까 잠시 회피하기 위해 실행 의지도 없는 대책을 내놓았던 것이다.

오히려 사측은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복지를 죽어라 아끼는 사측이 안전 투자는 잘할까 의심스럽다. 올해는 연초마다 주던 새해 달력도 주지 않았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최근 사측은 약 1조 원이 들어간다고 하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했다.

정부의 책임 회피

문재인 정부는 사용자의 책임과 처벌을 완화한 누더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통과시켰다. 많은 노동자들이 산재로 죽거나 다치는 5인 미만 사업장도 법 적용에서 제외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간 적용을 유예했다. 지금 시스템 하에서는 그 3년간 더 많은 사람들이 죽을 텐데 말이다.

정작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법 적용을 유예한 것을 보면, 정부의 의지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기업 눈치를 보며 노동자들의 생명을 뒷전으로 여겼다.

사실 법만으로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킬 수 없다. 아무리 강한 법을 만들어도 기업들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 수 있다. 중대재해 발생 시 기업주 구속이 가능해져도, 기업주들은 ‘바지 사장’을 내세워 빠져나가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강한 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법만으로 완벽하게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다. 우리가 안전을 지키려면 강한 투쟁으로 온전한 법을 만들라고 요구하면서도, 산재가 나면 즉각 안전 대책을 세우고 산재가 나지 않도록 강제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투쟁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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