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뉴스타파〉·JTBC 압수수색:
언론 탄압 중단하라: 조작 보도 운운은 빌미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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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4일) 오전 검찰이 ‘김만배-신학림 녹취 파일’ 보도를 빌미로 〈뉴스타파〉와 JTBC 사무실 그리고 한상진·봉지욱 기자의 집까지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검찰, 우파 언론들은 〈뉴스타파〉 등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한 언론들에 “대선개입 여론조작”(검찰 특별수사팀의 공식 명칭), “가짜뉴스 온상” 등의 딱지를 붙여 조작 보도 범죄가 일어난 듯이 기정사실화한다.
그러나 지금 밝혀진 것은 〈뉴스타파〉의 취재원이었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김만배로부터 대가성 돈을 받았을 가능성뿐이다. 오보 여부나 그 수준도 아직 알 수 없다. 하물며 〈뉴스타파〉가 의도적으로 이런 일을 꾸몄다는 증거는 없다.
2011년 윤석열이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담당했을 때 대장동 일당, 특히 조우형에 대한 수사가 무마됐다는 의혹 제기도 여전히 오보로 보기 힘들다. 부산저축은행 전 회장 박연호의 사촌 처남이자 대장동 사업 자금책이었던 조우형은 결국 수년 뒤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알선 혐의로 처벌받았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실은 “대장동 주범과 노조 출신이 합작한 희대의 대선 공작”이라고 했고, 국민의힘 당대표 김기현 등은 이 일을 이승만의 3.15 부정 선거에 빗대며 “사형에 처해야 할 국가 반역죄”라는 황당무계한 소리까지 한다.
언론 통제를 위해 임명된 방송통신위원회 수장 이동관은 〈뉴스타파〉 폐간 운운하며, 가짜뉴스 보도 언론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할 입법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은 서울시 등록 인터넷 신문인 〈뉴스타파〉의 등록취소심판 청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런 일들은 그저 우기기를 통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 평소에 눈엣가시 같던 언론사와 기자들을 쥐 잡듯이 잡을 궁리만 하고 있는 게 엿보인다.
오보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권력층에 대한 의혹 보도나 의견 보도를 하지 말라는 얘기다. 팩트 보도도 오보를 피하려면 검찰·경찰 등 수사 기관이나 정부 발표만 받아쓰기해야 한다. 그런 기관들과 친화적이거나 유착된 보수 언론들만 신날 것이다.
이런 행태들이야말로 공작질이며 민주적 기본권인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짓이다. 지금도 이 정부는 핵 폐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괴담’을 정부 공식 문서로 퍼트리고 있다. 간첩 조작 검사 출신인 이시원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직 중인데, 이 정부가 가짜뉴스를 문제 삼을 자격이나 있나?
지금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확실한 증거도 없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뒤집어 씌우고,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 당시 검사 윤석열의 수사 무마 의혹을 없던 일로 만들려 한다. 그와 연관된 일명 “50억 클럽” 수사는 아주 부실하게 하면서 말이다.
또한 윤석열은 이번 기회에 정부 비판 언론이나 보도를 억압해서 정부와 우파에게 유리한 이념 지형을 형성하려고 한다. 물론 내년 총선을 많이 의식하고 있겠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윤석열은 대중 수준에서 매우 부정적 여론에 직면해 있어 커다랗게 떠오를 수도 있는 투쟁들을 억눌러야 하기 때문이다.
〈뉴스타파〉 같은 탐사 보도 언론, 특히 기자까지 겨냥한 공개적이고 대대적인 압수수색은 내부 고발이나 정보원들을 위축시키는 입단속 효과도 노리는 것이다. 여권 권력자들에 대한 탐사 보도 자체를 위축시키려는 것이다.
윤석열 퇴진 촛불 운동을 지지하며 정부 비판 보도를 이어온 〈시민언론 민들레〉도 올해 1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대대적 압수수색을 당했고 이후 세 차례나 압수수색을 더 받았다. 최근 MBC 기자 개인들도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러한 언론 탄압은 그만큼 윤석열 정부가 대중에게 감춰야 할 일을 많이 벌였고, 또 벌일 것이라는 신호다.
윤석열의 언론 탄압을 반대해야 한다.
2023년 9월 14일
노동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