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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민주노총 집회:
수만 명이 윤석열 노동개악에 항의하다

민주노총이 5월 1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2023세계노동절대회’를 열고 노동개악저지와 윤석열 심판을 외치고 있다 ⓒ유병규

국제 노동계급의 단결과 투쟁의 날인 세계 노동절(5월 1일) 133주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전국적으로 대규모 도심 집회를 개최했다.

세계 노동절은 1886년 들불처럼 타올랐던 미국 노동자들의 하루 8시간 노동 쟁취 투쟁을 기념하며 시작됐다.

올해 한국의 노동절은 윤석열 취임 1년이 되는 시점이자 윤석열 정부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노동절 집회는 서울 세종대로를 비롯해 전국 15곳의 주요 도심에서 열렸다. 서울 3만 5000명 등 전국적으로 13만 명(주최 측 추산)의 노동자들이 윤석열의 노동개악 추진에 대한 반감을 표출했다. 서울 집회는 장소가 비좁아 노동자들이 인도에도 앉아야 했다.

민주노총이 5월 1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2023세계노동절대회’를 열고 노동개악저지와 윤석열 심판을 외치고 있다 ⓒ유병규

윤석열 정부는 임금 억제와 노동시간 유연화를 골자로 하는 노동개악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려고 한다. 분노스럽게도 윤석열은 노동절인 오늘도 SNS에 “노동을 유연화”하겠다며 재차 노동개악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건설노조를 ‘건폭’이라 매도하며 속죄양으로 삼고 있다. 건설노조의 정당한 노동조건 개선 투쟁을 폭력, 공갈, 갈취 운운하며 탄압해 왔다. 현재까지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15명이 구속됐고 1000여 명에게 소환장이 발부됐다.

이에 당일 오전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 분에 못 이겨 분신을 시도했다. 안타깝게도 현재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양회동 동지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노동절 집회에서는 애꿎은 노동자를 사지로 내몬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가 상당했다. 탄압의 표적이 되고 있는 건설노조는 서울 집회 대열의 절반 이상을 채우고 정부와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본집회 전에 열린 건설노조 집회에서 김창년 수도권북부지역본부장은 “기어이 양회동 동지가 분신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됐다”며 “있지도 않은 혐의를 정당한 현장 활동에 뒤집어 씌우고 모욕과 수치를 준 결과다” 하고 규탄했다.

건설 노동자들이 사전 결의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분신한 노동자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이미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이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고 기업주들만 배불리면서 노동자 등 서민층의 생계난은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재벌은 돈잔치를 벌이는데, 노동자 서민은 생활고에, 전세 사기에 쓰러져 갑니다. 물가 폭등의 대책이 공공요금 인상이고, 경제 위기 해법이 군사동맹인 이 정부의 정책이 국민을 죽이고 있습니다.”

양경수 위원장은 “윤석열을 심판”하자며 7월 파업을 강조했다.

그밖에 여러 산별 노조의 현장 간부들이 발언에 나서, 근로기준법을 온전히 적용받지 못하는 특수고용 문제, 저임금, 고용 불안, 인력 부족 문제 등 각 부문의 이슈를 제기하며 7월 민주노총 파업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조합원들은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사전 집회를 열고 4200억 원 흑자에도 배달 노동자 처우 개선을 외면하는 사측에 항의했다. 배달의민족 소속 배달 노동자들은 9년째 동결 상태인 기본 배달료를 인상하라는 요구를 내걸고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 하루 파업에 나선다.

한편, ‘전세사기, 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가 인근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턱없이 부족한 정부 대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민주노총 집회로 와 유인물을 나눠 주며 자신들의 투쟁에 관심과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노동자 연대〉 신문의 ‘한미 정상회담 합의는 한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군국주의’라는 헤드라인에 노동자들의 관심과 호응도 좋았다.

집회를 마친 대열은 용산 대통령집무실, 서울노동청, 헌법재판소로 나눠 행진을 했다. 특히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선두에 선 행진 대열은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양회동 동지를 분신에 이르게 한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건설노조 조합원 4명을 강제 연행했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용산경찰서 앞에서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윤석열은 경제 위기와 지정학적 위기가 심화되는 속에서 친미 외교를 강화하고, 기업주들의 이윤 보장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강요하려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감과 불만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노동절 집회는 보여 줬다. 윤석열의 폭주를 저지하려면 선거에서의 심판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윤석열이 위기를 겪는 지금 대정부 투쟁을 구축해 가야 한다.

민주노총이 5월 1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2023세계노동절대회’를 열고 노동개악저지와 윤석열 심판을 외치고 있다 ⓒ유병규
민주노총이 5월 1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2023세계노동절대회’를 열고 노동개악저지와 윤석열 심판을 외치고 있다 ⓒ〈노동자 연대〉
“월급 빼고 다 올랐다” ‘2023세계노동절대회’에서 택배 노동자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병규
민주노총이 5월 1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2023세계노동절대회’를 열고 노동개악저지와 윤석열 심판을 외치고 있다 ⓒ이미진
‘2023세계노동절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2023세계노동절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미진
‘2023세계노동절대회’에서 <노동자 연대> 신문 독자인 민주노총 조합원이 본지 신문을 판매하고 있다 ⓒ유병규
5월 1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가 피해자 발언 대회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진
5월 5일 파업을 예고한 배달플랫폼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사전 집회를 열고 기본배달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신정환
민주노총이 5월 1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2023세계노동절대회’를 열고 노동개악저지와 윤석열 심판을 외치고 있다 ⓒ유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