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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 파업:
환자 안전 위협하는 인력부족·불법의료 문제 해결하라

파업 13일차인 전국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가 7월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대병원 불법 의료 증언 대회’를 열고 있다 ⓒ정성휘

7월 25일, 부산대병원(부산, 양산)의 파업 노동자 2000여 명이 부산역 광장에 모였다. 파업에 돌입한 지 13일째다. 노동자들은 평소엔 부산병원과 양산병원 로비에서 각각 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

노동자들은 인력 확충, 불법 의료(간호사들이 현행 의료법상 간호사에게 허용되지 않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 근절, 비정규직 정규직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한다. 부산대병원 사측은 이 정당한 요구를 계속 외면하고 있다.

이날 노동자들은 30도의 폭염 속에서도 그늘 한 점 없는 부산역 광장 아스팔트 위에서 2시간 가까이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선 특히 만연한 불법 의료와 인력 부족 문제, 이것이 노동조건과 환자의 건강·생명에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 생생한 증언들이 쏟아졌다.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가 부산대병원(부산, 양산) 간호사 6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의사를 대신해 간호사가 대리 처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90.7퍼센트나 됐다.

“우리가 원해서 대리 처방하는 것이 아닙니다. 죽기 직전에 몰린 환자들의 호흡을 잡아야 하는 급박한 순간에 의사가 처방하는 데 2시간이 걸린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불법인 줄 알면서도 위험한 환자를 보고 있으면 애가 타서 대리 처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피해는 누가 감당합니까? 환자도 불안하고 간호사도 불안한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간호 조무사인 제가 초진 환자의 검사를 진행합니다. … 조직 검사 후 진단명도 간호조무사나 간호사가 내립니다. 암 환자는 진단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는데 그 진단명을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 의사가 대면 진료를 통해 정확한 처방을 해야 합니다. 의사 인력을 늘려야 합니다.”

“저는 간호사인데 일을 시작하자마자 불법 의료를 시작했습니다. … 의사가 해야 할 일을 잘하지 못하면 교수의 모욕적 폭언이 따랐습니다. 불법 의료를 못하겠다고 하니 일을 그만두라고 했습니다.”

파업 13일차인 전국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가 7월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대병원 불법 의료 증언 대회’를 열고 있다 ⓒ정성휘

파업을 통해 노동자들이 업무 전가 문제 해결을 강하게 요구하자, 사측은 ‘준법진료 TFT’를 활성화해 개선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3년 전에도 사측은 같은 약속을 해 놓고도 회의를 단 한 차례도 연 적이 없다.

비정규 직접고용 정규직화 요구에 대해서도 사측은 설문조사 후 협의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 문제도 7년째 끌어 온 것이다. 사측은 또다시 시간을 끌며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려고 한다.

문미철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장은 “산소 공급, 냉·난방기, 전기, 기계, 미화, 주차 등 비정규직이 맡고 있는 모든 업무가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돼 있는 만큼 병원은 노조의 요구에 답해야 합니다” 하고 촉구했다.

노동자들은 사측의 쥐꼬리만한 임금 인상안에도 분개했다. 부산대병원은 지난해 510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인력 부족에 식사도 제때 못하며 헌신적으로 일해 온 노동자들을 홀대하고 있다.

“우리는 야식비 500원 더 받고, 식대 1만 원 더 받고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후배들에게 어떤 병원을 물려줄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부산대병원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수술 일정과 외래 진료 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사측은 적반하장으로 파업 노동자를 비난하지만, 파업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이날 파업 집회 프로그램 중 하나로, 민주노총 부산본부, 정의당·진보당·노동당 부산시당, 부산참여연대, 부산촛불행동 등 부산지역 34개 단체의 파업 지지 기자회견이 있었다.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건설지부에선 투쟁 지지금을 전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7월 31일 부산대병원에서 산별 집중 집회를 열 계획이다.

부산대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

파업 13일차인 전국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가 7월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대병원 불법 의료 증언 대회’를 열고 있다 ⓒ정성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