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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또 하나의 확전 시그널이다

핀란드에 방문한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출처 나토 (플리커)

4월 4일 핀란드가 서방의 군사 동맹 나토에 공식 가입하면서 유럽이 더 위험해졌다. 나토와 나토의 경쟁자 러시아의 직접적인 무장 충돌(과 전쟁) 위험을 키우는 흐름이 훨씬 빨라진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핀란드는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과 러시아가 불안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립국을 자처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유럽 국가들은 갈수록 군사력을 강화하고 공격적이 된 양 진영으로 더 끌려들어갔다.

이제 나토는 러시아 국경 바로 앞에 군사력을 배치했다.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신청한 것은 불과 지난해였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국 모두가 동의해 줘야 하기 때문에, 가입 절차는 보통 여러 해가 걸린다. 그런데 이번에는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핀란드의 이웃 나라 스웨덴도 조만간 정식 가입할 수 있다.

핀란드는 쿠르드족과 전쟁 중인 나토 회원국 튀르키예를 달래기 위해 핀란드 내 쿠르드족 저항 운동가들을 단속하겠다고 약속해야 했다.

또 핀란드는 상시적 전쟁 준비에 매년 막대한 돈을 쓰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나토 정식 가입이 승인된 바로 그 시점에 당선한 핀란드의 신임 우파 정부는 나토와 아주 잘 어울린다.

나토 지도자들에게 핀란드의 정식 가입은 유럽에서 나토를 더 확장하겠다는 야심에 부합하는 쾌거다.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3월에 이렇게 으스댔다.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유럽에서 나토를 약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천명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하지만 푸틴이 얻은 결과는 정반대다. 유럽에서 나토는 강화될 것이다.”

오랫동안 나토는 서방의 군사적·경제적 도전자인 러시아를 억지하겠다는 목표를 공공연히 드러내며 세력을 넓히고 강화돼 왔다. 1990년 이후 13개국이 나토에 가입했고, 나토의 경계선은 동쪽으로 약 1300킬로미터 전진했다. 또 나토는 다른 국가들과의 “상호운용성”(전쟁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 애써 왔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병력을 무장·훈련시키고 전쟁 태세를 갖춘 병력을 유럽 전역에 주둔시켜 왔다.

여러 해에 걸친 이런 과정이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낳은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 과정을 더 가속시켰을 뿐이다.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나토 회원국들에 더 인접한 동맹국 벨라루스에 전술 핵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위협했다. 핀란드의 나토 공식 가입에, 러시아는 자국 군사력을 핀란드 인접 지역에 증강 배치하겠다고 밝히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는 핀란드와 러시아 병력이 양국 국경에서 대치하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여기에는 어느 쪽이든 “방어적”인 구석이 전혀 없다. 유럽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패권을 두고 세계를 산산조각 낼 태세로 경쟁하는 양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쟁투가 격화된 것이다.

전쟁 몰이를 끝낼 방법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나토의 확장에 환호하는 것이 아니라 나토의 해체를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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