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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조, 좌파 정당 등이 나헬 살해에 항의해 행진하다

경찰의 인종차별적 살인에 항의해서 7월 8일 파리에서 2000여 명이 모였다. 경찰의 집회 불허에도 불구하고 모인 것이었다. 또한 마르세유, 낭트, 스트라스브루 등 30여 개 도시에서도 경찰 폭력에 분노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행진이 벌어졌다. 아래의 기사는 이 집회가 열리기 전에 쓰였다.

노동조합, 좌파 정당, 운동 단체 100여 곳이 경찰의 나헬 살해 사건을 계기로 프랑스 전역에서 “애도와 분노”를 표현하는 행진을 발의했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과 연대·단결·민주노조(SUD), 장 뤽 멜랑숑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환경 단체인 ‘지구의 봉기’ 등이 7월 8일 “시민 행진”에 지지를 표했다.

“전국이 애도하고 분노한다” 7월 8일 나헬 살해에 항의하는 행진에 참가한 노동자들 ⓒ출처 SUD éducation

이들은 공동 성명서에서 “노동계급 지역을 뒤흔든 반란”이 “그곳 주민들이 버림받았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또, “수십 년에 걸친 경찰의 과도한 통제”가 바뀌어야 한다며, “사회 전반에 퍼진 체계적 인종차별”에 문제를 제기했다.

행진 호소는 좋은 일이다. 비록 경찰에 대차게 맞선 소요를 이미 국가가 진압한 후에 잡힌 것이지만 말이다.

그 행진을 지지하는 단체들은 “기후변화와 집세와 공공요금 인상으로 깊어진 빈곤과 불안정성에 맞서지 않는다면, 공공서비스와 공교육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매우 제한적인 것만을 해결책으로 요구한다. 온건한 경찰 개혁과, 경찰이 살인을 하고도 처벌을 더 쉽게 피할 수 있게 한 2017년의 법을 폐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옹의 교사이자 사회주의자인 루카스는 〈소셜리스트 워커〉에 이렇게 말했다.

“저는 행진에 참가할 것입니다. 이 집회를 통해 노동운동과, 나헬 살해에 항의해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하나로 모이기를 바랍니다. 평소의 행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합니다. 평소의 행진은 그저 분노를 진정시키는 구실만 했을 뿐이에요.”

이미 ‘아다마를 위한 진실과 정의 위원회’가 7월 8일 시위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다마는 2016년에 경찰에 살해된 흑인 남성이다. 아다마의 가족과 활동가들은 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덮으려는 정부의 시도에 맞서 왔다.

[프랑스 남서부의 도시] 앙굴렘에서는 19세 청년 알후세인 카마라가 경찰에 살해당한 사건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알후세인은 나헬이 살해되기 2주 전인 6월 14일에 사망했지만 그의 죽음은 거의 무시되다시피 했다.

[프랑스의 옛 식민지] 기니 출신의 알후세인 역시 운전 중 경찰 제지로 차를 세웠다. 경찰은 알후세인이 폭력적으로 굴었다고 주장했다. 알후세인의 친구 벵갈리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알후세인이 경찰을 해칠 인물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지만, 동영상 없이 어떻게 이를 증명할 수 있겠어요?”

엥테르마르쉐 마트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그의 동료 사이드는 이렇게 말했다. “경찰의 진술은 우리가 아는 사실 관계와 모순되는 점이 많아요.”

경찰은 광란의 자동차 추격전을 벌였다고 주장하지만, 알후세인은 경찰이 따라오자 신호등에서 정지했다. 경찰은 알후세인이 지그재그로 도로를 가로지르며 운전했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몸에서는 알코올이나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리고 알후세인이 새벽 4시에 나갔던 이유는 그때가 출근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알후세인 살해 사건은 국가의 체계적 인종차별이 보통은 무시된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소요가 일어나지 않는 한 말이다.

이는 나헬을 사살한 경찰관 플로리앙 M이 경찰 정예 부대 소속의 수훈 경관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현재 플로리앙은 도로 및 교통안전 부서에 배치돼 있다. 하지만 그전에는 악명 높은 ‘폭동 진압 기동 여단’, 일명 ‘브라브-M’ 소속이었다. 이 부대는 수차례 시위대 진압에 투입됐다.

2021년 5월 플로리앙은 “용감하고 헌신적인 행동”으로 파리 경찰청장에게서 동메달을 수여받았다. 〈르 피가로〉는 그가 “8통의 축하 편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브라브-M에 합류하기 전 플로리앙은 다른 정예 부대에서도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2019년 5월, 그는 파리 교외에서 불심 검문에 관여했다. 한 상점의 CCTV에 찍힌 영상을 보면, 플로리앙의 동료 경찰관이 검문 중이던 한 남성의 발밑으로 가방을 던지고는 다시 집어 든다. 그 가방에는 대마초가 들어 있었다.

경찰관들은 검문을 받던 남성과 이 장면을 촬영하려던 다른 사람을 체포했다.

CCTV 영상에는 당시 플로리앙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경찰에 항의하는 목격자들을 밀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나헬을 죽인 범인은 국가의 신뢰를 받는 깡패다. 그자에 대한 분노와 그런 자를 만들어 낸 체제에 대한 분노는 전적으로 정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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