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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세계경제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는가?

지난주 세계 주식 시장이 폭락했다. 이런 변동은 별로 유의미한 일이 아닐 때가 많다. 그러나 이번 급락은 세계경제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반영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우선, 물가상승률이 급등했다. 이는 록다운[봉쇄 조치들 — 역자]으로 멈췄던 경제가 회복된 것을 배경으로 한다. 미국과 유럽의 지배자들은 실업이 감소하며 일부 부문에서 노동력이 부족해진 상황을 이용해, 노동자들이 임금을 인상케 해 생활수준을 지키려 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그렇게 되면, 물가가 더 오르고 끔찍한 임금-물가 상승의 악순환이 시작된다는 생각에 기업주들은 사로잡혀 있다.

경제사가 애덤 투즈는 그런 망상을 논파했다. 2020~2021년 미국에서 단위노동비용(산출 단위 당 임금)이 물가 상승에 기여한 몫은 7.9퍼센트였지만, 비노동비용(대부분은 에너지)과 기업 이윤의 몫은 각각 38.3퍼센트, 53.9퍼센트에 달했다. 유로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은 이윤 주도 인플레이션인 것이다. 즉, 기업주들이 경기 회복을 이용해 가격을 올리며 이윤을 늘리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 생산자들이 여기서 두각을 보였다. 지난주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셰일 기업들이 높은 석유·가스 가격 덕분에 1800억 달러에 이르는 “돈 쓰나미”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투즈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에 회의적이다. “선진국 전반에서 노동조합 조직률은 떨어졌다. 지난 30년 동안 가격 대비 이익은 늘어났지만,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의 명백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임금과 물가 상승의 상관성은 0으로 떨어지는 것도 모자라 아예 음수에 도달하기도 했다.”

이번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위험 요소는 오히려 중앙은행의 대응이다. 오늘날 중앙은행들은 경제를 관리하는 데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런데 그들은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중앙은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는 금리 인상이 실업률을 [다시 — 역자] 높이고, 실질임금을 방어하려는 노동자들의 시도 일체에 어깃장을 놓기를 바란다고 꽤나 솔직하게 말한다.

그러나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지나치게 급격히 올리면 경기 후퇴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 1979년 10월, 당시 연준 의장 폴 볼커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가차없는 통화 긴축을 단행했을 때도 바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이 “볼커 쇼크”의 파장은 달러 환율 급등을 통해 전 세계로 퍼졌다. 지금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달러 가치는 지난 1년간 16퍼센트 올랐다. 경제학자 모하메드 엘에라이언이 지적했듯이, 빈국과 개발도상국에서는 “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품 가격, 외채 상환 비용이 오르고 금융이 불안정해질 위험이 커진다. 이는 코로나19 피해에 대처하느라 이미 자원과 정책 대응 능력이 부족한 나라들에 더 큰 압박이 된다.

“이런 문제는 높은 식량 가격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저소득 나라들에서 더 첨예해질 것이다. 이런 곳에서는 생계비 위기가 취약 계층의 기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일전에 필자는 경제·금융 불안정에 빠진 나라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것을 두고 ‘사방에 피어오르는 불씨들’이라고 했는데, 이런 불씨들을 계속 내버려두면 더 큰 불길로 합쳐질 위험이 있다. 세계경제 성장의 교란, 채무 불이행, 사회·정치·지정학의 불안정이 결합돼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한편, 세계 제2위 경제 대국 중국도 상황이 좋지 않다.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오미크론과 그 하위 변이의 확산으로 균열이 생기고 있다. 노인층에서 백신에 대한 반감이 광범하게 퍼진 결과, 60세 이상 노인 5200만 명과 80세 이상 인구의 51퍼센트가 아직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 오미크론이 홍콩에 상륙하자 사망자는 9000명이 넘었고 주로 60세 이상이었다.

그래서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에서는 대중의 원성을 산 가차없는 록다운이 단행됐고, 베이징에서는 더 제한적인 형태의 록다운이 시행됐다. 안 그래도 거대한 부동산 거품의 붕괴로 휘청거리던 경제에 록다운이 미친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4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지난해 4월보다 11.1퍼센트 감소했고, 청년 실업률은 18.2퍼센트라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인 중국이 둔화하면 나머지 세계도 이를 체감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에너지·식량 가격 상승에 미친 파장까지 감안하면, 전망은 상당히 어둡다. 투즈가 틀렸기를, 노동자들이 자신의 힘을 과시할 수 있기를 바라자.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8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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