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연대TV [시사/이슈 톡톡]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노동자 연대〉 신문의 박설 기자입니다.

파업에 돌입한 화물연대

화물 노동자들이 6월 7일 오늘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화물연대는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는데요. 노동자들은 전국의 주요 항만, 물류, 컨테이너기지, 산업단지와 제조, 시멘트 공장 등에 집결해서 집회와 봉쇄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오늘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열린 파업 집회에 다녀왔는데요, 열기가 높았습니다.

왜 파업에 나섰나?
고유가 직격탄 맞은 노동자들

화물 노동자들은 직접 트럭을 구입하고 기름값을 대야 합니다. 유가가 치솟으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노동자들 몫이죠. 그런데 최근 유가가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해 고공행진 중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사실 전쟁이 나기 전부터 코로나 이후 공급 차질로 유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상당히 오랫동안 고유가 상황이 지속됐습니다. 그 전에는 요소수 가격 폭등 문제도 있었죠.

화물 노동자들은 요소수 파동과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일을 해도 기름값이 더 나가고, 물가도 크게 올라 소득이 크게 줄었습니다.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운전대에 앉는 심정이라고 말합니다.

화물 노동자의 얘기를 직접 들어 보겠습니다.

정부의 고유가 대책은?
“우롱 수준”

정부는 유가 대책으로 유류세를 조금 인하했는데요. 화물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이 유류세와 연동돼 있어 어이없게도 화물 노동자 보조금이 덩달아 깎였습니다.

불만이 나오자 정부는 화물 노동자에게 별도의 유가연동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고작 30~40만 원 수준이어서 월 200만 원 이상 줄어든 소득을 벌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노동자들은 ‘미봉책이고 우롱 수준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죠.

정부는 유가와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보조금을 대폭 올려야 하는데, 노동자들이 고통을 짊어지도록 떠넘기고 있는 것입니다.

화물 노동자들은 무엇을 요구하나?
안전운임제, 운송료 인상

이미 두어 달 전부터 화물 노동자들은 정부와 기업들에 대책을 요구하며 투쟁해 왔습니다. 지난 달 말에는 화물연대가 파업을 예고하는 결의대회도 했고요.

화물 노동자들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안전운임제입니다. 안전운임제는 유가 변동을 반영해 화물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임금 수준을 보장하는 일종의 최저임금입니다.

현재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의 6.5퍼센트에만 적용되는데 그나마 올해 말에 종료됩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안전운임제를 종료하지 말고,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운송료 인상입니다. 유가가 폭등한 만큼 당연히 운송료도 올라야 하죠.

노동자들은 허리가 휘는데 이 와중에 정유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내며 이윤 잔치를 했습니다. 지난 1분기 정유 4사가 벌어들인 영업이익만 4조 7000억 원이 넘습니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한 100대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은 30조 6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1.4%나 늘었습니다. 화물 노동자들이 운송을 안 하면 기업 제품들을 수출하거나 판매할 수 없죠.

이런 기업들이 유가 폭등의 고통을 노동자에게 떠넘기지 말고 운송료를 올려야 합니다.

파업 비난하는 정부와 재계, 보수 언론
거짓말과 이간질

화물연대가 파업에 나서자 윤석열 정부, 재계, 보수 언론들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노동자들이 “물류 대란”을 일으켜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죠. 자본주의 체제에 문제가 생겨서 공급 차질이 생긴 것이고,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것입니다. 마치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해서 경제가 어려워진 것처럼 말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뻔한 거짓말입니다.

또, 보수 언론들은 화물연대가 봉쇄 투쟁을 해서 비조합원이 피해를 본다고 비난합니다. “그들만의 요구”이고 “조합원 잇속만 챙기는 떼법”이라고 말이죠. 아주 전형적인 이간질입니다.

그러나 고유가 상황에서 안전운임제와 운송료 인상은 많은 화물 노동자들의 바람입니다. 화물연대 조합원만의 요구가 아니죠. 최근 화물연대 조합원이 늘고 처음 투쟁에 나서는 노동자들이 늘어난 것, 이런 투쟁에 대한 비조합원들의 지지가 커진 것이 이를 보여 주죠.

대체수송 저지 투쟁
정당하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주요 항만과 공장 등을 봉쇄하는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물류를 멈추는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 방식이죠.

그런데 정부와 기업주들은 물류 차질을 막겠다며 대체수송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파업 효과를 최소화하려는 것이죠. 저들은 “법 질서” 운운하지만, 사실 대체수송은 파업 파괴를 사주하는 짓입니다.

화물연대가 이에 맞서겠다고 하자, 정부는 대체수송 저지 투쟁이 “불법”이라며 “엄정 대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물 노동자들이 대체수송을 저지하는 것은 정당한 투쟁입니다. 파업 노동자들이 파업 파괴에 맞서는 것은 당연하죠. 그래야 파업이 효과가 있으니까요.

화물연대는 2003년에 부산의 주요 부두와 의왕 기지 등을 봉쇄하고 화물차 20만 대 운행을 막는 단호한 행동으로 정부의 양보를 얻어낸 바 있습니다.

화물 노동자 파업에 지지와 연대를!

화물 노동자들이 승리하려면, 단호한 파업과 함께 연대가 확대돼야 합니다.

최근 철도노조는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며 화물열차를 통한 대체수송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연대가 더 확대돼야 합니다.

화물 노동자들은 경제의 중추 구실을 하는 물류를 멈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지금 화물 노동자 투쟁은 많은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가 폭등에 고통받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유가 고통에 처한 화물 노동자들에게 공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투쟁이 승리하면 더 많은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줄 것입니다. 고물가로 위협받는 생활 수준을 방어하기 위한 투쟁에 나설 자신감 말입니다.

그래서 이 투쟁의 성패는 단지 화물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이것이 정부와 기업주들이 이 투쟁에 쌍심지를 켜고 공격하려는 이유이고, 동시에 우리가 화물 노동자 투쟁에 더 많은 지지와 연대를 모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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