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병원 파업:
사측의 꾀죄죄한 임금 인상안에 분통을 터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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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 파업이 7월 24일로 12일째를 맞았다. 7월 13~14일 보건의료노조 산별파업 후에도 현재 고려대병원과 부산대병원에서 파업이 지속되고 있다. 산별파업 전부터 광주시에 고용 승계와 단체협약 승계를 요구하며 파업하고 있는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 광주시립요양병원 노동자들도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고대의료원(안암·구로·안산) 노동자들은 7월 19일 안암병원에 집결한 데 이어, 24일 구로병원 신관 1층 로비에 약 1000명이 모여 2차 파업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의 힘차고 당당한 구호 소리가 신관 1층에 가득 울려 퍼졌다.
노조와 사측은 7월 21~22일 중앙노동위에서 사후조정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이 고작 3.77퍼센트의 꾀죄죄한 임금 인상률을 고집해 교섭이 결렬됐다.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3.5퍼센트(아시아개발은행)임을 고려하면, 실질 임금을 사실상 동결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1차 파업 집회와 마찬가지로 오늘 집회에서도 노동자들은 사측이 노동자들의 처우는 개선하지 않으면서 병원 확장과 돈벌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고대의료원은 2021년 역대 최대 수익을, 2022년에는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거뒀다. 노동자들이 화장실도 못 가고 끼니도 거르며 환자를 돌보며 피땀흘린 고통의 대가다. 그런데 사측은 ‘노동자들이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해 교섭이 결렬됐다’고 비난한다.
송은옥 고대의료원지부장 직무대행(겸 파업대책본부장)은 사측의 비난을 반박했다.
“고대의료원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761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 그러면서도 노조가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해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게 가당키나 합니까?”
고대의료원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명목으로 현재 8608억 원을 적립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사측이 여태껏 시설 증축과 리모델링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남양주와 과천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에는 거금을 적립하면서,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것에 분통을 터트렸다.
“안암병원에서 7년차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 복지, 인력, 임금 등 변한 게 없습니다. 변한 건 신관 증축뿐입니다. 대체 누굴 위한 증축입니까?”
“[인력이 부족해] 퇴근시간이 되면 녹초가 됩니다. [병원은] 직원에게 투자해야 합니다.”
오늘 집회에는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소속 십수 명의 지부장들이 참가해, 고대병원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표했다.
최희선 서울지역본부장이 “오늘 부산대병원에서 보건의료노조 중앙집행위 회의가 있습니다. [이 회의에서] 이번 주 금요일 보건의료노조 총력 결의대회를 고대의료원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할 것입니다”라고 밝히자, 노동자들은 신관 로비가 떠나갈 정도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고대병원 노동자들이 파업 투쟁을 지속해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