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철군 10년:
미국은 어떻게 이라크 전쟁에서 패배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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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 이라크 내 친
미국이 타국 주재 대사관에 사드
하지만 이런 공격과 교전은 이라크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이라크에서 친
왜 이런 일이 계속되는가? 이를 이해하려면 미국이 이라크에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9
2001년 9월 11일에 알카에다가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D.C.의 국방부 청사 등을 공격했다. 당시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하지만 미국의 권력자들은 이미 훨씬 전부터 군사력을 과시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소련의 붕괴와 냉전 종식은 유럽 강국들과 일본, 중국 등 미국의 다른 경쟁자들이 부상할 기회였다. 미국의 최강국 지위가 위협받으리라는 불안감을 느낀 미국 정치 엘리트들은 1997년
이들은 미국이 경쟁자들을 견제하려면
이들에게 9
9
하지만 미국이 내세운 명분은 훗날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침공 전에 탈레반은 빈라덴을 제3국으로 송환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부시는 이를 거절했다. 군사력을 과시하기 좋은 손쉬운 상대인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고 지정학적 요충지인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후 미국의 시선은 이라크로 향했다. 2002년 부시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란
부시 정부는 이라크를 장악해 중동 석유를 지배하고자 했다. 이라크의 막대한 석유 자원은 미국 자본주의에 훌륭한 전리품이 될 것이었다. 더 중요하게는, 중동 석유를 장악하면 거기에 의존하는 유럽
그래서 부시 정부는 이라크를 침공해 후세인 정권을 제거하고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 질서를 이라크에 이식하고자 했다.
파괴
부시는 2003년 3월 20일 이라크를 침공해 5월 1일에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가 내세운 이라크
일례로, 이라크는 1970~1980년대만 하더라도 중동에서 의료 체계가 가장 발전한 나라였다. 하지만 미국의 침공은 상황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질을 앓는 이라크 영유아의 사망률은 1990년에는 600명 중 1명이었지만, 지금 그 수치는 50명 중 1명으로 치솟았다. 전쟁 전인 1990년대 내내 서방의 제재하에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던 이라크의 의료 체계는 전쟁으로 붕괴됐다. 2003년 이라크의 의료 예산은 1993년 대비 90퍼센트 감소했다.
미국의 침공 전에는 이라크인의 92퍼센트가 충분한 식수를 공급받았다. 하지만 이제 이라크 아동 5명 중 3명은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전쟁으로 상하수도가 파괴돼 수많은 이라크인들은 오염된 강물을 마실 수밖에 없는 조건으로 내몰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미국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이라크를 점령한 미국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이른바
그래서 점령은 처음부터 저항과 반란에 직면했다. 소규모 첨단 군대를 이용해

미국은 상황을 안정시키려고 종파 갈등을 부추겼다. 후세인이 속한 소수파인 수니파를 체계적으로 배제하고 시아파를 적극 끌어들였다. 이것은 끔찍한 내전과 종파 간 폭력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점령 4년째인 2007년이 지나면서야 이라크는 약간
이는 미국에게 엄청난 지정학적 후퇴였다. 이라크를 점령해 중동 석유를 통제하고 그럼으로써 중동의 반미 강국인 이란을 억지한다는 침공의 목표가 완전히 어그러졌다. 미국 지배계급은 천문학적 돈을 투입하기가 점점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그래서 부시의 뒤를 이어 2009년에 취임한 버락 오바마는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미군 철군 이후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점령군이 살해 사실을 은폐하기가 부지기수였기 때문에 아무도 정확한 수치를 알지 못하지만, 적게 잡아도 이라크 사람들 수십만 명이 죽고 다쳤다.
이라크 경제와 사회는 엄청난 상처를 입었고, 빈곤과 종파 갈등이 판을 쳤다. 철저하게 사회가 무너진 상황에서
한편, 미국이 이라크에서 철군하면서 중동 지역의 세력 균형에 정치적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지역 최강자 자리를 두고 이란과 경쟁한다. 이런 경쟁은 중동 지역에서 또 다른 군사 충돌을 낳기도 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예멘 내전이다. 친이란 성향 반군이 예멘의 정권을 잡으려 하자, 이란과 경쟁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랍에미리트
미국의 동맹인 이스라엘은,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 실패하며 영향력이 커진 이란을 경계한다.
한편, 중동 최대의 산업국 이집트는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리비아의 군벌을 지원한다. 그리고 터키는 앞서 열거한 국가들 모두를 견제하기 위해 이란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고자 이 모든 갈등의 수렁에서 힘을 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중동의 세력 관계가 계속 불안정하고, 미국의 계획을 어그러뜨리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아래로부터 저항
중동에서 제국주의 지배 질서에 도전하는 중요한 요소는 아래로부터의 저항이다. 2011년에 중동에 잠시나마 민주주의와 해방의 가능성이 찾아왔던 것은 튀니지
그리고 2019, 2020년에도 수단
당시 아랍 민중이 항쟁에 나섰던 이유는 다양하고 복합적이었다. 물 부족, 산불 등 기후 재앙, 물가 인상과 생활고, 민주적 권리에 대한 억압 등. 이런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며 대규모 저항을 낳는 배경이 됐고 수단
미국의 이라크 철군은, 세계 질서 재편이 제국주의 강대국 지배자들의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 줬다. 미국은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 전쟁을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라크에서
그럼에도 중동의 불안정은 미국과 강대국들이 패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한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경쟁 속에서 민중의 삶은 계속 고통받을 것이다. 그러나 중동 대중이 지난 몇 년 동안 보여 준 저항은, 지배계급이 강요하는 빈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