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의 대장동 의혹 공세에 넘어가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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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우파 언론들이 9월 초순부터 한 달 반 넘게 이재명 전 경기지사에게 권력형 부패 의혹 공세를 펴고 있다.
우파가 던진 여러 의혹 중 지금껏 사실로 증명된 건 하나도 없다.
우파는 하나를 던졌다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면 허위사실이었음을 사과하고 수그러드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더 높이며 새로운 의혹을 또 던지는 식이다. 은폐에 성공한 것이니 더 무섭고 나쁜 놈이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며 말이다. 의혹을 진실로 단정하고 벌이는, 말 그대로 진흙탕 작전이다.
국민의힘 윤석열은 친정인 검찰을 “이재명 사수대”로 비난하며 이재명이 가야 할 곳은 감옥이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자신이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 수사 당시에 대장동 개발에 대한 부정 대출 혐의를 수사하지 않고 넘긴 의혹은 해명하지 않고 있다.
원희룡은 ‘대장동 1타 강사’를 자처한다. 제주도지사인 원희룡은 그 자신이 지금 제주시 오등봉 개발 민간 특혜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래서 부동산 특혜와 비리 구조를 잘 아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온다.
원희룡은 정신과 의사인 아내까지 동원해 이재명을 ‘소시오패스’로 몰아붙였다. MBC 라디오 ‘정치인싸’라는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자기 처를 옹호한답시고 히스테리에 가까운 언동을 해 방송이 잠시 중단되는 방송 사고가 났다.
원희룡 처의 발언이 명예훼손 아니냐는 친이재명 출연자의 반론에 대해 원희룡은 자기 처의 발언이 부당함을 입증하려면 이재명이 먼저 정신감정을 받으라는 적반하장 식 발언을 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이재명이 방송에서 이런 언동을 했으면 ‘이재명은 소시오패스’라는 보도가 언론을 도배했을 것이다. 반면 원희룡은 별 비난도 받지 않고 다다음 날 이재명을 12건의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홍준표가 ‘도덕성’, ‘공공의 이익’ 운운하고, 비리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어쩌고 하는 것도 메스꺼울 뿐이다. 홍준표는 2013년 경남도지사에 취임하자마자 지역 최대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폐쇄해 공공의 이익을 가뿐히 외면했다.(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서 진주의료원의 부재의 문제점이 새삼 회자됐다.) 그는 첫 국회의원 당선 직후 선거에서 돈을 뿌린 혐의로 의원직을 박탈당하기도 했었다. 금권 선거도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짓이다.
선거법 재판
사실 대장동 개발 건은 2018년 이재명이 경기도지사 당선 후 받은 선거법 위반 재판(무죄)에서 이미 다뤄진 바 있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성남시 조직은 (지금과는 정반대로) 이재명이 대장동 개발에 따른 이익 환수 성과를 ‘과장’했다고 검찰에 고발했다. 아직 개발이익이 다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이재명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5500억 원이나 되는 거액 환수를 확정된 것처럼 발표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재명 형의 강제 입원 문제 등과 묶여서 대법원까지 갔던 이 재판은 이재명을 상당히 곤란하게 만든 재판이었다. 그러나 형의 강제 입원 건이 1심 무죄 → 2심 유죄 → 대법 무죄의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한 것과 달리, 대장동 허위 과장 건은 일관되게 무죄로 나왔다. 이 말인즉슨, 부실 수사 논란과 별개로 검찰은 이미 대장동 건을 수사했던 것이다.
법원 판결은 다음과 같았다: 최종 2017년에 맺은 약정에 따라 2018년 시점에서 공원화 비용(2700여억 원 소요) 포함 5500억 원의 개발이익을 성남시가 환수하고, 이를 민영개발로는 확보하지 못했을 성과라고 말한 것은 허위 과장이 아니다.
법원 판결문을 보면,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 측은 2018년 시점에 성남시에게 5500억 원을 배당하면 자기네들의 예상이익이 24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시 말해, 2018년에도 자신들의 이익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치솟을지는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문제는 화천대유와 SK 등이 택지의 상당수를 분양받았다는 점과 그 시점이 부동산 가격 폭등과 겹쳤다는 점이다.(부동산 경기의 반등은 2015년경부터 시작됐다.) 이것이 이들이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수천억 원을 더 번 이유다.
이재명이 성남시에 의도적으로 손실을 입혔다는 배임 혐의가 성립되는지 의문인 이유다. 예상치 못한 불로소득이 천문학적 규모(8000여억 원)로 발생했다 해도 성남시가 우선 확보한 5500억 원을 그에 견줘 적다고 보기도 애매하다. 비유하면, 컵에 물이 반 찬 것을 두고 절반‘밖에’ 없는지 절반‘이나’ 있는지 하는 논쟁과 흡사하다.
히스테리
따라서 애초에 국가(공공)도 좋고, 투자자(투기꾼들과 재벌, 대형 시중은행 등)도 좋은 개발이 가능하고 또 합리적이라고 본 것을 정치적 한계로 지적·비판하는 것은 옳지만(그것은 노동과 자본의 이해를 조화시키려는 사회민주주의적 한계다), 근거도 없는 우파의 허위비방 공세에 동조하는 것은 잘못이다.
우파의 거짓 비방 공세가 성공하면 부동산 불로소득이 더 잘 환수될 거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는가? 그들이야말로 부동산 개발 복마전의 원조인데 말이다.
사실 우파의 대장동 특검 요구야말로 그들이 진실 규명에는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다. 지금도 수사가 늦고 부실하다고 지적받는 상황에서 특검을 하기로 하면 한두 달은 수사가 지연된다. 이렇게 특검으로 시간을 끌면서 무책임한 공세를 이어 가겠다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그러므로 정의당이 특검 요구에 동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재명의 기반은 여타의 민주당 정치인들과 다소 다르다. 그는 노동계 지도층 일부, 좌파적 지식인층 다수를 자기 기반의 일부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배계급은 이재명이 내년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대중의 사기가 오를 수도 있음을 걱정한다. 이에 대한 지배계급 다수의 거부감이 반이재명 히스테리에 담긴 실체다.
이재명은 검찰 수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가 되면서 문재인과의 좌파적 차별화를 꺼리는 듯하다. 이재명이 대중의 개혁 염원에 부응하면서 바람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의 대중적 지지는 조금씩 감소할 것이다.
우파 공세의 허위성을 비판·폭로하는 것은 단순히 이재명에 대한 무죄 변론이 아니다. 대중의 개혁 염원이 더 활성화돼 장차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으려면 우파의 허위 비방 공세를 폭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