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와 더불어》 국내 출판 논란:
히틀러 회고록은 출판됐는데, 김일성 회고록은 왜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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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석 김일성
《세기와 더불어》는 출생부터 해방 전 항일무장투쟁까지 김일성의 삶을 회고록 형식으로 정리한 총 8권의 책이다. 북한 체제 옹호의 관점에서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이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
조선족 학자인 유순호는 항일무장투쟁 참여자들의 증언을 직접 수집해 정리한 책 《김일성 1912~1945》
정부와 사법 당국은 이 책을 대표적인
2011년에는 《세기와 더불어》를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규정한 1심 판결을 대법원이 확정하고 이 책을 소지한 사람을 처벌했다. 2016년에는 학생들에게 김일성 회고록을 읽고 감상문을 쓰라고 한 대학 교수에게도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 책 출판 소식이 알려지자 4월 23일 몇몇 우파 단체들은 책의 판매
그러나 출판을 금지하라는 논리는 궁색하다. 그들이 광주의 학살자 전두환과 노태우의 반성 없는 회고록 출간에 반대한 적이 있던가? 희대의 독재자이며 학살자인 히틀러의 자서전도 자유롭게 출판되고 있다.
일부 우파의 호들갑은 순전히 국가보안법의 논리에 기대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세기와 더불어》를 비롯한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북한 출판물이 금지된 것은 아니다. 학술 연구 등의 목적으로 정부의 인가를 받은 사람들은 북한의 출판물과 각종 매체를 접할 수 있다.
결국 국가보안법은 어떤 행위에 담긴 내면의 의도를 처벌하는 양심 탄압법인 것이다.
자유로운 토론
국가보안법의 탄압 효과로 북한의 책들이 자유롭게 출판되지 않다 보니, 한국에서는 북한에 대해 토론하는 데 여전히 제약이 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은 단지 친북 조직
이처럼 한국 지배자들은 보안법을 이용해 북한과 아무 연계도 없는 체제 비판도 봉쇄하려 한다. 이를 통해 좌파 운동이 반체제적 사상과 이론을 가지고 자유롭게 토론하고, 이를 조직으로 스스로 표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또한 전투적인 노동자들과 관련 맺으려는 좌파를 반국가단체, 이적행위 등의 명목으로 공격함으로써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겁주고 좌파를 분리시키는 효과도 낸다.
문재인 정부도 《세기와 더불어》 출판을 그대로 둘 것 같지 않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은 대선 후보 시절
실제로 통일부는 《세기와 더불어》 출판에 대해
《세기와 더불어》의 출판과 온갖 반체제 사상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과 논쟁이 보장돼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국가보안법이 폐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