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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코로나 속 악화하는 이주노동자의 삶 방치하는 정부 규탄하다

‘2021 세계 노동절 이주노동자 행진’에 참가한 이주노동자들이 4월 25일 오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출발해 서울고용노동청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4월 25일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행동이 민주노총, 이주노조,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주최로 열렸다. 이주노동자들은 매년 메이데이(5월 1일 노동절) 직전 일요일에 집회를 열어 왔다. 대부분 그날 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날 필리핀 이주노동자가 발언했듯이 “노동절의 정신인 8시간 노동은 한국 이주노동자[의]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다.”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명분으로 집회의 권리를 제약한 탓에, 올해는 서울 도심이긴 해도 9명씩 4개 코스로 나눠서 행진해야 했다. 각 행진 대열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했다.

이주노동자들은 주요 요구를 적은 현수막을 펼쳐 들고 행진에 나섰다. 오랜만에 거리 행진에 나선 이주노동자들은 소리 높여 구호를 외쳤고, 거리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하라,”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숙사 보장하라.”

‘2021 세계 노동절 이주노동자 행진’에 참가한 이주노동자들이 4월 25일 오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출발해 서울고용노동청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이 요구들은 지난해 12월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 속헹 씨가 한파 속 숙소에서 사망한 사건과 관련 있다. 당시 농장주가 제공한 숙소는 비닐하우스 내에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가건물이었다.

이 사건으로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숙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고용허가제 문제도 다시 조명받았다.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극도로 제약해 이주노동자가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더욱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땜질 처방만 내놓고 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당장 제대로 된 기숙사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사용자들의 목소리가 더 커지면서,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현재 이주노동자 기숙사의 변화는 더딜 뿐이다.”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기숙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이주노동자 기숙사 사진전 ‘코리안 드림: 사람사는 숙소?’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사진전은 이주노동자 메이데이에 맞춰 개장했다. (온라인 사진전 보러가기: http://ijunodong.org/house/)

문재인 정부의 경찰은 방역을 핑계삼아 행진에 사사건건 참견하며 훼방을 놨다. 연대하려고 온 활동가 등 10여 명이 인도에서 행진 대열을 따라 걷자, 참가 인원을 넘겼다며 막으려 했다. 또한 경찰은 행사 진행자가 행진 인솔자에게 전달사항을 말하려 다가가는 것조차 제지하려 했다. 행진 참여자들이 항의하고 나서야 경찰은 물러섰다.

사사건건 방역을 핑계댔지만, 경찰이 언제 노동자의 열악한 방역 현실에 눈곱 만큼이나 관심이나 줬단 말인가? 특히 이주노동자는 문재인 정부의 외면과 열악한 노동조건 때문에 매일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행진으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도착한 이주노동자들이 ‘2021 세계 노동절 이주노동자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승진

방역 수칙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전태일 다리, 명동역, 명동 롯데백화점에서 각각 출발한 행진팀들은 서울고용노동청 일대에서 선전전을 벌였다. 동시에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발언에 나선 네팔 노동자는 사용자가 방역에 필요한 지원은 하지 않으면서 이주노동자에게 고압적으로 위생수칙을 지키라고만 하고 자유로운 외출까지 막는 것을 비판했다.

“사업주는 마스크나 손소독제 등 필요한 도구는 주지 않으면서 [공장]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한다. 한 공장에 15~16명이 있는데 모두 한 부엌을 써야 하고 숙소도 비좁다. [그런데] 코로나에 걸리면 본국 가야 된다고 협박한다.

“사장은 왜 협박만 하는지, 정부는 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로나 때문에 해고되는 이주노동자가 많다. 노동자가 아니라 공장이 문제다. 그런데 정부는 재난지원금도 주지 않았다. 최저임금도 지키지 않는 공장이 많다.”

한편,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후 “미얀마 군부독재 중단! 민주주의 지지!” 현수막을 펼치고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퍼포먼스로 미얀마 대중 항쟁에 지지를 보냈다.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고,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이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고 있다. ⓒ조승진
‘2021 세계 노동절 이주노동자 행진’에 참가한 이주노동자들이 4월 25일 오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출발해 서울고용노동청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2021 세계 노동절 이주노동자 행진’에 참가한 이주노동자들이 4월 25일 오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출발해 서울고용노동청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2021 세계 노동절 이주노동자 행진’에 참가한 이주노동자들이 4월 25일 오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출발해 서울고용노동청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행진으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도착한 이주노동자들이 ‘2021 세계 노동절 이주노동자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조승진
이주노동자들이 ‘2021 세계 노동절 이주노동자 기자회견’에 참가하고 있다. ⓒ조승진
이주노동자들이 ‘2021 세계 노동절 이주노동자 기자회견’에 참가하고 있다. ⓒ조승진
이주노동자들이 ‘2021 세계 노동절 이주노동자 기자회견’에 참가하고 있다. ⓒ조승진
이주노동자들이 ‘2021 세계 노동절 이주노동자 기자회견’에 참가하고 있다. ⓒ조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