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프랑스 소요는 조직 노동계급의 투쟁과 결합될 수 있다

경찰과 국가, 인종차별에 맞선 프랑스 소요는 정당하다. 6월 30일 나헬의 죽음에 항의하는 스트라스부르의 시위대 ⓒ출처 Photothèque Rouge

현재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일은 프랑스 사람들에게만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는 재난의 시대에 살고 있다. 혁명적 기회의 시대인 것이다. 이 혁명적 기회는 재난을 타개할 해법을 제시한다. 다수에게 내리는 재앙을 소수인 자본가 계급에게 내리는 재앙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며칠 동안 프랑스가 밤낮으로 불타고 있다. 경찰서와 도서관, 학교, 그 밖의 많은 관공서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 필자의 파트너는 교사인데 그녀도 학교가 불타고 있다고 기뻐했다. 이 기관들은 노동계급 지구에 들어서 있지만 차별을 양산하는 기관들이다. 대중교통 수단들마저 불타고 있다. 버스가 불타고 전동차도 불타고 그 밖의 많은 것들이 불타고 있다.

현재 프랑스 상황은 미국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일어났을 때와 비슷하다. 그러나 이번 소요는 거대한 사회적 반란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번 소요는 노동계급이 연금 문제를 놓고 사용자들과 지배계급에 맞서 넉 달 동안 싸운 뒤에 일어났다.

강조하건대 이 투쟁들을 그저 서로 손발을 맞추지 않은 채 연이어 벌어지는 별개의 투쟁들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넉 달 동안 연금 개악 반대 투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불과 몇 주 만에 경찰과 국가, 인종차별에 맞선 투쟁이 폭발했다. 자본주의와 지배계급, 국가의 강제력과 구조에 맞선 전(全)계급적 대결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연금만 공격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의 권리를 공격하고, 다른 많은 것들도 공격하려 한다. 마크롱은 일체의 저항을 분쇄하고자 한다. 이것은 도발이다. 우리는 이번 소요를 찬양해야 한다. 그러나 수치스럽게도 대부분의 좌파가 그러고 있지 않다.[다만, 프랑스의 반자본주의신당(NPA)은 이 소요에 지지를 표했다 — 역자] 우리는 흑인과 아랍계가 대다수인 그 노동계급 청년들의 용기와 단호함을 옹호해야 한다.

우리 계급에 속한 이 청년들이 매일 밤 경찰과 싸우고 있다.

우리는 르펜을 조심해야 한다. 르펜이 거느린 파시스트들은 강력하다. 그들은 현재 공세를 펴고 있고 현 상황에서 득을 볼 수 있다. 2주 전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1퍼센트가 다음 대선에서 르펜이 이기길 바란다고 답했다. 넉 달 동안 파업이 이어진 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파시스트들은 시위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우리는 파시스트들에 맞선 투쟁을 위한 희망과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그러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청년들은 준비돼 있다.

매일 밤 경찰 4만 5000명이 장갑차를 대동하고 거리로 나와 자신들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이려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마크롱은 연금 개악 법안을 제정하고 며칠 뒤 텔레비전 방송에 나와 이제 법이 제정됐으니 그 사안은 끝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의 운동은 분쇄되지 않았다.

노동자 운동과 소요 참가자들 사이의 연대를 건설해야

우리는 이 소요에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려면 100여 년 전 폴란드 출신의 독일 혁명가인 로자 룩셈부르크가 대중 파업에 관해 했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중 파업은 상층에서 계획되고 결정되는 과정이 아니라고 룩셈부르크는 지적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전혀 점진적이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개혁주의자들은 점진적 변화를 추구한다. 그래서 지금 벌어진 소요에 반대하는 것이다.

현재 청년들이 벌이는 소요는 노동계급에게 어려운 과제를 제기한다. 소요 참가자들은 국가와 국가의 무장력과 정면 대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다고 노동계급이 자동으로 그와 같은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중요한 것은 노동계급과, 경찰·국가에 맞선 투쟁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혁명은 단지 파업이 아니다. 혁명은 파업과 봉기가 일어나는 것이다. 혁명은 도처에서 노동계급이 스스로 조직화하고 그 힘을 이용해 국가를 분쇄하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좋은 말들을 늘어놓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희망을 주려면 우리 모두가 투쟁할 것임을 보여 줘야 한다. 7월 14일은 프랑스의 국경일이다.

