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7월 6일부터 전면 파업을 시작했다. 2019년과 2020년 임금·단체교섭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쟁의 핵심 요구는 임금 인상과 징계 철회다. (관련 기사: 본지 375호 ‘현대중공업: 수주가 늘어도 임금 동결?’)
사측은 조선업이 불황이던 지난 수년간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했다. 지난해에는 정몽준·정기선 총수 일가가 900억 원 넘게 배당금을 받아가면서, 노동자들에게는 임금을 동결하려고 했다. 또한 2019년 법인분할 반대 투쟁으로 조합원 1400여 명을 부당하게 징계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해고됐다.
7월 6일 파업 첫날, 비가 매우 많이 내렸다. 하지만 조합원 800여 명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파업에 참여했다. 약식 집회 후 행진을 시작했다. 노조 간부들은 기습적으로 크레인을 점거했다. 노동자들은 점거한 크레인 주위에 있는 이동식 철제 계단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파업 둘째 날에는 대열이 더 늘었다. 1200여 명이 참가했다. 노동자들은 전날부터 천막 농성장을 차리고 오토바이를 이용해 블록 이동용 트랜스포터 진입을 봉쇄했다. 집행부가 점거한 크레인은 블록(거대한 철제 구조물)을 뒤집는 역할을 하는데, 사측이 블록을 다른 곳으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당장에는 생산 차질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이것이 장기화되면 효과를 낼 수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자, 보수 언론들은 투쟁을 비난하고 나섰다. 조선업이 모처럼 잘 나가는데 파업이 발목을 잡는다면서 말이다. 조선업이 불황일 때는 불황인데 투쟁한다고 비난하더니, 이번에는 반대로 호황인데 투쟁한다고 비난한다. 그러면 노동자들은 언제나 희생만 해야 한단 말인가?
사측은 올해 수주 목표량의 94퍼센트를 달성했다고 할 정도로 수주가 많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노동자들의 정당한 임금 인상 요구를 외면하는 사측이야말로 비판 대상이다.
노동자들은 불만이 많다. 경제 위기를 이유로,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을 쥐어짜 왔다.
사측의 양보를 강제하기 위해 파업을 더 강화해야 한다. 노조는 애초 7월 9일까지로 예정했던 전면 파업을 16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현대중공업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고 있고, 금속노조는 영남권 금속노동자 대회도 잡았다. 활동가들이 더 많은 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