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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따라 방역 포기한 르노삼성자동차
확진자 속출에도 공장 가동에만 급급

최근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피해가 떠넘겨지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공장에도 확진자가 늘고 있다. 한 예로 20명가량이 있는 한 팀에서는 확진자가 9명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측은 정부 방침에 부응한다는 핑계로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깡그리 무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측은 가족 중에 확진자가 있어도 출근하라고 한다.

또, 사측은 자가격리자 100여 명에게 일단 출근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오면 일을 하라고 지시했다. 42명이 검사를 해 그중 4명이 양성으로 나왔고, 나머지 60명은 신속항원검사도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됐다.

사측은 가족 중에 확진자가 있거나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매일 검사를 하는데, 양성 비율이 5~8퍼센트로 위험한 수준이다. 확진자가 더 생기면 공장 일시 중지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생산에만 급급한 사측의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새벽에 일어나서 8시간의 주간 근무를 마친 노동자를 코로나로 인력이 없다며 곧바로 야간조에 투입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노동자들은 쉬는 시간도 없이 16시간 근무에 내몰리고 있다. 얼마 전 나도 주간 근무를 마치고 나니, 관리자가 야간조에 사람이 없다며 계속 일하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압력이 내려온다.

생산직 노동자들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다. 어떤 공정에는 한꺼번에 노동자 8명이 양성 확진으로 라인 가동이 불가능해지자 사무직들을 투입했다. 이들은 코로나에 걸리고 말았다. 빈 자리에 투입된 관리자들도 확진자가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노동자들은 “다 죽자는 것이냐”면서 불만이 크다. 각자 알아서 조심하자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환경, 안전, 건강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에는 방역과 관련한 단협과 별도의 수칙이 있다. 이것을 정부 방침을 핑계로 덩달아 완화한다는 것은 결국 다 코로나 걸리자는 것과 다름없다.

정부와 사측의 방역 포기와 납기에 급급한 생산은 이윤에 혈안이 된 자본주의 사회의 횡포를 보여 준다. 이로 인한 책임과 고통은 고스란히 노동자의 몫이 됐다.

3월 14일 르노삼성자동차노조, 금속노조 르노삼성자동차지회, 새미래 르노삼성자동차노조는 공동 성명을 내서 사측에 방역 강화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