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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로젠택배 노동자들:
“사기가 좋은 이때 투쟁해 더 개선하자"

울산지역 로젠택배 노동자들(택배노조)이 최근 택배노조의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합의 성과를 발판 삼아, 열악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현장 투쟁을 준비 중이다.

로젠택배는 6월 택배 파업의 성과로 9월에 택배 분류 작업에 인력 1000명을 충원하기로 약속했다. 분류 작업을 할 인력이 충원되지 않는 경우에는 분류 작업 비용을 노동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그간 로젠택배에는 분류 인력이 단 한 명도 충원되지 않았다. 하루 12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은 물론, 일부 노동자들은 일요일에도 나와 일했다. 심지어 새벽에 배송이 끝난 날은 터미널 사무실이나 차 안에서 쪽잠을 자고 다시 일하기도 했다. 결국, 올해에만 노동자 2명이 쓰러졌고 안타깝게도 1명은 생을 마감했다.

산적한 문제들 개선해야 할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레일에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제공 전국택배노조 로젠동울산지회

로젠택배의 다단계 고용구조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더욱 악화시킨 요인 중 하나다. 로젠택배 노동자들의 약 30퍼센트는 대리점과 계약한 팀장이 고용을 하는 다단계 구조다. 배수홍 전국택배노조 로젠동울산지회장은 팀장의 횡포가 한 두 가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팀장들이 수수료(임금)를 중간에 착복하고, 자기 마음대로 임금을 깎기도 합니다. 계약서도 쓰지 않고 일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용 인원으로 잡히지 않는 유령이나 다름 없어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팀장 마음에 안 든다고 해고된 노동자도 있었습니다.”

7월 27일부터 새로운 표준계약서가 도입된다. 택배사나 대리점은 택배기사들과 이번 합의 내용 등을 반영해 표준계약서를 체결·갱신해야 한다. 특히 이번 표준계약서에는 택배기사의 고용을 최소 6년간 보장하는 내용도 담기로 했다.

로젠동울산지회 노동자들은 이번 기회를 이용해 대리점이 택배기사와 직접 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투쟁의 성과 중 하나가 회사가 택배기사의 고용보험료와 산재보험료를 전액 책임지기로 한 것인데, 로젠택배 사측은 이를 무시하고 노동자들더러 절반을 부담하라고 통보했다. 팀장에게 계약서도 없이 고용된 노동자들은 고용 인원으로 잡히지 않아 보험료 혜택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불안해 한다.

노동자들은 조만간 투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 군산에서 조합원 1명이 해고됐는데, 정황상 대리점이 계약서 작성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택배노조의 전국적인 파업으로 조합원들의 사기가 많이 오른 이때 투쟁해서 저들에게 힘을 보여 줘야 합니다.”(배수홍 로젠동울산지회장)

자신감

이외에도 로젠동울산지회 노동자들은 개선해야 할 작업장 환경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노동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낡은 수돗가 ⓒ제공 전국택배노조 로젠동울산지회

분류 작업을 전담할 인력이 1000명으론 부족하다고도 말한다. 또 택배기사가 분류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을 개당 수수료가 아니라 시급으로 지급받기를 원한다.

노동자들은 물건을 나르는 레일에 바짝 붙어 본인이 배송할 택배를 골라 내는 작업을 하다 레일에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가 다반사로 일어난다고 말한다.

화장실 세면대 마련, 냉난방 기구 확충, 우천 대비 시설 마련, 암을 유발하는 터미널 바닥 물질 제거 등 노동 환경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작업현장 한켠에 쌓여 있는 폐 아스콘. 폐 아스콘은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제공 전국택배노조 로젠동울산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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