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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서방이 러시아를 밀어내려고 불장난을 하고 있다

나토의 디펜더유럽21 연합훈련에 동원된 폴란드의 레오파르트2 탱크 서방 지도자들은 더 공격적인 무기로 푸틴을 몰아붙이려 한다 ⓒ 출처 미 육군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 피비린내를 풍기며 질질 끌고 있다. 러시아군의 미사일로 드니프로의 민간인들이 사망한 것이 그 참상을 뚜렷하게 보여 준다.

그러나 이것이 세계 최악의 전쟁은 아니다. 모두가 잊고 있는 세계 최악의 전쟁은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레이에서 벌어진 전쟁이다. 거기서는 6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에서 죽은 사람보다 세 배나 많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가장 위험한 전쟁이다. 핵무기로 무장한 두 제국주의 강대국, 미국과 러시아의 충돌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처음에 우크라이나를 재빠르게 장악할 계획이었지만 그 계획은 완전히 실패했다.

미국과 나토 회원국인 동맹국들과 그 외의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서둘러 막대한 무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이미 2015년부터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고 있었다.

덕분에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고 반격할 수 있었다. 눅눅한 겨울 날씨 속에서 전투는 소모전으로 고착됐다. 러시아군은 고지를 지키거나 점령하려고 포탄과 병력을 쏟아붓는다.

러시아군은 그런 식으로 지난여름 세베로도네츠크시(市)를 장악했다. 이제, 같은 전술로 솔레다르를 장악할지도 모른다. 이런 식의 교전은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거기에 골몰하는 것은, 학자인 폴 포스트가 말했듯이 “현재 조건하에서 러시아는 이길 수 없지만 질 수도 없기” 때문이다.

푸틴은 재앙을 몰고온 이 전쟁을 포기할 정치적 여유가 없다. 푸틴은 서방이 결국 지쳐서 나가떨어지기를 바란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군사적 성공에 고무돼 완전한 승리를 달성하려 한다. 2014년 이래 러시아가 장악한 영토를 모두 탈환하려는 것이다. 거기에는 러시아 흑해 함대의 주둔지인 크림반도도 포함된다.

그러나 나토가 우크라이나군에 러시아군을 저지할 무기 체계를 공급하는 데 집중해 왔다.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아마 미국이 제조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하이마스)일 것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마키이우카에서 새해를 맞이하던 러시아 징집병 수백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바로 이 하이마스의 탄두였다. 하이마스는 전선 훨씬 뒤편에 있는 러시아군의 무기고, 보급로, 병력 집결지를 공격하는 데 이용됐다.

공격용? 방어용?

어떤 무기가 공격용이냐 방어용이냐는 언제나 잘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나 상당 범위의 지역을 점령하는 공세를 펴려면 장갑차가 필요하다.

그래서 서방 강대국들이 장갑차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커다란 변화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서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에 정찰용 장갑차를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독일과 미국은 병력 수송용 장갑차를 보낼 것이다.

그러나 공격을 하려면, 즉 진격하는 병력이 적군의 방어를 돌파할 기동 화력을 갖추려면 탱크도 필요하다. 영국이 이제 우크라이나에 챌린저2 탱크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레오파르트2 탱크를 생산하는 독일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 탱크는 독일군뿐 아니라 다른 서방 군대에서도 쓰는 것이다.

폴란드와 핀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르트2를 보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러려면 독일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러시아 침공 직후 독일 총리 올라프 숄츠는 “시대적 전환”을 선포했다. 러시아의 에너지와 미국의 군사적 보호에 더는 의존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약해 빠진 독일군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약속은 매우 더디게 실행되고 있다. 아마 그 때문에 숄츠가 임명한 국방장관이 사임하는 것일 테다.

군사 역사학자 로런스 프리드먼은 이렇게 썼다. “정복 전쟁을 성공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러시아에게 납득시킬 유일한 방법은 우크라이나군이 더 많은 영토를 해방하게 하는 것뿐이라는 쪽으로 서방 주요 국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런 합의에 따라 서방 국가들은 장갑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유럽 대륙의 두 열강인 프랑스와 독일은 여전히 러시아를 지나치게 멀리 밀어내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또한 미국이 자신들을 중국에 맞서는 데 결집시키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같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가 더 많은 영토를 되찾는 것을 도움으로써, 러시아를 상대로 한 자기네의 대리전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

그들은 크림반도 탈환에는 선을 그을 공산이 크다. 그런 요충지를 빼앗으려 들었다가는 러시아가 핵무기로 대응하려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푸틴의 실패는 전쟁을 관리하고 그 수위 조절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 준다.

서방은 매우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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