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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책임 회피하는 CJ대한통운과 정부를 규탄한 전국택배노동자대회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파업 56일째인 오늘(21일), 오후 2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전국택배노동자대회(전국택배노조 주최)가 열렸다.

오늘 집회엔 약 1500명이 모였다. 파업 중인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이 주력 대열이었지만, 같은 택배노조 산하인 우체국·롯데·한진·로젠 등 여러 택배사 노동자들 수백 명이 동료 노동자들의 파업 연대를 위해 참석했다.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은 타 택배사 노동자들의 연대에 고마워했고, 타 택배사 노동자들은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의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신정환
전국에서 모인 택배노조 CJ대한통운, 우체국, 한진, 롯데, 로젠 등 택배 노동자들이 청계광장에서 택배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CJ대한통운을 비롯한 우체국, 한진, 로젠, 롯데 택배 노동자가 연단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하루 파업을 하고 참가한 한 롯데택배 노동자는 말했다. “CJ대한통운에서 [당일 배송, 주 6일제, 터미널 도착 상품의 무조건 배송 등이 담긴] 부속합의서가 관철되면 롯데, 한진 등 줄줄이 부속합의서가 도입되어 일요일까지 나와서 일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도 CJ대한통운 사측은 노동자들의 근무조건과 임금(수수료)을 사실상 좌지우지 하면서도, 택배 기사들의 사용자가 아니라며 노동자들의 요구에 묵묵부답이다.

노동자들의 연이은 과로사가 투쟁의 배경에 있고 바로 그 과로사 방지 합의를 사측이 뒤엎으려 하는데도 노동자 비난에 매진하는 주류 언론의 비방 공세와 정부의 편들기는 역겹기만 하다.

집회 발언자들은 과로 방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CJ대한통운 사측과 이를 옹호하고 있는 정부·여당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4개 진보정당(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은 CJ대한통운 투쟁을 지지하는 공동 결의문을 발표했다.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사용자가 아니라며 대화를 거부하는 CJ대한통운 사측을 규탄하며 집회 후 물과 소금 섭취도 끊는 단식에 돌입했다.

“우리는 하나다” 롯데·한진·로젠 등 택배 3사의 쟁위권을 가진 조합원들은 이날 하루 경고 파업을 하고 노동자대회에 참가했다 ⓒ이미진
전국택배노동자대회에 참가한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전국택배노동자대회에 참가한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88개 단체가 모여 결성한 ‘CJ택배공대위’는 정부, 사측에 노조와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런데 노조에 “대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작은 행동”을 보여 달라고 제안했다.

노조는 집회 직후인 오후 5시부로 CJ대한통운 본사 3층 점거를 해제했다. 3층 점거에 참가했던 노동자들은 노조 지도부의 결정을 매우 아쉬워하면서도, 대화 조성을 위해 수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본사 점거는 1층(약 50명)만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사측은 대화에 나서긴커녕 1층 점거 해제도 압박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경찰은 점거 조합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진경호 위원장은 “오늘부로 전 조합원은 재벌 CJ에 맞서 끝장 투쟁에 돌입합니다.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아쉽게도 오늘 구체적인 투쟁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민주노총과 서비스연맹 등 상급 단체들의 연대 투쟁 계획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투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파업 중인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도 투쟁의 돌파구에 대한 고민이 커 보였다.

전국택배노동자대회에서 CJ대한통운, 우체국, 한진, 롯데, 로젠 등 택배노조 깃발이 날리고 있다 ⓒ이미진
전국택배노동자대회에 참가한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전국택배노동자대회에 참가한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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