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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6차 대유행이 오는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6월 29일 기자회견에서 팬데믹이 끝난 게 아니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대유행이 지나가는 듯했지만 전 세계 110개 나라에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동과 유럽의 여러 나라들, 미국, 호주 등지에서 확진자가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 규모는 각국 정부가 보고한 것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정부들이 마치 담합이라도 한 듯 팬데믹이 끝난 것처럼 굴고 있다.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는 생계 지원이나 유급 휴가를 중단했을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아 사람들의 혼란은 더욱 크다.

윤석열 정부도 7월 11일부터 소득 하위 절반에게만 생계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고, 유급 휴가 지원도 30인 미만 사업장으로 대폭 줄였다. 경증 환자에게는 더는 치료비를 지급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확진돼도 대부분 출근할 수밖에 없다. 확진자의 격리 의무를 유지하겠다는 발표와는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생계비와 치료비 지원을 줄이는 게 ‘과학 방역’? ⓒ출처 대통령실

거듭되는 변이

그러는 사이에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하고 있다. 올 초 대유행을 일으킨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그 하위 변이들에 우세종 자리를 내줬다. 대략 2달마다 새로운 하위 변이가 우세종 자리를 갈아 치우고 있는데 스텔스오미크론으로 불린 변이(BA.2)도 지금은 남아공에서 처음 발견된 두 변이(BA.4, BA.5)로 대체되고 있다.

백신을 접종했거나 이전의 오미크론에 감염됐거나, 혹은 둘 다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최근 유행하는 변이에 의한 감염을 막는 데에는 효과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든 올해 초와 같은 대유행이 찾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이 그 초입인지도 모른다.

다행히 최근의 변이들은 올해 초에 유행한 오미크론처럼 이전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비해 치명률이 낮은 듯하다.

그러나 이미 경험한 것처럼 감염이 확산되면 사망자 수도 늘어난다. 전 세계적으로 매주 400만 명이 새로 감염되고 있고, 그 수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

도쿄대학교의 바이러스학자인 게이 사토는 〈네이처〉지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BA.4/BA.5가 마지막 변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오미크론의 새로운 하위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또, 그는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바이러스가 병독성이 약한 쪽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각국의 검사 유료화 등 감시 소홀을 문제 삼은 이유다. 이런 식이라면 새로운 변이의 출현이 매우 뒤늦게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

롱 코비드

미국의 생물학자이자 마르크스주의자인 롭 월러스는 또 다른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다름 아닌 ‘롱 코비드’인데, 급성기를 넘긴 코로나19 환자들 중에 장기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집중력이 약해지는 ‘경증’ 후유증부터 폐섬유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후유증이 보고되고 있는데, 그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면역 체계에 의해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일정하게 증식을 거듭하며 계속 몸 안에 남아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알파·오미크론 변이가 바로 이처럼 면역 능력 감소로 인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간 체내에 머물다가 생겨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롱 코비드가 새로운 변이 출현 가능성을 높이는 구실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심각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때문에 각국 정부는 다시 대유행이 찾아오더라도, 2년 전보다도 훨씬 무책임하게 방역을 내팽개칠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제대로 된 검사·치료와 치료비·생계비 지급을 요구하는 것은 개인의 고통을 넘어 사회 전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무책임하고 냉혹한 방역 정책에 대한 항의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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