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위·파업 물결이 이란을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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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가 기초 식품 가격을 대폭 인상한 후 수많은 사람들이 이란 전역의 크고 작은 도시와 농촌에서 시위와 파업을 벌였다.
이란 치안 부대가 몇몇 시위대를 최루 가스와 실탄으로 공격해 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 시위는 이란 정부가 4월에 밀과 밀가루에 대한 보조금 삭감·폐지를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정부는 “꼭 필요한 경제적 수술”이라며 이런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빵·파스타 같은 몇몇 식료품들의 가격이 최대 300퍼센트나 올랐다. 8500만 인구의 절반이 빈곤층인 나라에서 말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세계 밀 가격 폭등을 탓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오랜 경제 위기가 이어지고, 잇달아 들어선 이란 정부들이 추진한 자유 시장 정책 때문에 고통받던 평범한 사람들에게 식량 가격 폭등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하루에 10시간씩 일하는 택시 기사 아흐메드 레자는 온라인 매체 〈미들 이스트 아이〉에 이렇게 말했다. “이게 무슨 경제적 수술입니까. 사람들의 목을 조르는 짓이에요. 무슨 놈의 수술이 싸구려 음식도 못 사게 합니까?
“수술은 목숨을 구하고 사람을 낫게 해 주는 거잖아요. 정부의 경제적 수술은 우리를 죽이고 있습니다.”
제재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에 제재를 가한 이래로 배달 노동자 소로쉬는 4년째 몇 가지 식품을 사 먹지 못하고 있다.
“직업 특성상 밖에서 점심을 사 먹어야 해요. 4년 전까지만 해도 치킨이나 케밥을 먹을 수 있었죠.” 하지만 제재 때문에 “치킨이나 케밥은 생각도 못 하게 됐어요. 파스타나 심지어 쿠키로 때웠습니다.”
“이제는 값이 치솟아서 파스타나 쿠키도 못 사 먹어요. 대체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2주 넘게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시위는 주로 이란 서부·중부 지방에서 벌어진다.
시위 참가자들의 분노는 보수 “강경파” 대통령 에브라힘 라이시의 정부를 향했다. 시위대는 이렇게 외쳤다. “라이시는 부끄러운 줄 알고 이 나라를 내버려 둬라!” “식품 가격 인상 규탄한다!”
이란 수도 테헤란의 버스 운전 노동자들은 임금 57퍼센트 인상을 요구하며 5월 15일부터 며칠 동안 파업을 벌였다. 테헤란 시장 사임도 요구했다.
2018년 이래 이란에서는 빈곤과 생활고로 인한 시위와 파업이 여러 번 벌어졌다. 2018년에는 빈곤, 실업, 정부의 부패 문제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이제 이란 정부는 대규모 저항 물결이 또다시 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익명의 이란 사회학자는 〈미들 이스트 아이〉에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수입도 줄고 잔고도 바닥났기 때문에 들고 일어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정치적 반대보다는 경제적 어려움이 시위의 주된 동력입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굶주리고 있어요.
“지금 사람들의 커다란 목소리를 외면하고 몇몇을 잡아 가둬서 시위를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장담컨대 시위는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뿐 언제고 어디서고 또다시 치솟을 것입니다.
“사회가 폭발의 시기에 접어들면 아무도 이를 통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