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내각 인사청문회:
썩은 내 풍기는 우파 엘리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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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내각 인사청문회에서 악취가 진동한다. 아니나 다를까, 고이다 못해 썩은 부패 권력자들이 윤석열 정부에 대거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 후보자 한덕수는 정경유착과 회전문 인사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국무총리나 장·차관 등 정부 고위직과 김앤장 고문, 에쓰오일 사외이사,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을 번갈아 맡으며 막대한 부와 권력을 누렸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추경호와 더불어 론스타 게이트*의 핵심 인물이기도 했다.
정호영을 시작으로 김인철(사퇴), 추경호, 이종호, 박진, 이상민, 박보균 등은 ‘부모 찬스’ 의혹에 휩싸여 있다.
“정의와 상식”을 말하는 한동훈도 노동자와 서민들은 상상도 못할 특권과 특혜를 공기처럼 누리며 사는 별세계 사람임이 드러났다.
한동훈의 딸은 법무부장관 후보자 아버지와 김앤장 변호사 어머니를 둔 덕에 평범한 노동계급 가정의 자녀들은 꿈도 못 꿀 경험과 스펙을 쌓고 있다.
한동훈은 본인도 ‘부모 찬스’의 수혜자였다. 불과 25살에 서초구 아파트를 매입했는데, ‘엄마 찬스’로 편법을 써 증여받았다는 의혹이다.
‘대장동 1타강사’를 자처했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은 제주도지사 시절 부동산 개발 민간 특혜 의혹에 휩싸여 있다. 원희룡은 제주에 영리병원을 허가해 주기도 했다.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 후보자였던 김인철은 풀브라이트 장학금 ‘부모 찬스’, 한국외대 총장 시절 사외이사 ‘셀프 허가’, ‘방석집 논문 심사’ 논란 등 너무 이력이 추접해 결국 자진 사퇴했다.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후보자들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이나 버티기로 자신의 부패 의혹을 감추려 한다. 한덕수, 정호영, 김현숙, 박보균 등은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으며 시간을 끌었다. 조승환은 자녀 관련 검증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으면서 “자녀가 [사생활 정보에 민감한] ‘MZ세대’라 자료 제출 동의 받기 어렵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윤석열은 유우성 씨 간첩 조작 사건을 주도한 이시원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앉혔다. 이시원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 희망버스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를 기소하는 등 전형적인 공안검사다(대법원이 무죄 판결할 정도로 무리한 기소). 검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대형 로펌 변호사로 활약하며 기업을 위한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책을 개발하고, 가습기 살균제 참사 주범 기업을 변호했다. 실로 악랄한 자다.
“공정과 상식”은 무슨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보여 준 ‘내로남불’과 권력형 부패를 비난하며 “공정”과 “상식” 운운해 왔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 꼴이다.
원조 부패 세력인 우파가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것은 금세 들통날 사기였다. 반부패 민주주의 운동으로 우파 정권이 쫓겨난 게 불과 5년 전이다.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인선 과정들도 부패 박람회였다. 박근혜 정부는 내각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해 취임하고도 한 달 동안 국무회의를 열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관료들은 부패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지배자들 편에 서서 노동계급과 좌파에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 온 인물들이기도 하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김현숙은 박근혜 정부에서 고용복지수석비서관으로 있을 때 백남기 농민 사인을 은폐하는 데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현숙은 박근혜 정부 노동개악의 책임자이기도 했다. 당시 노동개악을 밀어붙이려고 보수청년단체 기자회견까지 조직했다. 외교부장관 후보자 박진은 이명박 정부에 맞선 촛불 운동이 벌어진 2008년에 “한국은 민주주의가 지나치다”고 말한 바 있다.
윤석열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공명정대한 검사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끼리끼리 유착해 권세를 누리면서 부패와 비리를 저질러 온 우파 엘리트들을 발탁했다.
윤석열은 취임 만찬에 5대 그룹 총수와 재계를 대표하는 여섯 단체의 대표를 신라호텔로 초청해 회동한다. 친기업·신자유주의 기조를 취임식 날부터 잘 보여 주는 것이다. 이번에 내각에 앉힌 인물들도 그에 걸맞은 자들이다. 반동적이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에 제대로 맞설 대중적 투쟁들이 활발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