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앰네스티 2020/21 연례인권보고서:
팬데믹으로 심화된 세계적 불평등과 국가의 억압

국제앰네스티가 한국을 포함해 149개국의 인권 현황을 담은 ‘2020/21 국제앰네스티 연례인권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 기간에 불평등과 차별, 국가의 억압이 심화했다.

지난해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고 또 다른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은 상황에서도, 세계 억만장자의 소득은 급성장했고, IT대기업과 금융기업들은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렸다.

보고서는 팬데믹 기간에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과 혐오가 증가했다고 밝힌다. “전 세계 지원 단체의 보고에 따르면 젠더 폭력과 가정 폭력이 급증했”다. 이는 “봉쇄 조처로 인해 수많은 여성과 성소수자가 가해자와 함께 사실상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심각한 수치들도 보고됐다. “남아프리카에서는 성폭력과 젠더 폭력이 세계 평균보다 거의 5배나 높은 비율로 급증했다.” 브라질에서는 “올해 첫 6개월 동안 거의 12만 건의 가정 내 물리적 폭력이 보고됐다.”

또, 보고서는 팬데믹 기간 여성의 성과 재생산 권리가 억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폴란드에서는 낙태에 대한 반동적 공격(헌법재판소가 심각한 기형아 낙태조차 금지하는 판결을 내림)이 벌어졌고 이는 대규모 항의 시위를 촉발했다. 또, “대부분의 국가는 성과 재생산 건강 및 상담 치료를 필수 서비스로 분류하지 않아 코로나19 방역 조치 시행과 함께 이런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

팬데믹은 “이미 위험한 상태에 있던 난민과 이주민의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 난민과 이주민은 “비위생적인 캠프나 구금시설에 갇혔고 국경이 봉쇄돼 갈 길을 잃게 됐다.” 149개국 중 42곳에서 난민과 이주민을 강제 추방했다는 보고가 있고, 이로 인해 노숙인으로 몰린 사람들은 더욱 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됐다.

또, “정계와 종교계 인사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집단에 낙인을 찍고 이들을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라며 비난했다. 일부 남아시아 국가에서는 무슬림, 일부 아프리카와 유럽 국가에서는 성소수자가 표적이 됐다.”

시위와 저항

한편, 불평등과 차별이 커지는 것과 함께 국가의 억압도 커졌다. 많은 국가가 억압을 강화하기 위해서 전염병을 이용했다.

“미국,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의 일부 정부 당국은 팬데믹 사태에 대한 비판을 범죄화하는 법을 발표하고 가짜뉴스 유포, 정부 결정 방해 등을 사유로 사람들을 기소했다. 유럽의 다른 국가들의 경우, 공중보건 위기를 국가안보 위기와 결부시켜 국가안보 법안을 관철하고 국가적 감시 역량을 강화하거나 강화를 시도”했다.

팬데믹 기간에 많은 정부가 집회를 전면 금지하거나 심각하게 제한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불평등과 국가의 억압이 강화되는 동안에도 곳곳에서 시위와 저항이 일어났다고 지적한다. 이 보고서에는 의료 종사자들의 투쟁 사례가 여럿 실려 있다.

예를 들어 튀니지와 모로코에서 의료 노동자들이 불충분한 보호 장비, 부족한 개인 보호 장구, 코로나19를 산재로 지정하지 않는 것에 맞서 시위를 조직했다. 짐바브웨에서는 간호사 17명이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가 봉쇄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됐다.

팬데믹 기간에 많은 정부가 집회를 전면 금지하거나 심각하게 제한했다 ⓒ조승진

또, 정부의 집회의 자유 제한 조처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시위와 저항이 계속됐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폴란드의 낙태권 운동, 군부에 맞선 미얀마 민중의 저항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보고서는 팬데믹 기간에도 사회를 계속 운영한 것은 부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지적한다.

“2020년 탁월한 리더십은 권력, 특권, 사익에서 오지 않았다. 대신 최전선에서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업무를 하며 코로나19에 맞서 싸운 간호사, 의사, 의료종사자에게서 찾아볼 수 있었다. 노인을 돌보는 사람, 백신을 찾기 위해 수백만 건의 실험과 시험을 진행한 기술자들과 과학자들, 사람들의 음식을 책임지는 사람,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거리를 순찰하는 사람, 대중교통을 운전하는 사람 등. 대부분 저소득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리더십을 발휘했다.”

지난 한 해 동안 팬데믹은 잔인한 불평등을 드러내고 증폭시켰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이 사회에서 핵심 구실을 하고 있고 불평등과 억압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