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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택배 파업:
연대가 관건이다: 이것이 정치다

CJ대한통운 택배 파업이 2월 8일 현재 43일 차를 지나고 있다.

파업 노동자(전국택배노조) 1650여 명은 한 달 넘게 수입을 포기하면서도 거의 이탈 없이 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다”는 각오다. 과로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택배기사의 분류 작업 제외, 요금 인상분을 노동자 처우 개선에 사용 등)과 노동조건을 심각하게 후퇴시킬 부속합의서(당일 배송, 주 6일제, 터미널 도착 상품의 무조건 배송 등) 폐지가 관철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투지를 보이고 있다.

과로사 방치 말고 합의 이행하라 1월 20일 군포복합물류센터 총력투쟁 결의대회 ⓒ이미진

한편, CJ대한통운 사측도 손해를 감수하면서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 초기부터 파업 노조원 비중이 높은 지역들(경기도 성남·광주, 울산, 경남 창원 등)에서는 택배 접수를 중단시켰다. 이 지역들에서는 수 주에서 한 달가량 택배 배송이 지연되고 있는데 말이다.

설 특수기에는 직영기사(합법 대체 배송) 등 추가 인력 1700명을 투입하기도 했다.

사회적 합의의 주체 중 하나인 문재인 정부도 사측 편을 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여 주기 식 현장 조사를 하고는, 택배사들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며 면죄부를 줬다. 국토교통부가 방문한 터미널 25곳 중 72퍼센트(18곳)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여전히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발표 이후, 택배·화물 기업주들을 대변하는 통합물류협회가 적반하장으로 택배 파업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처럼 사측과 정부가 자신들이 약속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거부하고 있어서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점유율 약 50퍼센트로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은 격화하는 경쟁에서 추격자들을 뿌리치려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특히 잠재적 경쟁자인 쿠팡이 머지않아 택배 사업에 뛰어들 것을 염두에 두고, 내년까지 2조 5000억 원을 투자해 배송 인프라 구축에 나서려 한다.

사회적 합의로 인상된 요금 상당 부분을 사측이 자기 주머니로 가져가려는 까닭이자 노동자들에게 당일 배송 등의 속도 경쟁을 강요하는 이유다.

사측은 파업 노동자 수가 전체 택배 기사의 7~8퍼센트 정도인 것을 이용해, 택배노조와 조합원들의 기세를 이참에 꺾어 놓겠다는 태세다. 수익성 증대와 빠른 배송 경쟁 강요에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하에서 성장 중인 택배 기업들을 지원하려고 한다. 최근 사기가 높았던 택배 노동자들을 좌절시켜, 다른 노동자들의 투지도 약화시키려고 한다. 노동자 투쟁 단속 능력을 보여 줘 사용자들의 신임을 얻으려는 것이다.

친사용자 언론들은 비노조원들이 택배 파업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파업의 정당성을 깎고 노노 갈등을 부추긴다. 특히나 일부 비조합원 택배 기사들이 일부 대리점 소장들과 파업 중단 요구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집회도 벌이자, 이런 비난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요컨대, 정부와 사용자들은 매우 정치적으로 파업을 대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연대 확대에 더욱 나서야

지난해 택배노조 마녀사냥이 민주노총 탄압으로 이어졌듯이 택배노조에 대한 공격은 전체 노동운동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누구보다 민주노총의 책임이 크다. 산하 조직 동원을 통한 연대 확대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사용자들의 파업 탄압과 비난 공세에 맞서, 파업 노동자들의 사기를 꺾고 분열시키려는 작태에 맞서, 택배 파업에 대한 연대를 확대·강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이 2월 11일에야 연대 집회를 잡은 것은 많이 늦었다. 전국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파업 조합원 전체 2박 3일 집중 상경투쟁(2월 10일~12일)을 계획하고 있다.

상경 투쟁이 연대 집회의 동원과 결합된다면, CJ대한통운 파업 조합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후속 연대 투쟁 계획이 시급하다. 전국택배노조는 상경 투쟁 직후인 13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타 택배사 조합원들에게 파업 조합원 생계비 마련을 위한 채권 구입을 제안할 예정이다.

사실 파업을 응원하는 비조합원들은 적지 않다. 울산 등지에선 비조합원들이 파업 집회에 동참하고 있다. “택배노조 설립 후 현장 조건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여론도 우호적이다. 노동자·청년·학생 등에서 택배 파업에 대한 사회적 지지도 적지 않다. 민주노총 차원의 연대 투쟁이 오히려 부족했다.

2월 8일 노동계 4개 진보정당[정의당, 진보당, 노동당(변혁당과 합당), 녹색당]이 공동으로 택배 파업 지지 기자회견을 했다. 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노동자 연대〉 지지자들은 택배 파업 연대 확대를 위해 노력하자.

택배 노동자 투쟁에 대한 지지는 광범하다 1월 26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의 택배 파업 지지 신문 <노동자 연대> 특별 가판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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