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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
강남역(서울)에서 농성장까지 연대 행진을 하다

“임금은 올리고 물가는 내려라”,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 지지합니다!”

8월 24일 서울 강남에서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청년·학생·노동자들의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은 15년간 오르지 않은 임금에 항의하고 운송료 30퍼센트 인상을 요구하며 6월 2일부터 파업하고 있다. 8월 16일부터는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 안팎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8월 24일 오후 강남역에서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노동자·청년·학생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이날 행진과 집회는 많은 시민들에게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고 연대를 모으기 위해 열렸다. 참가자들은 다채로운 팻말을 들고 활기차게 구호를 외치며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강남역에서 논현역으로 이어지는 대로를 행진했다.

행진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강남 길거리를 지나는 많은 청년과 노동자들은 걸음을 멈추고 시위대를 관심 있게 봤다. 사진을 찍고 박수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사무직 노동자는 임금 인상 구호에 동의한다고 외치기도 했고,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던 노동자는 엄지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런 거리의 반응은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이 더 많은 청년과 노동자들의 공감을 받을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유가와 물가는 치솟는데 운송료는 수년째 그대로라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은 심각한 생계비 위기를 겪고 있다. 이는 최근 물가 급등 속에 생계난을 겪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처지와 닮아 있다.

이날 행진에 참가한 대학생인 강미령 씨는 이렇게 말했다. “물가가 인상돼 살기 힘든데 몇 달 전에 화물연대 노동자 투쟁을 봤고, 하이트진로 노동자들이 용감하게 싸우는 것을 보면 힘이 납니다. 이 투쟁이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큰 용기를 줬으면 좋겠습니다.”

행진과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연차를 내고 울산에서 올라온 현대자동차 노동자도 있었다. 정동석 씨는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이 생계비 위기에 맞선 투쟁에서 한국의 노동자들에게 갈 길을 보여 준다”며 승리를 응원했다.

“물가인상에 고통받는 학생들도 지지합니다”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노동자·청년·학생들이 강남 일대를 행진하며 하이트진로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고 있다 ⓒ이미진
다양한 팻말을 직접 만들어 온 행진 참가자들이 하이트진로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를 보내고 있다 ⓒ이미진

뜻깊게도 이날 행진에는 투쟁 중인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의 가족들이 참가했다.

이천에서 온 한 노동자의 부인은 남편이 보내 준 집회 홍보물을 보고 도움이 되고 싶어서 난생처음으로 집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손수 정성스럽게 만든 몸 벽보도 가져왔다.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의 가족들이 손수 만든 몸자보를 착용하고 연대 행진에 함께 하고 있다 ⓒ이미진

이분은 이렇게 말했다. “회사는 최근에 큰 이득을 보고 있는데도 노동자를 찬밥 취급하고 무시하니 너무 속상해요. 이렇게 노동자들을 위해 행동해 주시니 너무 대단하고 감사합니다.

“투쟁이 3개월째 너무 길게 이어지니 가슴이 아프고, 고생하시는 기사님들 보며 매일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하이트진로지부 기사님들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함께해 주세요.”

연대의 장

참가자들은 행진 이후 하이트진로 본사 앞으로 이동해 농성 중인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 집회를 했다.

연대 대열이 힘차게 구호를 외치며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을 향해 행진해 들어오자, 옥상과 건물 밖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은 큰 박수와 함성으로 반갑게 맞았다.

노동자연대 김지윤 활동가는 강남역 행진 분위기를 전하며 승리를 기원했다.

“여러분들의 투쟁이 승리해서 경제 위기에 고통받고 있는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보여 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만한 윤석열 정부에 맞설 힘을 보여 줬으면 좋겠습니다. 투쟁이 승리할 수 있게 우리도 힘을 모아 나가겠습니다. 함께 투쟁하고 연대하고 승리합시다!”

함께 행진에 참가한 한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의 부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발언했다.

“새벽 4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하루 12시간 넘게 일해도 최저임금도, 최저 생계비도 못 받습니다. 하루 종일 화물차 운전하면서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차에서 김밥, 주먹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회사에 들어가면 컵라면 하나 주고 알아서 먹으라고 합니다. 이 대기업에서, 말이 안 됩니다. 우리나라가 정말 민주주의가 맞는지 통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가족들도 힘들지만 끝까지 참고 버티겠습니다. 힘들겠지만 끝까지 싸우고 꼭 이겨서 집에 돌아오세요!”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 이진수 직무대행도 발언했다. “강남역에서 논현역까지 행진하고 우리를 위해서 시간을 내 주신 것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는 하나가 됐습니다. 이 하나 됨을 이곳 서울에서부터 전국 방방곡곡 노동자들에게 전달해서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박혜신 활동가는 지난주 신촌 거리에서 진행한 연대 캠페인 소식을 전했다.

“캠페인을 하며 동지들의 정당한 요구가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지 메시지를 써 준 한 청년은 ‘15년 전 월급으로 어떻게 사냐. 임금 올려라’ 하는 지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경제적 고통에 맞선 동지들의 투쟁이 많은 청년들의 고통도 대변하기 때문에 동지들의 투쟁이 정말 ‘사이다’라고 생각합니다.

“동지들의 투쟁은 윤석열 정부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있습니다. 윤석열이 당선하자마자 화물연대 투쟁으로 지지율이 깎인 것, 정말 통쾌했습니다. 청년·학생들이 더 많은 지지와 연대를 모아 나가겠습니다.”

연대 행동 참가자들은 생수와 컵라면, 지지 메시지 등을 노동자들에게 전달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 지지합니다!”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노동자·청년·학생들이 강남 일대를 행진하며 하이트진로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고 있다 ⓒ이미진
“임금은 올리고 물가는 내려라”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노동자·청년·학생들이 강남 일대를 행진하며 하이트진로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고 있다 ⓒ이미진
하이트진로 본사 밖에서 농성 중이던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이 환호를 하며 행진 대열을 맞이하고 있다 ⓒ이미진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화답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하이트진로지부 이진수 직무대행이 감사 인사를 전하며 투쟁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힘들겠지만 끝까지 싸우고 꼭 이겨서 집에 돌아오세요!” 행진에 함께 한 하이트진로 노동자의 가족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박혜신 활동가가 신촌 거리에서 진행한 하이트진로 투쟁 연대 캠페인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미진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과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집회를 마친 후 농성 중인 노동자들과 한 명 한 명 포옹하며 응원을 하고 있는 현대차 노동자 ⓒ이미진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과 연대 행진 참가자들이 서로 박수를 치며 집회를 마무리 하고 있다 ⓒ이미진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과 연대 집회 참가자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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