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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vs 박경석 전장연 대표 일대일 토론:
박경석, 이준석의 장애인 시위 비난을 반박하다

어제(13일) JTBC 〈썰전〉에서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일대일 토론을 벌였다.

이준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장연 지하철 시위를 “백만 서울 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 “비문명’, “불법 시위”라고 공격했다. 3월 25일부터 지금까지 그가 올린 전장연 공격 글이 28개나 된다.

하지만 이런 공격은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여론조사(1020명 대상)를 보더라도 이준석의 발언에 대해 55.9퍼센트가 “장애인 비하의 잘못된 주장”이라고 답했다.

이준석과 박경석 대표가 토론을 벌이고 있다 ⓒ출처 JTBC

이준석은 이번 토론회에서 장애인들의 요구에 동의한다면서도, 시위 방식을 집요하게 비판했다. 지하철 시위가 “시민 불편”을 야기하고 “국가 기간산업 마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는 말 그대로 장애인들이 집단적으로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는 것이다. 이것이 ‘시위’가 되는 것은, 그만큼 이 나라 출근길 환경과 대중교통이 열악함을 보여 줄 뿐이다.

이준석이 출근길의 평범한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양 구는 것은 꼴사납다. 지하철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도대체 한 일이 뭐가 있는가?

출근길 지하철은 비장애인들에게도 고역이다. 다수 노동자들이 비싼 집값 때문에 서울 변두리에 살고, 출근 때마다 ‘지옥철’을 경험한다. 오죽하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을 지하철에 밀어 넣는 ‘푸시 맨’이 있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들이 출근길에 대중교통을 안전하게 이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일상의 출근길에서 장애인을 거의 볼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당연하게도 장애인 수십 명이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려 하자 지하철이 연착되고 ‘불편’을 야기하는 것이다.

지옥철

이준석은 장애인들이 “고의”로 “시위 효과를 보려고 연착을 유도”했다고도 집요하게 공격한다.

하지만 박 대표의 말처럼 “시위는 [원래] 고의가 들어간 것”이고 상황을 “개선시키려는 목표가 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수없이 공문을 보내고 면담을 해 왔지만,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이 “사투리만 다를 뿐 ‘검토하겠다’는 말만 반복한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우리 요구는] 기본적인 문제이고 21년을 기다린 문제이다.”

이준석이 “전장연 요구, 정치권이 안 한다 했나” 하자 박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한 번도 안 하겠다고 한 적 없다. 그런데 안 했다.”

장애인들이 워낙 열악한 처지에 있다 보니, 이날 토론회에서 이준석은 요구 자체를 반대한다고 말하진 못했다. 그럼에도 시위 방식을 문제 삼고, 저상버스를 도입하는 등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도 장애인들이 ‘떼쓰는’ 집단인 양 묘사했다.

한편, 이준석은 저상버스 처음 도입을 서울에서는 이명박이, 경기도에서는 남경필이 했다고 자랑했다. 우파의 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상버스 도입·확대 등 개선은 지난 20여 년간 박 대표를 포함한 장애인들이 처절하게 투쟁한 결과다. 장애인들이 온몸을 던져서 버스를 막고, 지하철 선로에 뛰어들며 싸웠기에 장애인들의 요구가 사회적으로 알려져서 정치인들이 (매우 부족하지만) 개선에 나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장애인들이 죽고 다쳤다. 기소되고 벌금도 물어야 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도 “전장연의 급진적인 활동 때문에 교통약자법 제정·개정이 계속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중앙일보〉).

‘요구는 맞지만 시위가 문제’라는 이준석의 논리가 터무니없는 이유이다.

장애인들이 자신의 열악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싸우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장애인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을 더 많은 사람들이 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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