그날은 1789년 바스티유 감옥 습격을 기념하는 날이다. 프랑스 지배자들이 그날을 기념하는 것은 위선적이다. 우리는 그날 인종차별 반대 행진을 조직하고 있다. 그날 파리의 한 편에는 마크롱 곁에 프랑스의 삼색기들이 나부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파리의 다른 편에서 우리는 여러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의 깃발을 치켜들 것이다. 우리 계급에 속한 미등록 이민자들도 여기에 합류할 것이다.(이들 중 많은 수가 현재 올림픽 경기장을 짓고 있다.)

프랑스에 있는 우리 동지들은 파업과 소요에 관여하고 있다. 우리는 청년들에게 연대를 표하고 그들을 전적으로 지지하기 위해 주도력을 적극 발휘해야 한다. 그들에게도 중요하고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우리는 직접 사태를 바꿀 힘이 없지만, 전진을 위한 발판을 건설해야 한다.

소요 참가자들을 비난하는 프랑스 공산당 대표

찰리 킴버

프랑스 좌파의 일부는 이번 소요 사태에서 시험대를 통과하지 못했다. 프랑스 공산당 지도자 파비앵 루셀은 소요 참가자들에게 역겨운 비난을 잇달아 퍼부었다. 6월 30일 루셀은 “그날 밤 일어난 폭력을 전적으로 규탄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경찰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한편, 루셀은 “좌파라면 공공 서비스 약탈이 아니라 공공 서비스 수호를 지지해야 한다”고도 썼다.

정부가 “공공 서비스”(경찰서)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탄압을 정당화하는데 말이다. 루셀은 “공공의 안녕을 위한 더 강력한 수단”을 촉구했다.

루셀은 다음과 같이 쓰기도 했다. “많은 젊은이들은 집에 머물러 있다. 많은 부모들도 걱정에 휩싸여 자녀들을 집에 머물게 하고 있다. 소수만이 관공서를 공격하고 약탈하는 것이다.” 루셀은 소요가 벌어지는 동안 소셜미디어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의 기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어느 시점에 나라 전체 분위기가 지나치게 격앙되면 소셜미디어를 차단해야 할 것이다.” 루셀은 오랫동안 이민자 규제 강화를 촉구한 전력이 있는 자이기도 하다. 사회적 위기가 프랑스를 휩쓰는 지금, 루셀은 저항을 배신하고 있다.


파시스트들의 폭력을 경계해야

찰리 킴버

2017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흑인이나 아랍계로 보이는 젊은 남성은 길거리에서 경찰에게 신원 확인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20배 높다고 한다. 마린 르펜의 파시스트 정당이 어느 때보다도 더 세를 키우고 프랑스 정부가 인종차별적 법률을 강화하면서 탄압은 더 심해졌다. 소요가 벌어지는 동안 일부 극우는 경찰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폭행하려고 거리로 나왔다.

이는 파시스트들이 선거에서 성과를 내면, 거리에서 적들을 공격하는 파시스트 깡패를 양성하려 하는 자들도 힘을 얻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나 거리 극우의 힘은 현재 벌어지는 소요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노동자 조직들이 발휘할 수 있는 힘에 비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7월 2일 리옹에서는 파시스트 깡패 수십 명이 “파랑, 하양, 빨강, 프랑스는 프랑스인들에게”라고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흑인이나 좌파 활동가를 마주치면 당장이라도 두들겨 팰 기세였다.

그러나 그들은 거대한 소요 참가자들의 무리를 맞닥뜨렸다면 알아서 흩어졌을 것이다. 파시스트들은 경찰 내의 가장 악질적인 인자들을 행동에 끌어들이려 한다. 그러나 인종을 불문한 청년과 노동자들의 전투적 행동은 그들을 물리칠 수 있다.


아동 체벌을 촉구하는 우파

찰리 킴버

우파 정치인 후고 무투는 이번 소요가 자녀 훈육의 부재 때문이라는, 핵심 권력층 사이에 널리 퍼진 주장을 가장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애를 낳으면 낳자마자 잘 길러야 한다. 들풀처럼 애를 키우면 12~13살에 경찰관에게 돌을 던지고 상점을 터는 게 당연지사다.” 무투는 2019년에 아동 체벌이 금지된 것을 한탄하며 이렇게 말했다. “훗날 당신 아이가 거리로 나와 경찰차를 불태운다면 무엇이 옳은 방법이겠는가? 볼기를 두 대 치고,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고 해야 한다.”

주제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