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 한국노총 집회:
7년 만에 장외 노동절 집회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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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서울 여의도에서 제133주년 노동절 기념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에 맞선 투쟁을 결의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시간 연장, 노동조합 탄압, 연금 개악,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공공부문 민영화와 구조조정 등 각종 개악 시도의 중단, 노동기본권 확대를 위한 노동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오늘 집회에는 금속·금융·식품화학·공공 등 다양한 부문의 조합원 수만여 명이 참가했다. 집회장이 비좁아 다 들어오지 못한 산하 노조 조합원들 수천여 명이 집회장 옆 여의도공원 잔디밭에서 집회 무대에 집중했다.
간만의 대규모 대정부 투쟁 선포 집회라서인지 참가 조합원들도 지도부의 연단 발언을 매우 집중해서 들었다. 윤석열 규탄 발언과 구호에 특히 호응이 컸다.
이날 참석한 조합원들 중에는 청년 연령대가 많았다. 노조와 ‘MZ 세대’를 갈라치기 하려는 보수언론의 말은 (익히 알려졌듯) 근거가 희박했다.
〈노동자 연대〉 판매와 지지금도 적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노동개악 비판만이 아니라 한미 정상회담 비판 기사에도 관심을 보였다.
오늘 한국노총 집행부는 3월부터 중앙에 총력투쟁단을 설치해 산하 조직들의 투쟁들을 총괄하는 체계를 갖췄다고 보고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윤석열이 노동시간 연장, 임금체계 개악, 파업권 무력화 등의 개악을 “개혁”이라고 부르며 사용자와 자본을 위한 선물 보따리만 챙긴다며, (배신하지 않고) 대정부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노총을 대화 상대로도 인정하지 않는 윤석열 정부에게 대화를 구걸할 수는 없다. … 오늘을 시작으로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정책에서 맞선 투쟁의 대장정에 돌입하겠다.”
사전 집회에서는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김현준 위원장과 식품산업노련 페르노리카코리아 이강호 위원장이 발언했다. 윤석열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강제 추진 중이다. 프랑스계 기업인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노조 탄압과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두 위원장은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투쟁 발언을 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과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모두 윤석열 심판 투쟁을 강조했다.
김만재 위원장은 금속노련이 6월 말 7월 초 시기 집중 파업으로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대선 투표 전 한국노총의 친구라던 윤석열이 집권 후 한 일은 친구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며, 최근 일본 과거사 묵인 발언 등 윤석열의 모든 것이 문제라며 윤석열 심판 투쟁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7년 만의 노동절 전국 집회
한국노총이 야외 대규모 정치 집회로 노동절 기념 집회를 연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가장 최근의 대규모 전국 동원 집회(전국노동자대회)는 4년 전인 2019년 11월 문재인 정부의 노동개악에 반대한 전국노동자대회였다.
노조 운동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한 사회적 대화 노선을 대변해 온 한국노총이 수년 만에 대규모 대정부 규탄 집회를 연 것은 한국노총 상층과 기층 모두에서 반윤석열 정서가 크다는 걸 보여 준다. 이미 지난해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윤석열 정부에게 더 투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었다.
거칠기 짝이 없는 윤석열의 노동개악 추진이 취임 1년 만에 만만찮은 반대와 분노에 직면해 있음이 오늘 노동절 집회로 새삼 확인된 것이다.
노동자들의 불만과 분노가 윤석열을 더 옥죄려면 내년 총선에서 정권 심판 투표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는 노동자 투쟁들이 서로 연결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노총 노동자들이 벌이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 구조조정, 생계비 위기 등에 맞서 벌이는 투쟁을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