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CJ대한통운 파업 승리:
단호한 파업과 연대로 임금 인상 따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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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전국택배노조 울산지부 CJ대한통운남부지회 신정분회 노동자들이 파업 일주일 만에 완승을 거뒀다. 노동자들은 대리점 소장이 지난 3월에 합의한 수수료 인상을 어기자 7월 16일부터 파업을 벌였다.(관련 기사: ‘임금 인상 합의 미이행에 항의하는 울산 CJ대한통운 파업’, 〈노동자 연대〉 378호)
파업 결과, 소장은 3월에 합의한 대로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소장이 약속을 어기고 지급하지 않았던 인상분도 소급 적용해서 지급하기로 했다. 소장은 조합원들이 일감을 줄여야 임금 인상 합의를 이행하겠다고 버티다 그것도 거둬들였다. 노동자들이 완전히 승리한 것이다.
노동자들의 단호한 투쟁과 파업 확대가 이번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신정분회 조합원들은 대리점 전체 30여 명 가운데 9명으로 소수였지만 단호하게 파업을 벌였다.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택배 상품 수만 개가 배송되지 않았다.
한 파업 노동자는 “조합원이 뭉치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 줬다” 하고 말했다.
다른 택배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연대 투쟁도 벌어졌다. 7월 19일부터 신정분회가 속한 남부지회와 북부지회의 노조 간부 20여 명이 연대 파업을 벌였다. 그리고 7월 20일부터는 울산의 대다수 조합원들이 신선식품 배송을 거부했다. 김기홍 남부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다른 지회들의 연대 투쟁은 별도의 요청과 논의 없이 이뤄진 것입니다. 연대 의식과 동지애가 높아진 게 큰 성과입니다.”
CJ대한통운 사측은 콜밴과 퀵서비스까지 동원해 신선식품을 대체수송하다가 노동자들에게 적발되기도 했다. 이것은 노동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노조는 적발한 대체수송을 고발할 계획이다.
7월 22일부터는 남부지회 전체 조합원 60여 명(남부터미널 전체 택배기사의 약 55퍼센트) 전원이 파업에 동참했다.
그러자 원청 사측은 노조에게 합의를 약속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파업을 중단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말로 하는 약속을 믿을 수 없다며 합의서를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울산 내 단체들의 연대도 확대됐다. 진보당 울산시당을 비롯해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학비노조 울산지부, 노동자연대 울산지회 등이 파업 집회에 동참했다.
이번 투쟁은 코로나19 시대에 필수인력인 택배 노동자들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 줬다.
택배 노동자들은 6월 전국택배노조 파업의 승리 속에서 자신감을 얻어 현장 투쟁에 나서고 있다. 얼마 전 CJ대한통운 성남지회 노동자들이 승리한 데 이어, 울산에서도 노동자들이 승리한 것이다.
이번 승리는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듯하다.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적은 대리점이 또 있습니다. 그곳 소장도 지금 노동자들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임금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노동자들이 지금 같은 투쟁의 기세를 이어나가 더 많은 노동조건 개선을 이루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