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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유행 시작
치료비와 생활지원금·유급휴가비 지원 재개하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한 주마다 갑절로 늘며 재유행이 본격화됐다. 정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 데다 여러 요인 탓에 확산세가 더 빨라지는 듯하다.

먼저 재유행 시기에 거리두기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처음이다. 정부가 7월 13일 발표한 ‘과학 방역’ 대책은 50대에도 4차 추가 접종을 하기로 한 것밖에 없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적 재유행을 발표하며 거리두기 재도입을 호소했는데도 말이다.

우세종으로 자리잡고 있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BA.5)와 소위 ‘켄타우로스 변이’로 알려진 BA2.75의 감염력도 이전 변이들보다 한층 높아졌다.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선진국에서조차 지금 확산 속도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시기보다 더 빨라 보인다.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로만 보면 인류가 겪은 어떤 바이러스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다.

치솟는 확진자 수

여름철 에어컨 사용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상황도 불안 요인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감염을 우려해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휴가철이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내외 감염 가능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한국보다 먼저 재유행이 시작된 다른 나라들을 보면 바이러스 자체의 치명률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 그러나 BA.5의 증상이 이전보다 심하다는 보고도 있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재감염의 경우 치명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감염 확산 시기에 치명률이 실제 사망자 수를 과소평가하게 만든다는 사실도 경계해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된 올해 초 국내에서만 수만 명이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했다.

게다가 치명률은 단순히 바이러스의 독성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 감염자가 폭증하는 속도를 의료시스템이 따라잡지 못하면 치명률은 올라간다. 심지어 올해 초 홍콩에서 벌어진 일처럼 의료시스템이 마비되기 시작하면 다른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도 크게 늘어난다.

윤석열 정부는 말로는 ‘과학 방역’을 외쳤지만 경제 상황을 우선시할 뿐 방역에 과학적 수단을 동원한 일은 없다. 병상이나 인력 확보는 물론 통계·감시·검사·연구 어떤 측면에서도 성과는커녕 아무 시도도 하지 않았다.

재유행이 본격화되자 부랴부랴 병실 확보에 나선 듯하지만 강제가 아니라 요청 수준이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 경험했듯이 강제 조처에 돌입해도 실제 병상이 확보되는 데에만 최소 몇 주가 걸릴 것이다.

정부의 유일한 대책인 백신 접종 확대도 별 효과가 없는 듯하다. 60대 이상 고령층에서조차 4차 추가접종률은 30퍼센트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개량 백신이 나올 것이라는 소문에 접종 시기를 미루는 사람은 더 늘어날 듯하다. 게다가 윤석열은 대선 즈음에는 백신 부작용 피해자를 지원할 것처럼 말하더니 이후에는 이렇다 할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재확산이 시작된 시기에 생활지원금과 유급휴가비, 치료비를 대폭 삭감한 것이 확산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생계비 부담은 물론 치료비까지 오롯이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검사 자체를 회피할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은 선택의 여지가 더 없다.

불황과 물가 폭등 때문에 정부가 이전처럼 강력한 방역 조처를 도입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최소한 생계난 때문에 감염을 무릅쓰거나 확산에 일조하게 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정부가 치료비와 생계지원금, 유급휴가비 지원 등을 재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