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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 간첩 조작 검사 이시원 중용:
간첩 사건 조작은 독재 정권의 유물이 아니다

윤석열이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한 이시원이 담당한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은 자본주의적 민주주의에서도 과거 독재 정권 시절처럼 간첩 조작 사건이 자행됨을 보여 준다.

독재 정권 시절의 숱한 간첩 조작 사건들은 대부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독재 정권 시절의 숱한 간첩 조작 사건들을 들춰 보며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권위주의 독재의 잔재로 여긴다.

그러나 유우성 씨 간첩 조작 사건은 이런 생각에 경각심을 준다.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의 실체

유우성 씨는 북한 함경북도 화교 가정에서 태어나 현지 의학전문학교를 다녔다. 그는 탈북을 선택했고, 2004년 한국에 들어왔고, 2011년 서울시에 계약직 공무원으로 취직했다.

국정원은 이미 2005년 말 그에게 간첩 혐의를 두고 내사를 시작했다.

훗날 국정원과 검찰은 2006년 북한에 남아 있던 그의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를 북한 보위부에 간첩으로 포섭된 시점으로 지정했지만, 의심과 감시(사찰)는 그전에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그 수사는 국정원·경찰의 기소 의견을 검찰이 증거 부족으로 기각하면서 중단됐다. 그러다가 이명박 정부 말기 박근혜 집권을 돕기 위한 마녀사냥 과정에서 다시 꺼낸 것이다(사건 공개는 박근혜 당선 직후).

유우성 씨의 여동생 유가려 씨도 피해자다. 유가려 씨는 유우성 씨가 서울시 공무원으로 채용돼 자리를 잡자 한국에서 터를 잡을 생각으로 2012년 가을 한국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국정원이 관리하는 정부합동신문센터(탈북자의 필수 경로, 지금의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반년이나 구금된 상태에서 협박·회유,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가, 오빠가 북한의 간첩이며, 자신이 협조했다는 허위 자백을 한다.

사람이 구속돼 사면초가 고립무원의 조건에서 협박과 회유를 지속적으로 당하면, 자포자기 심정과 당장 상황을 모면하고 싶은 심리가 생겨나, 수사관이 원하는 답변을 해 주는 경우가 많다. 평범한 사람들이 범인으로 억울하게 몰린 재심 사건들 상당수에 허위 자백이 존재한다.

검찰은 유가려 씨한테서 원하는 자백을 받아 내자 2013년 1월 유우성 씨를 공개적으로 구속·기소하고, 유가려 씨는 추방했다.

이시원은 유가려 신문 과정에서부터 수사를 지휘했다. 이시원은 유가려 씨를 사실상 간첩죄 공범으로 신문하면서도 그에 대한 구속영장이나 변호사 접견이 필요 없도록, 고의로 피의자로 입건하지 않았다.

법무부 조사 결과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전 국정원 대공수사국 과장 B○○은 조사단 면담에서 ‘수사가 개시되면 검사와 국정원이 한 몸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검사도 유가려의 진술서 전부를 본 것이 확실하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에는 국정원 끄나풀 노릇을 하는 중국 동포와 탈북자 등의 협조와 증언들도 이용됐다. 그들 중 일부는 공식적으로 법무부 포상금을 받았고, 일부는 국정원 측의 비공식 사례금을 받았다.

그런데도 유우성 씨가 언제 간첩이 됐는지에 관한 증거는 부족했다. 그래서 검찰과 국정원은 국정원 수사관 출신 중국 주재 외교관까지 동원해 2006년 5월경 북한 출입 기록을 위조·날조했다. 물론, 불리한 증거들은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았다.

체제 수호 기관들

결국 유우성 씨는 국적을 속인 문제에서만 유죄가 나오고 간첩 혐의는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가 나왔다. 덕분에 정부합동신문센터에서 국정원이 간첩으로 조작한 다른 사건(홍강철 사건)도 무죄 판결이 나왔다.

유우성 씨 사건은 국정원·검찰·경찰이 수사 단계에서 증거를 날조하고 협박과 회유로 허위 자백을 받아 내는 일이 과거 독재 정권 시절의 일만이 아님을 드러냈다.(본지 온라인에 재게재된 로젠버그 부부 사건은 미국 판 간첩 조작 사건이다.)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아래서도 수사기관(검찰·경찰)과 정보기관(국가정보원)의 공안 수사 협업과 날조·은폐 공작이 이어지는 것은 그 기관들의 기능과 성격을 보여 준다. 윤석열이 이시원을 중용한 것은 체제 수호를 위해서는 공작 쯤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신호가 될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지배자들이 실체적 진실, 보통 사람들의 인권, 민주주의 등보다 체제를 지키는 공안 검사·요원들의 사기와 원활한 임무 수행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진실이 알려진 과정에서도 교훈을 얻어야 한다. 피의자인 유우성 씨가 협박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틴 점, 이에 감복한 변호인단과 일부 언론인들이 이를 지지하며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린 점 등이 재판부에 직접 압박이 됐을 것이다.

또한 국정원이 컨트롤 타워 구실을 한 국가기관 대선 개입이 폭로돼 항의가 확산되고, 박근혜 정부 자체에 대한 반대가 점증하면서 공간이 열렸다.

[노동자연대 온라인 토론회]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과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 일시: 5월 19일 오후 8시

- 발제: 김승주 (〈노동자 연대〉 기자)

○ 참가 신청 https://bit.ly/0519-meeting

토론회 당일 오후 7시 30분에 유튜브 접속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2013년 검찰과 국정원은 탈북민인 서울시 공무원을 간첩으로 몰려고 증거를 조작하고 진실을 은폐했습니다. 중국 공문서까지 위조했죠.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입니다.

이 사건의 담당 검사로 증거 조작에 관여한 이시원이 윤석열 집권과 함께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돌아왔습니다.

박근혜 정부 첫 해 왜 이런 간첩 조작 사건이 벌어졌을까요? 윤석열 정부 첫 해 이시원의 금의환향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 문의: 02-2271-2395, 010-4909-2026(문자 가능), wsorg@ws.or.kr

- 카카오톡 1:1 오픈채팅 ‘노동자연대 온라인 토론회’ https://open.kakao.com/o/sE3M42Ud

※ 노동자연대TV 채널에서 지난 온라인 토론회 영상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com/c/노동자연대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