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보호소 ‘새우꺾기’ 고문 피해자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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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와 연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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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새우꺾기’ 고문을 당한 모로코 출신 난민 신청자 M씨가 2월 8일에 보호일시해제(일시 석방)됐다. 구금된 지 11개월, 고문 사실이 폭로된 지 5개월 만이다.
자신을 고문한 보호소 직원들의 감시와 통제하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던 M씨의 고통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M씨의 항의와 저항이 없었다면, 또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연대하지 않았다면 석방은 아득했을 것이다.
M씨는 석방을 요구하며 지난 12월 16일부터 약 보름간 단식 투쟁을 벌였다. 화성보호소에 구금된 다른 이주민 몇 명도 M씨에 연대해 동조 단식을 했다.
보호소 밖에서 M씨를 지원하는 단체들은 연대 단식을 하고, SNS ‘인증샷’ 캠페인을 벌이고, 청와대와 여러 지역 출입국관리청 앞에서 기자회견과 거리 행진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연대 활동에 호응했다.
이주민을 외국인보호소에 무기한 구금할 수 있게 하는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하는 서명 운동도 진행 중이다(2월 10일 마감). 이 서명은 관련 헌법재판소 재판에 제출될 예정이다.
M씨는 체류기간 연장 기한을 놓쳐 지난해 3월 화성보호소에 구금됐다. 보호소의 열악한 처우에 M씨가 지속적으로 항의하자, 보호소 측은 ‘새우꺾기’ 고문을 하고 그를 징벌방에 감금하는 등 가혹 행위를 여러 차례 저질렀다.
M씨를 지원해 온 이주·인권 단체들이 이 사실을 9월에 폭로했고,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이 때문에 법무부는 자체 진상 조사를 하고 인권 침해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그 후 무려 5개월 동안이나 M씨를 석방하지 않았다. 법무부 장관 박범계가 지난 12월 M씨를 직권으로 석방할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외국인보호소 구금을 연장하려면 3개월마다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법무부는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 나오고 나서야 M씨를 석방했다.
2월 8일에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는 화성보호소 앞에서 석방되는 M씨를 맞이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M씨는 “여전히 보호소 안의 사람들은 노예 취급을 받고 있다. 자유와 정의를 내 형제들에게 달라” 하고 요구했다.
한편, 2월 4일 화성보호소에서는 구금된 이주민 1명과 보호소 직원 2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보호소는 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구금된 이주민들은 밀폐된 곳에서 집단적으로 생활한다. 게다가 현재 화성보호소에는 면역이 취약한 HIV 감염인도 1명 구금돼 있다. 한 명의 확진이 손쉽게 집단 감염으로 번질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M씨뿐만 아니라 구금 이주민을 모두 석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