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동 열사 분신:
건설 노동자들이 노조 탄압 중단과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다
〈노동자 연대〉 구독
5월 4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 앞에서 ‘건설노조 탄압 분쇄!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열렸다.
세계 노동절이었던 5월 1일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했다. 안타깝게도 양회동 지대장은 다음 날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윤석열 정부는 건설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쟁취한 성과들을 “뿌리 뽑아야 할 관행”이라고 매도하고, 공사 현장 점거, 태업, 출입 통제 등 정당한 저항 수단을 “불법 폭력”으로 몰아 공격해 왔다.
경찰은 올해 특진 예정 인원 510명 중 50명을 건설노조 단속에 배정했다. 전세 사기 특별단속에 30명, 보이스 피싱 수사에 25명을 배정한 것보다 많다. 전세 사기 피해자가 3명째 자살하는 동안 건설노조 탄압에 더 힘을 쏟은 것이다.
양회동 열사의 분신은 이에 대한 항거였다.
양회동 열사 사망 당일 건설노조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촛불 문화제를 열고 윤석열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고 공표했다.
그리고 4일 결의대회에 건설 노동자 5000여 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대회에 앞서 서울역부터 삼각지역까지 행진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를 맡은 허근영 건설노조 사무처장은 동지를 잃은 슬픔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대회를 시작했다.
“오늘 이 자리는 열사의 죽음을 아파하는 자리가 아니라, 열사의 유지를 받들고 윤석열 정권 퇴진을 결의하는 자리입니다. 힘 있게 결의대회를 진행합시다!”
양회동 열사가 소속돼 있었던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의 김현웅 사무국장은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공격이 어떻게 고인을 옥좼는지 절절히 호소했다.
“[건설노조 공격이 시작된 이후] 교섭을 요구하면 사측은 바로 녹음기를 켜고 ‘협박하는 거냐’고 [말합니다.] 강원건설지부 조합원 1000명 중 600여 명이 일자리가 없습니다.
“양회동 열사는 자기 자신도 못 챙기면서 조합원을 챙기겠다고 교섭하러 다니던 동지입니다. 그런 동지에게 검찰은 공동 공갈이라는 죄명을 들씌웠습니다. 열사는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전 ‘공갈’이라는 글자만 빠지면 좋겠다, 가족 얼굴 못 보겠다고 했습니다. 정권이 자존심마저 무참히 짓밟아 죽음으로 몰고 갔습니다.
“전체 조합원들이 윤석열 퇴진에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도 “열사가 건설노조에 남긴 유서에서 ‘반드시 윤석열을 퇴진시켜야 한다, 노동자가 주인이 돼야 한다’고 썼습니다”라며 열사의 뜻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앙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당한 노조 활동을 파렴치범으로 몬 윤석열 정권이 양회동 동지를 죽였다며 “노동자를 죽이고 물가 폭등, 전세 사기로 서민 죽이는 비정한 권력에 맞서 싸우겠습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5월 10일 전국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 5월 17일 윤석열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양회동 열사는 원내 야 4당(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대표들 앞으로도 유서를 남겨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 무고한 국민들이 희생돼야 하겠습니까. 제발 윤석열 정권 무너트려 주십시오. … 무고하게 구속되신 분들 제발 풀어주세요” 하고 호소했다.
이날 대회에는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 등 진보 4당 대표가 연대 발언에 나서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양회동 열사의 사망 책임은 건설노조 탄압과 노동개악을 진두지휘한 윤석열에게 있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건설노조 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양회동 열사가 운명한 5월 2일에도 석현수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건설지부장이 구속됐다.
국민의힘은 열사가 사망한 5월 2일 노동개혁특위 첫 회의를 열고 노조의 채용 요구 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며 노동개악 추진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그만큼 윤석열 정부는 노동개악과 그 일환인 건설노조 공격에 사활적이다. 한미일 동맹 강화를 선택한 것에 대한 미국 등의 보상이 충분치 않고 경제 위기도 심화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을 속죄양 삼고 이들에게 고통을 떠넘기려 하는 것이다.
윤석열의 폭주와 파렴치함에 대한 분노와 투지가 높은 지금, 즉각적인 파업 등 실질적인 대정부 투쟁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